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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는 한국에 뿌리는 제초제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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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는 한국에 뿌리는 제초제 같아요"

한국생협, 한미 FTA·수입쌀 반대 전국 캠페인 전개

"얘들아, 현미주먹밥 하나씩 먹고 가."
"어머니, 우리쌀로 만든 떡볶이 맛보시고, 한미 FTA 반대 서명도 하고 가세요."
"어, 자기구나. 애기도 왔어? 뭐 먹을래?"

30일 오전 서울 양천구 목동의 한 거리. '우리쌀 지키고 우리밀 살리자'라고 적힌 어깨띠를 둘러멘 10여 명의 주부들은 정신없이 바쁘게 움직였다. 이들은 시종 밝은 표정으로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우리쌀로 만든 음식들을 먹어보길 권하기도 하고, 시식하는 동안 한미 FTA 반대 서명을 부탁하기도 했다.

이 날은 한국생활협동조합연합회 및 각 지역 생협의 주최로 양천, 구로, 강서 등 서울을 비롯한 부산, 청주, 남원, 광주, 천안, 목포, 울산, 수원, 대구 등 전국 21개 지역에서 동시에 '전국 소비자 수입쌀 반대 및 한미 FTA 반대 캠페인'이 열린 날이었다.

"밥상 지키는 사람의 당연한 의무"
▲ 30일 서울 양천구 목동에서는 '수입쌀 반대 및 한미 FTA 반대' 캠페인이 펼쳐졌다. 이날 하루 전국 21개 지역에서 같은 캠페인이 열렸다. ⓒ프레시안

'생협 운동'은 소비자들이 '안전한 먹거리와 생활용품을 생산자로부터 공동으로 직접 구입하고 소비하자'는 운동이다. 전국적으로 30명 정도의 작은 생협부터 10만 명의 규모까지 다양한 형태로 활성화되어 있다.

캠페인 홍보를 하던 양천 생협의 한 조합원은 "소비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이고 내가 먹는 이 음식이 어디에서 왔는지, 안전한 식품인지 아닌지를 알아야 한다"며 "우리쌀 지키기 운동은 밥상을 지키는 주부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의무"라고 강조했다.

한국생협연합회의 이정주 회장은 "소비자 입장에서 안전한 먹거리는 최우선의 문제"라며 "영국이나 미국 국내에서도 불신이 높아지고 있는 유전자 변형식품(GMO)이나 광우병 우려가 있는 쇠고기를 수입한다는 것은 소비자 입장에서 받아들일 수 없는 정책"이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 18일 미국산 시판용 쌀 중 일부에서 식용으로 승인받지 못한 유전자 변형물질이 검출되자 즉각 미국산 쌀에 대한 금수조치를 취한 일본과 달리 "우리가 수입하는 쌀은 문제가 된 쌀과 다른 종류"라고 발표한 한국 정부를 비판한 것이다.

현재 미국 농무부는 유전자 변형물질을 함유한 쌀의 재배지가 어딘지, 어떤 경로로 들어갔는지 파악하지 못하고 있어 미국 국내 쌀값이 폭락하는 등 미국산 쌀 전체의 안전성에 대한 불신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정주 회장은 "소비자들의 안전과 주권행사를 위한 고민은 없고 한미 FTA를 졸속으로 추진하면서 수입쌀이 안전하다며 낙관하는 정부는 과연 누구를 위해 행정을 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먹거리 안전 위해서는 한국 농업 생존이 우선

한편 이날 양천구 캠페인에 참가한 남서여성민우회 생협의 이경란 이사장은 "우리나라 많은 농민들이 쌀에 의지하고 있는데 농업 개방을 통해 쌀농사가 무너지면 누가 농사를 짓겠냐"며 "생협 차원에서는 먹거리 안전도 중요하지만 그를 위해서는 한국 농업의 생존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농업이 손해보는 것을 감수하더라도 추진해야 한다는 한미 FTA는 마치 한국에 뿌리는 제초제와 같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생협연합회의 김현희 팀장 또한 "어떤 이들은 한국의 유기농 식품을 못 믿겠다며 '수입 유기농 농산물'을 사먹기도 한다"며 "그러나 원산지 표시가 없고 소비자들이 검증하지 못한 수입 과정을 통해 들어온 그런 식품을 어떻게 안심하고 먹을 수 있겠냐"고 물었다.

그는 "생협의 소비자 조합원들은 정기적으로 생산 현장을 방문해 식품의 안전을 직접 검증하고 있다"며 "생협 운동에 참여해 한국 농업을 살린다면 한미 FTA도 무섭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프레시안

"주부들은 식품안전의 중요성 쉽게 이해하는데…"

이날 캠페인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까지 진행됐다. 거리를 지나가는 시민들 중에는 장을 보기 위해 아이 손을 잡고 나온 젊은 주부들로부터 이웃 동네의 할머니, 점심식사를 하러 나온 남녀 직장인들까지 다양했다.

생협 조합원들은 이들을 상대로 적극적으로 캠페인을 전개했다. 지나가는 이들을 불러 세워 우리쌀과 밀로 만든 식혜와 건빵, 떡볶이, 주먹밥 등의 시식을 권하고서는 '건강에 좋은 우리쌀을 계속 지키기 위해 한미 FTA를 막아야한다'며 슬며시 펜을 쥐어줬다.

양천 생협의 한 조합원은 "캠페인을 하다보면 한미 FTA나 우리쌀 지키기 운동을 대하는 남성과 여성들의 태도가 확실히 차이가 난다"며 "음식을 만드는 주부들은 우리쌀과 식품안전이 얼마나 중요한지 쉽게 이해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날 하루 200여 명의 서명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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