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랜드 전환사채(CB) 헐값 증여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1부는 29일 이 사건 피고발인 중 1명인 이학수 삼성그룹 부회장을 소환해 조사했다.
이 부회장을 조사한 것은 9월28일과 지난달 31일에 이어 3번째로, 검찰은 이 부회장 조사 내용 등 수사진행 상황을 정리한 뒤 이르면 12월 초 이건희 삼성 회장을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이날 이 부회장을 상대로 이 회장의 장남 재용 씨 등 4남매에게 에버랜드 CB가 증여되는 과정에서 비서실 등 그룹 차원의 개입이 있었는지를 집중 조사했다.
이 부회장은 재용 씨 등이 에버랜드 CB를 인수할 당시 삼성그룹 회장 비서실 차장을 지냈고 비서실장이던 현명관 전 삼성물산 회장의 뒤를 이어 1997년 비서실장을 지내 CB 인수 과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인물로 검찰은 의심하고 있다.
에버랜드 CB 헐값 증여 사건은 이 회사 이사회가 1996년 10월 CB 발행을 결의하고 2개월 뒤 CB 125만4000여 주를 재용 씨 남매들에게 배정하면서 주당 최소 8만5000원대로 평가되던 에버랜드 CB를 주당 7700원에 재용 씨 남매에게 넘겨 헐값 시비를 낳은 사건으로 재용씨는 CB를 주식으로 바꿔 최대주주(20.7%)가 됐고 그룹 경영권도 확보했다.
법학교수 43명은 2000년 6월 재용 씨에게 경영권을 넘기려고 이 회장과 삼성 임원들이 공모해 CB를 발행한 것이라며 회사 관계자 33명을 고발했고 1심 법원은 검찰이 배임 혐의로 기소한 허태학ㆍ박노빈 전 에버랜드 사장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허ㆍ박 씨의 항소심 속행공판은 12월7일 서울고법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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