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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언론의 상호보도, 얼마나 공정할까?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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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언론의 상호보도, 얼마나 공정할까? "글쎄…"

"양국 국제보도, 편협한 정보원과 시각에 의존"

"한국 언론과 정부가 신뢰하는 미국의 언론 매체들은 과연 한국 상황에 대해 얼마나 공정하고 정확하게 보도하고 있나?"

18일 서울 프레스 센터에서 민주언론시민연합의 주최로 열린 '한미 간 언론정보교류 시스템의 현황과 개선 방향' 토론회에서는 한미 언론들이 양국의 정책을 어떤 취재원을 통해 어떻게 보도하는지, 양국의 미디어를 각각 어떻게 평가하는가에 대해 점검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국제경제 및 외교안보정책에 관한 일일보고서 <넬슨 리포트>의 편집인 크리스토퍼 넬슨은 발제를 통해 "미국의 한국 관련 전문가 및 정부부처 관계자들은 미국과 한국의 언론 매체들이 각각 개선할 부분이 많다는 점에 한 목소리를 냈다"고 지적했다.

미국 언론과 정부는 한국에 대한 정보를 어디서 얻나?

이 자리에서 넬슨은 한국과 관련된 주제에 일가견이 있는 미 국무부, 국회, 각종 무역관련 기관, 싱크탱크 전문가, 언론인 약 20명을 대상으로 한국에 대한 정보를 어떻게 얻으며 정보원을 어떻게 평가하는지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발표했다.

그는 "조사결과 응답자들은 미국의 미디어들이 한국에 관한 보도에 있어 '다소 서툴다'는 데 일치된 견해를 보였다"고 전했다.

설문조사에서 한 전직 국무부 관리는 "한반도에 대한 미국의 미디어 보도들은 서툴다. 그 이유는 한국 자체보다는 한미 관계, 북핵, 미사일 사안과 관련된 이슈에 더 촛점을 맞추기 때문이다. 미국 미디어는 기본 스토리 구성에는 미국 관리 소스에 크게 의존하고 미국 학계나 싱크탱크 전문가의 짤막한 인용이나 인터뷰로 붙이는 경향이 있다. 소수의 미디어만 한국 미디어나 관료, 학계, 전문가로부터 얻은 정보를 엮어 넣는 것 같다"고 답했다.

넬슨은 "응답자의 대부분은 정기적으로 미 언론이 아닌 <로이터> 및 <BBC> 인터넷판을 확인한다고 밝혔으며 이들을 신뢰할 만한 유용한 뉴스와 통찰력을 제공하는 출처로 지목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해외주둔 미군 재배치 논의에 대해서는 <디펜스 뉴스(Defence News)>가 신뢰성 있고 시의적절하며 귀중한 출처라고 입을 모았다고 전했다.

한편 미디어 외의 정보원으로는 다수의 응답자가 미국의 싱크탱크 중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한국주제 프로그램을 높이 평가했다고 답했다.

또 넬슨은 "정부 소속 응답자의 거의 전원은 국방부가 매일 국방관련 전 세계 뉴스를 수집해 제공하는 'Early Bird'와 과거 FBIS(Foreign Broadcast Information Service, 외국방송청취팀)라고 불렸던 OSC(Open Source Center, 공개정보센터)의 분석자료를 정기적으로 확인한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현재 OSC는 미 정부 관계자들에게만 자료를 공개하고 있다.

"노 정권에 대한 한국 미디어 보도는 '특정입장' 지지신뢰 못해"

넬슨은 "응답자들이 업무 수행을 위해 활용하는 한국 소스에 대해서는 다양한 답변이 나왔으나 <연합뉴스>의 보도가 한국 국민과 정부의 견해를 대변하는 데 있어 정확하다는 것에 만장일치였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정부의 정책에 대한 한국인의 태도를 전달하는 데 있어서도 <연합뉴스>가 믿음이 가는 소스로 인식됐다"고 전했다.

또한 노무현 정권에 대한 한국 미디어 보도의 정확성에 관해서는 "가끔 전후 관계없이 선택적으로 기사가 작성되며 정부에 대한 특정 입장을 지지하는 경향이 보인다. 아무도 한국 정부의 견해를 파악하고자 할 때 한국 언론을 신뢰하지 않을 것이다"라는 일치된 의견이 나왔다고 소개했다.

특히 한 국방부 분석가는 한국의 미디어 보도가 균형잡혀 있는지에 대해 이렇게 답했다는 것.

"한국의 소스는 미국 정부의 행동이 어떻게 비춰지는지에 대해 흥미로운 관점을 제공한다. 하지만 실제 미국 정부의 동기나 미국 정부의 입장 보도에 있어서는 전혀 그렇지 않다. 이것이 미 정부의 전달 방법에 문제가 있는 것인지, 한국의 해석이 잘못된 것인지는 여러분의 판단에 맡기겠다."

"한반도 문제를 단편적으로 접근하는 미 언론…이를 인용하는 한국 언론"

한편 발제자로 나선 정연구 한림대 교수는 "미국과 한국 언론들이 각 정부에 대한 보도를 할 때 각국에서 매체 영향력이 강한 매체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 교수는 "2000년에 발표된 보고서에 따르면 <뉴욕 타임스>는 동경지국을 통해 한반도 문제를 다루며 한국에 1명의 계약기자를 두고 있으며 이는 현재도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뉴욕 타임스>의 동경지국은 한반도 흐름을 추적하기 위해 <AP>, <AFP>, <로이터>, <교도통신>, <연합뉴스> 영문판, <코리아 헤럴드>, <코리아 타임스>를 구독하고 있으며 한국 현지 계약기자의 경우 조·중·동을 비롯해 <연합뉴스>, <한국경제>, <매일경제>, <코리아 헤럴드>, <코리아 타임스> 등을 구독한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또 정 교수는 "한국 언론들이 한국 정세를 포함한 미 정가의 움직임을 다루는 경우 미국 메이저 언론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올 6~8월 경향, 동아, 조선, 한겨레의 기사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워싱턴 포스트>, <뉴욕 타임스>, <AP>, <CNN>에 대한 의존도가 가장 높으며 이처럼 특정 언론매체에 한정돼 정보를 얻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전했다.

<한겨레>의 강태호 통일팀장은 "한국 언론들이 미국 언론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이 언론들이 상당부분 미국의 정책방향을 반영하고 있다는 판단하기 때문"이라며 "그런데 한국 언론들이 미국 매체를 포함한 외국 매체들을 확인하는 반면 과연 미국 언론들이 한국 관련 보도를 할 때 한국 매체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는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강 팀장은 "미 언론이 한반도 문제에 정말 관심을 갖는다면 예를 들어 한국 언론들이 지난 한-미 정상회담에서 제시된 '포괄적 접근'에 대해 어떻게 보도했는지 등에 관심을 기울여야 했으나 그런 보도는 찾아볼 수 없었다"며 "이는 미 언론들이 한반도 문제에 대해 단편적이고도 상투적인 그림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한국 언론이야말로 균형있는 국제보도 하고 있나?"

토론자로 참석한 참여연대의 이태호 협동사무처장은 "사실 미국은 한국뿐 아니라 베트남이나 이라크, 아프가니스탄에 대해서도 잘 모르는 듯하다"며 "이는 국제 문제를 다루는 한국 언론 또한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라크전에 전세계 세 번째로 많은 군대를 파견한 한국에서 정작 언론은 이라크 재건사업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관심도 없고 취재도 하지 않고 있다"며 "한국 언론들은 단지 외신에 의존해 몇 명이 죽었는지 등만 보도할 뿐이고 현지 사정을 파악하기 위한 특파원 한 명도 보내지 않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태호 사무처장은 "이런 언론의 보도 경향은 단순히 그 국가들이 작아서가 아니라 한 국가를 '안보의 보조물이나 수단'으로 보게 될 때 발생할 수 있는 현상"이라며 "이 경우 자신의 '적'에 대해서는 관심을 갖지만 그 공동체 자체에 대해서는 풍부하게 이해하지 못하는 결과가 되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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