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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주몽'에 나오는 한나라 철기병은 허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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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주몽'에 나오는 한나라 철기병은 허구"

박선희 교수 "고조선 후기에 철갑 보급…중국은 더 늦어"

머리부터 발끝까지 검은 빛 철갑(鐵甲)을 두른 무사가 역시 철갑을 뒤집어 쓴 말 위에서 칼을 휘두른다. MBC 드라마 '주몽'에 등장하는 한(漢)나라 철기병(鐵騎兵)의 모습이다. 드라마 속의 한나라 철기병은 한민족의 선조인 부여 백성들에게 공포의 대상이다.

그런데 정말 드라마 '주몽'의 배경이 되는 기원전 1세기 무렵, 한나라 무사들은 드라마 속에서처럼 온 몸에 철갑을 두르고 다녔을까?

상명대 박선희 교수가 8일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드라마 속의 이런 묘사는 역사적 사실과 크게 다르다. 박 교수는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고대에도 한류가 있었다' 주제로 열린 학술대회에서 '고대 한국갑옷의 원류와 동아시아에 미친 영향'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했다.

이 논문에 따르면 철제 갑옷과 무기는 한나라에서 부여, 고구려 등 북방 민족에게 전파된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드라마에서 묘사된 것과 달리 철갑은 고조선 후기에 이미 널리 보급됐다. 기원전 3세기의 유물인 평양시 낙랑구역 정백동 1호묘 출토 철갑은 장방형의 철편을 물고기 비늘처럼 엮은 것이다. 그러나 같은 시기 중국에서는 철갑이 쓰이지 않았다. 섬서성 임동에서 출토된 진나라 무사 도용은 모두 가죽갑옷을 입고 있다.

드라마 '주몽'의 시대적 배경인 서한 초기에 이르러서야 철갑이 보급되기 시작됐지만, 철제 갑편을 철사로 연결한 고조선 갑옷과 달리 가죽끈으로 엮은 후진적인 형태였다. 철사를 제작할 기술이 없었기 때문.

드라마에서 한나라 철기병들이 철갑을 두른 말을 타고 다니는 것도 사실과 다르다. 중국에서 말갑옷이 처음 등장한 것은 5~6세기 경. 드라마 속의 시대로부터 500~600년 이상 지난 뒤의 일이다. 반면 고구려에서는 그보다 앞서 말갑옷이 쓰였다. 강원도 철령 유적에서는 서기 3세기 경의 철갑옷말 모형이 출토됐다.

박 교수의 논문대로라면 한나라의 철제 무기 제조 기술을 배우기 위해 주인공들이 온갖 고초를 겪는 드라마의 구조가 처음부터 성립할 수 없게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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