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프랑스인 영아유기 사건의 전말과 남은 의혹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프랑스인 영아유기 사건의 전말과 남은 의혹

"2003년 11월, 부인이 남편 몰래 출산 뒤 살해"

지난 7월 서울 서래마을에 거주하는 프랑스인 장-루이 쿠르조(40)가 집 냉동고에서 영아 사체 2구를 발견하면서 불거진 영아 유기 사건이 그의 부인 베로니크(38)의 범행 자백에 따라 실체가 드러나고 있다.
  
  이 부부는 10일 투르의 경찰에 긴급 체포될 때 까지만 해도 자신들은 영아들의 부모가 아니라는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하면서 혐의를 완강히 부인해 왔다.
  
  그러나 한국에 이어 프랑스 측 DNA 분석 결과에서도 자신들이 영아들의 부모임이 밝혀지자 베로니크는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10일 체포 직후 범행을 털어 놓았다.
  
  이 부부의 변호인인 마르크 모랭 변호사에 따르면 이 때까지 아무 것도 모르고 있던 장-루이는 아내의 자백 사실을 접하고 충격을 받고 망연자실에 빠졌다.
  
  모랭 변호사와 프랑스 경찰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베로니크는 남편 몰래 홀로 이란성 쌍둥이를 출산한 직후 살해한 뒤 냉동고에 넣었다.
  
  출산 시점은 2003년 11월. 베로니크는 피임약을 먹고 있었던 터라 안심하던 중 임신 4개월째가 돼서야 아기를 밴 사실을 알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베로니크는 출장으로 자주 집을 비운 남편에게는 임신 사실을 숨길 수 있었다.
  
  모랭 변호사는 베로니크가 보살핌을 받았었다면 아기들은 지금 살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03년 11월 집에서 홀로 출산한 베로니크는 12월 초 복부에 극심한 통증이 오자 급히 병원을 찾았고 이후 남편의 동의 아래 자궁 적출 수술을 받았다.
  
  한국 수사 당국은 당시 베로니크에 있었던 염증의 유일한 원인은 몰래 이뤄진 출산이라는 결론에 따라 베로니크의 영아 유기 살해에 혐의를 둬 왔다.
  
  모랭 변호사는 전형적인 산모의 영아 살해 유형과는 달리 산모가 영아들을 냉동고에 보관한 점이 특이하다면서 "아마도 베로니크가 아기들을 사랑했기 때문에 그런 일을 저질렀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물론 베로니크의 진술과 변호사의 주장 모두가 진실이 아닐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베로니크가 어떻게 임신을 했으며 임신과 출산을 왜 원치 않았었는지, 남편이 영아 유기 살해 사실을 정말 몰랐었는지 등 아직 풀어야 할 의문이 많다.
  
  프랑스 수사 당국은 이에 따라 11일 투르 인근 수비니-드-투렌의 쿠르조 씨 자택을 수색해 컴퓨터를 포함한 관련 자료들을 압수하는 등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날 쿠르조 자택에는 이 부부의 두 아들(9,11세)이 머물고 있었다고 르 피가로는 전했다.
  
  베로니크는 12일 중죄 수사를 담당하는 수사판사에게로 넘겨진다.
  
  프랑스 수사당국은 앞으로 영아 사인 규명 등 총체적인 진실 규명을 위해 한국 측이 보관중인 영아 사체 2구를 넘겨달라고 요청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주불 한국 대사관 관계자는 프랑스 측이 사체들을 요구할 경우 응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베로니크가 영아 살해 유기를 자백한 만큼 그는 프랑스 형법에 따라 최고 무기징역형을 선고받을 운명에 처했다.
  
  한국 경찰의 치밀한 수사와 쿠르조 부부의 일관된 범행 부인으로 양국 간 신경전으로까지 번진 이번 사건은 사체 발견 3개월여 만에 용의자의 터무니 없는 거짓말로 파장이 더욱 커진 모양새가 됐다.
  
  한국 측 수사 결과에 의혹을 품는 쪽으로 기사 방향을 몰고 갔던 프랑스 언론도 당혹감과 함께 '냉동 아기 사건' 등의 제목으로 연일 이번 사건을 대서 특필하고 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