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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원장 사표 수리…내부 인사 갈등 부인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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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원장 사표 수리…내부 인사 갈등 부인 안해

인권 문제는 '인권' 그 자체로 봐야

노무현 대통령은 2일 조영황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의 사표를 수리했다고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이와 함께 조영황 전 위원장은 자택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기자들 앞에 나서 사퇴 배경과 그간의 심정을 털어 놓았다.
  
  이 자리에서 조 전 위원장은 25일 사의 표명은 갑작스레 결정한 것이 아니었다고 밝힌 뒤, 인사 문제에 관여하려는 상임인권위원과 겪은 갈등에 대해서도 넌지시 암시했다. 이어 그는 자신의 갑작스런 사퇴를 보수, 진보 이념간의 충돌에 따른 것으로 해석하는 시각을 경계하며, 인권 문제는 정치적 고려를 넘어선 '인권' 그 자체의 논리로 이해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위원장 사퇴, 갑작스레 결정한 것 아니다"
  
  지난달 25일 사의를 밝힌 이후 설악산과 통일전망대 등을 여행했다는 조 전 위원장은 사퇴 배경에 대해 "(일부 언론이 지적한 것처럼) 22일 워크숍 때문만은 아니고 관료 생활이 체질에 맞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조 전 위원장은 "변호사 30년, 판사 4년, 국민고충처리위원장(비상임직)을 1년 동안 지내고 인권위원장을 맡았다. 그 중 내게 가장 잘 맞았던 것은 시골판사였던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25일 갑작스레 사의를 밝힌 이유에 대해 "평소에도 그만둘 생각이 있었는데 미리 말하면 직원들의 사기를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에 안 했을 뿐"이라며 "전원위원회는 공개석상이었고 기자도 있었기 때문에 정상적인 자리에서 사의를 표명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무책임하다는 말을 들을 수 있지만 그만두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그만두기로 마음먹었을 때 자유롭게 그만둘 수 있는 게 용기 아니겠느냐"며 "다만 인권위가 예산을 효율적으로 쓰고 아시아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도록 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마무리 못한 점이 아쉽다"고 덧붙였다.
  
  "인권위 상임위원들의 인사 관여, 거부했다"
  
  인권위원들과 워크숍에서 언쟁 중 자리를 먼저 뜨지 않았느냐고 묻자 조 위원장은 "인권위 내부문제는 기관장으로서 가능하면 말을 안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얘기가 (언론에) 많이 알려진 것 같다"고 답해 내부 갈등설을 부인하지는 않았다. 특히 인사권과 관련해 상임위원과의 이견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조 전 위원장은 "제2기 최영도 인권위원장 시절 인사자문위원장을 상임위원에서 사무총장으로 변경했는데 이를 상임위원들이 종전으로 돌려달라고 요구했으나 그대로 둬도 괜찮겠다고 판단했다"며 "상임위원들이 사무처 직원 인사평가에 관여하길 원하고, 보좌관을 배치해 달라고 했지만 모두 들어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상임위원들이 영향력을 키우려 한 것 아니냐고 묻자 "그렇죠. 상임위원들이 무엇인가 하고픈 욕구가 있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인권단체들 "이번 일로 인권위의 존립을 부정해선 안 돼"
  
  민감한 인권 사안에 대해 이념적인 갈등을 겪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대해 조 전 위원장은 "나는 진보나 보수 어느 쪽에 대한 노선도 갖고 있지 않다. 인권문제는 '인권' 그 자체로 봐야 하고 이라크파병 문제 등 정치적인 문제가 간혹 있지만 인권의 범위에서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변호사 자격증이 있으니까 변호사를 다시 하거나 시골에 내려가서 농사를 짓고, 노인 인권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싶다"며 "1년6개월 동안 인권위 혁신을 위해 노력했다고 자부하며 후임자에게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남기고 싶은 말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평화인권연대 등 전국 38개 인권단체는 이날 공동성명을 통해 "인권위원장의 사퇴배경을 두고 일각에서 근거도 없이 보혁노선 갈등을 제기하고 인권위의 존립 자체를 부정하고 있어 심히 우려된다"며 "인권위는 이번 사태를 내부개혁과 쇄신의 기회로 삼아 국민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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