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우행시>의 예상됐던 흥행, <퍼즐>의 예상됐던 실패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우행시>의 예상됐던 흥행, <퍼즐>의 예상됐던 실패

[박스오피스] 9월15일~9월17일 전국 박스오피스

예상대로다. 시사회 반응 그대로다. 무엇보다 강동원의 티켓파워 때문이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은 개봉과 동시에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그것도 첫주말에 전국 120만을 넘기는 기염을 토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좀더 크게 확장될 것이라고 쉽게 예상하는 사람들은 그리 많아 보이지 않는다. 이 영화를 둘러싸고 있는 외적인 조건들이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바야흐로 추석 대목 시즌을 겨냥한 영화들이 대거 개봉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은 개봉 둘째 주부터 평단의 반응과는 아랑곳없이 매번 500만 이상의 관객을 모으는 '가문 시리즈' 영화 <가문의 부활>과 힘겨루기를 시도해야 하며 그 파고를 넘는다 한들 <괴물> 이후 또 한편의 '괴물' 영화가 될 가능성이 높은 <타짜>를 비롯해서 <라디오 스타> 등과도 대결을 펼쳐야 하기 때문이다. 인생 살기 참 힘들다. 영화 한편 흥행시키기가 너무 힘들다. 넘어야 할 산이 많은 것이다.
2위를 차지하긴 했지만 <두뇌유희 프로젝트 퍼즐>의 흥행세는 다소 지나치게 약한 편이다. <퍼즐>은 또 한번, 영화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야기를 꿰어 맞추는 능력임을 보여 준다. 이야기의 힘. 영화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이면서도 자칫 잊어버리기 쉬운 점이기도 하다. 어떤 사람은 요즘 관객들이 스타일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한다. 어떤 사람들은 요즘 관객들이 스텍터클을 좋아한다고 말한다. 어떤 사람들은 요즘 관객들이 로맨틱 코미디 같은 달콤한 분위기를 좋아한다고 말한다. 다 틀렸다. 요즘 관객들이 좋아하는 영화는 이야기가 훌륭한 영화, 이야기의 흡입력이 뛰어난 작품이다. 그런 면에서 <퍼즐>은 관객들의 취향을 잘못 짚은 감이 있다. 무엇보다 이 영화를 만든 김태경 감독은 할리우드 영화광이되, 할리우드 영화광에서 멈춰 있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퍼즐>은 브라이언 싱어의 <유주얼 서스펙트>와 쿠엔틴 타란티노의 <저수지의 개들>을 닮았다. 겉모양은 닮았으되 그 속까지는 닮아내지 못했다. <퍼즐>의 실패는 그때문이다. 김태경 감독은 재능을 보였지만 이번 영화만큼은 실패가 예상됐으며 어쩌면 이번 다음 작품, 혹은 그 다음 작품을 더 잘 만들 수 있는 감독임을 보여줬다. 이번 실패에 좌절하지 말고 힘들더라도 다음 영화 만들기에 매진하기를 바라는 목소리가 많은 것은 그때문이다. 엘 고어 전 부통령이 주연아닌 주연을 맡은 다큐멘터리 <불편한 진실>이 전국 7개 스크린에서 단 1800명의 관객을 모은 것은 실망을 넘어 우리사회의 불안한 진실, 그래서 더욱더 불편한 진실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 영화가 박스오피스 대열에 못 든 것은 '당근' 예상되는 일이었으나 그보다는 좀더 많은 관심이 모아지기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하기사 요즘 대학생들 가운데 엘 고어를 배우로 아는 사람들이 많다. 누군지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이해도 되는 것이 엘 고어가 조지 부시 대통령에게 이기고도 졌던 2000년 미국 대통령 선거 때는 지금 젊은 관객들이 중학교 1,2학년 때였다. 작금의 젊은 층은 한마디로 부시 세대다. 부시 세대가 엘 고어를 모른다고 해서 비난만 할 일은 아닌 것이다. 다만 이 영화가 한주간이라도 더 버텨서, 1800명이라도 더 모으기를 바랄 뿐이다. 엘 고어가 누군지 아는 사람들이 그만큼 더 늘어난다는 얘기이며 지구 온난화의 문제, 환경문제의 정치학 등등에 대해 알게 되는 사람들이 더 늘어난다는 얘기이기 때문이다. 휴. 인생 살기 힘들다. 좋은 다큐멘터리를 사람들에게 알리기란 더욱더 힘든 일이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