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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혈액공급 사전예약제 도입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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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혈액공급 사전예약제 도입 발표

혈액질환 관련단체 환영…"비상식에서 상식으로"

백혈병 환자 등 혈액질환자가 자신의 치료에 필요한 혈액을 직접 구하러 다녀야 할 필요가 없어지게 됐다.

보건복지부는 6일 '성분채혈혈소판 수급개선 대책'을 발표하면서 "의료기관의 성분채혈혈소판 지정헌혈을 폐지하고 '사전예약제'를 통해 적십자사 혈액원 혈소판 공급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 8월 23일부터 국가인권위원회에서 농성을 벌여 온 한국백혈병환우회가 6일 농성을 풀었다. 복지부의 이번 개선책은 백혈병 환자 및 그 보호자들이 2004년에 인권위에 진정하는 등 오랜 기간 싸워 온 결과다.

"오늘은 눈물이 나도록 기쁜 날"

건강세상네트워크의 강주성 공동대표는 6일 인권위 정문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너무도 한심하고 비상식적인 일이 이제야 상식으로 돌아오고 있다"며 "혈액질환자가 자신이 수혈받아야 할 혈액(혈소판)을 헌혈해 줄 헌혈자를 구하기 위해 군부대, 소방서, 경찰서로 눈물을 뿌리며 뛰어다녔던 일은 이제 아픈 과거로 돌릴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인터넷 헌혈카페 '헌혈하는 사람들은 다 모여라'의 운영자 탁효상 씨는 "오늘은 눈물이 나도록 기쁜 날"이라며 "환자가 혈액을 구해야 하는,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았던 현실을 해결하고자 한 여러분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환자 권리를 위한 환우회 연합모임'의 양현정 대표는 "한국에서 심각한 병을 안고 산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는 겪어 본 사람만이 안다"며 "병에 걸린 것이 마치 죄를 지은 것처럼 정부, 의료기관, 제약사들은 자신들이 정해놓은 규칙을 환자들에게 강요해 왔다"고 말했다.

환자가 직접 헌혈자 구하는 '보호자 지정헌혈' 폐지

지난 8월 23일 백혈병환우회는 "투병생활을 해야 하는 환자와 그의 보호자가 '의약품'인 혈소판까지 직접 구하도록 하는 것은 환자의 치료를 가로막는 반인권적인 행위인 동시에 합리적 이유가 없는 '차별행위'가 분명하다"고 인권위에서 농성을 시작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이들은 "2004년 인권위에 이같은 문제들에 대해 진정했으나 상황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간 혈액질환자들은 혈소판 수치가 감소하게 되는 치료과정 중 병원 측으로부터 혈소판 공여자를 10~20명 정도 준비할 것을 요구받아 왔다. 혈소판은 적십자사 혈액원을 통해서도 구할 수 있지만 전국 대다수의 병원에서는 적십자사 혈액원에 요청하기도 전에 환자에게 병원에 와서 헌혈을 할 '지정헌혈자'를 모집할 것을 요구해 온 것이다.

이같은 현상의 대표적인 원인은 적십자사 혈액원이 낮은 수가와 폐기비용 우려 등으로 혈소판 채혈에 소극적으로 대처한 점과 혈액원별 혈액수급관리 체제로 인해 원활한 공급이 이뤄지지 못한 점 등이었다.

이로 인해 환자들을 간병해야 할 보호자들은 경찰서, 군부대, 종교단체 등을 찾아다니며 혈소판을 제공해 줄 이들을 직접 구해야 했다.

환자와 보호자의 적극적 행동, 해결책 마련 계기로

환자와 보호자들의 인권위 농성은 보건복지부가 현재 혈소판 수급의 문제점에 대한 해결책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된 계기가 됐다. 보건복지부는 백혈병환우회를 비롯해 적십자사, 의료기관 등과의 회의를 거쳐 2달 간의 '사전예약제' 시범 실시 및 지정헌혈 폐지, 혈소판 공급확대 및 수가체계 현실화 등의 대책을 수립하기로 결정했다.

'사전예약제'란 환자가 혈소판을 수혈받는 하루 전에 의료기관이 해당 지역 혈액원에 요청하면 혈액원은 '온라인 혈액청구 시스템'을 활용해 혈소판을 확보하는 제도를 말한다. 이는 혈액원별로 독립적으로 운영되던 기존의 혈액수급관리 체제를 개선한 형태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수급개선 대책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서부혈액원 관할의 의료기관은 환자에게 성분채집혈소판 공여자를 구해올 것을 요구하지 못하며 사전예약제 정착을 위해 노력한다.

△보건복지부는 향후 2개월 간 서부혈액원 관할 의료기관에서 사전예약제를 통한 성분채집혈소판 수급조절을 시험운영하고 긍정적으로 평가되면 전국 혈액원에 대해 사전예약제를 통한 성분채혈혈소판 수급조절을 확대한다.

△적십자사는 서울 4개 혈액원(중앙, 동부, 서부, 남부)과 경기, 인천 혈액원 등 광역단위로 성분채집혈소판을 채혈하여 의료기관에서 필요로 하는 혈소판을 95% 이상 공급한다.

△의료기관에서 응급상황 발생시 적십자사는 25만 명의 등록헌혈자 네트워크를 활용해 혈소판 헌혈을 하겠다고 신청한 헌혈자에게 연락을 하는 방식으로 이에 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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