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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사장선임 둘러싼 내부 갈등 '최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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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사장선임 둘러싼 내부 갈등 '최고조'

정연주 "사장 공모 응했다"…노조 "27일 총파업"

KBS 사장 선임문제를 둘러싼 KBS 내부의 갈등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현재 KBS 노동조합은 27일 오전 5시를 기해 무기한 총파업을 진행할 것을 선언한 상태다. 또 노조의 허종환 부위원장과 윤형혁 광주지부장이 25일 오전 6시부터 KBS 이사회에 대해 '껍데기 사장후보 추천위원회를 철회하라'며 서울 여의도 KBS 본관 송신 안테나에 올라가 농성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KBS 이사회는 앞서 결정한 사추위 구성 방침을 바꾸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또한 노조와 함께 '이사회의 결정 재고'를 요구해 오던 KBS의 11개 직능협회는 26일 성명서를 통해 노조가 파업 강행을 자제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사추위 구성 놓고 이사회-노조 대립 좁혀지지 않아

노조의 총파업은 KBS 이사회가 노조 측이 제시한 사추위 구성안을 사실상 거부함에 따라 지난 19일 결정됐다. 이에 앞서 노조는 지난 7월 '실질적 사장추천위 쟁취' 안건에 대해 파업 찬반 투표를 실시해 총 4500여 명의 조합원 중 79.2%의 지지를 얻은 바 있다.

이사회는 18일 열린 임시이사회에서 7명으로 구성하기로 한 사추위에 KBS 이사 4명이 참여하는 것으로 결정했으며 21일에는 이사 이외 나머지 3명을 △이사회 추천 1명 △노조가 추천하는 KBS 비사원 1명 △노조와 이사회가 협의해 추천하는 1명 등으로 구성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앞서 노조는 "사추위는 이사들이 절반 이하로 구성되어야 한다"며 "이사가 과반수를 차지하는 사추위를 만들겠다는 것은 껍데기 사추위'를 만들기 위한 초석"이라고 밝혔다.

또 노조는 이사회가 4명의 이사를 사추위에 포함시키겠다고 결정하자 나머지 3명에 대해서는 "노조대표 2인이 사원대표로서 반드시 참가해야 하며 나머지 1명의 외부 전문가 선정에서도 반드시 노조와 협의를 거쳐야 한다"고 요구한 바 있다.

KBS 이사회는 "사추위와 관련된 안건은 27일 이사회에서 재논의가 되겠지만 이미 결정된 기본 사항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 27일 파업 강행에 11개 직능협회 우려 표명

이에 따라 KBS 노조 비상대책위원회는 26일 '파업 투쟁 지침'을 통해 △출장자와 휴가자, 연수자, 교향악단도 파업과 동시에 회사로 돌아와 파업에 참여할 것 △보도부문 근무자는 출입처에도 나가지 않으며, 지역 조합원들은 서울 송고를 중단할 것 △파업을 대비한 사전제작이나 대체근로를 일절 금지할 것 등 10가지 지시사항을 조합원들에게 전달했다.

그러나 노조의 파업 강행에 대한 내부의 우려도 만만치 않다.

KBS 경영협회, 기술인협회, 기자협회, 아나운서협회, 프로듀서협회 등 11개 협회는 26일 공동성명서를 내고 "극단적 파국을 향해 치닫는 일련의 사태 전개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22일 "들러리 사추위는 안된다"며 이사회의 사추위 구성 방침을 비판하는 요지의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26일 성명서에서 이들은 "'사추위의 불완전성'에 대한 노조의 문제제기에 타당성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사추위의 불완전성이 노조 집행부의 과격한 투쟁방법을 합리화시켜주지는 않는다는 것도 우리의 공통된 인식이며 더구나 국민에 대한 봉사가 생명인 공영방송의 송출시설을 점거하는 극단적인 투쟁 방식을 선택한 데 대해 우려를 표시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파업은 노동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최후의 방법이자 가장 강력한 투쟁방식이며 그만큼 명분과 원칙이 필요하다"며 노조 집행부에 점거와 파업을 통한 투쟁을 재검토할 것을 호소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KBS노조 본사 중앙위원들은 성명서를 내고 "협회장들은 부디 자중해 주길 부탁한다"며 "이런 중차대한 시점에서 '모두가 패자가 되는 극단적 투쟁의 재고'를 요구하는 글에 대해 우리 중앙위원들은 심각한 유감을 표명하지 않을 수가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제 전 조합원들이 대동단결해서 이사회의 일방적 들러리 사추위를 반드시 막아내야만 하는 이런 끝판에 굳이 이런 방식의 글을 올린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물으며 "과연 누구를 위해 이런 글을 올린 것인지 당혹스럽다"고 밝혔다.

정연주 사장 "공모 공정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도움 되고파"

한편 정연주 사장은 26일 후임 사장 공모에 응하면서 지난 6월 임기 만료 이후 대행해 왔던 KBS 사장직을 공식 사퇴했다.

정 사장은 이날 '존경하고 사랑하는 사원 여러분께 드리는 글'을 통해 "지난 3년 5개월은 참으로 행복했다"고 회고한 뒤 "KBS라는 조직과 그 조직에 몸담고 있는 여러 사원들이 무한히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같은 글에서 정 사장은 "오늘 저는 한국방송공사 후임 사장 선임 공모에 응모했다"며 "이런 절차에 응모하면서 저는 사장직에서 물러나기로 했으며 이는 사장 공모과정이 공정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하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이다"라고 밝혔다.

KBS 이사회는 26일 오후 6시를 기점으로 마감된 후보자 공모에 총 13명의 지원서 또는 추천서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이들의 공개 여부는 차후 이사회의 결정에 따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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