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전 헌법재판소 대회의장에서 시작된 국정감사장. 여야 의원들의 탁자 위에는 '○○수' 상표가 분명한 생수가 한 통씩 준비돼 있었다.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은 질의시간을 할애해 아무도 눈여겨보지 않는 그 생수병을 문제 삼았다. 그는 "국감이 텔레비전을 통해서 중계되는데 이것은 특정 업체에 간접광고의 효과를 주는 것이다. 헌법재판소가 이렇게 세상에 대한 감각이 없다"고 질타했다.
주 의원의 질의에 서상홍 헌법재판소 사무처장은 헌법재판소가 '세상에 대해서 감각이 없는 것'을 사과하고 시정토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 약속은 정말로 이뤄졌다.
점심식사를 마치고 속개된 회의장의 탁자 위에는 금방 냉장고에서 꺼낸 듯 이슬이 맺혀 있는 페트병에 담긴 생수가 놓여 있었다. 오전에 놓였던 병과 같은 모양, 같은 크기였다. 한 가지 달라진 것은 그 병에는 아무런 상표도 붙어 있지 않다는 점이었다.
국감에 참여한 한 의원은 "정말 엉터리 없는 것도 우기면 조치가 되는구나"면서 헛웃음을 터뜨렸다. 다른 의원이 "주 의원이 ○○수와 무슨 감정이 있나 보다"라고 농을 던지자 또 다른 의원은 "아마 ○○수의 경쟁업체와 관련이 되어 있을 거다"라고 거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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