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다세포 소녀>, 안타까운 좌절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다세포 소녀>, 안타까운 좌절

[박스오피스] 8월18일~8월20일 전국박스오피스

여름방학 끝물에 막바지 피치를 올리고 있는 게 뭔가 알아봤더니 역시 애니메이션 <몬스터 하우스>였다. 감독인 길 캐넌이라는 이름보다는 스티븐 스필버그와 로버트 저멕키스의 유명세가 더 앞세워진 이 3D 애니메이션은 조용히, 아주 조용히 지난 2주동안 전국 100만 가까운 관객을 끌어 모으는데 성공했다. 하기사 부모들이 극장에 12세 미만의 아이들을 데려가서 선뜻 <괴물>을 선택하지는 않을 것이다. 개학 전에 같이 볼 수 있는 작품으로 이만한 작품도 없었을 것이다. 지난 주에 개봉한 작품들 대부분이 박스오피스 10위권에 올랐다는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마이클 만 감독의 <마이애미 바이스>가 전국 30만명 정도를 모으며 2위를 차지했고 봉만대 감독의 <신데렐라>가 전국 약 36만을, 우마 서먼 주연의 <겁나는 여친의 완벽한 비밀>은 15만 가량을, 청춘영화 <사랑하니까 괜찮아>는 17만 가까이를 모았다. 더욱더 흥미로운 것은 이들 영화들이 서울 관객 수치와 전국 관객 수치에서는 엎치락 뒷치락 하면서 순위를 바꾸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 관객 수치를 기준으로 할 때와 전국 관객 수치를 기준으로 할 때, 순위가 이렇게나 뒤바뀌기도 오랜만의 일이다. 그만큼 작금에 개봉되는 영화가 타깃 층이 각각 별개라는 의미라는 얘기다.
흥행이 예상치를 크게 밑도는 영화는 두편이다. 이재용 감독의 <다세포 소녀>와 이준기 주연의 <플라이 대디>다. <다세포 소녀>는 관객들의 반응이 워낙 크게 엇갈리면서 흥행에 치명타를 맞았다. 이럴 때는 우군 관객들을 더 관리해야 하는지, 아니면 적군 관객들을 더 잘 관리해야 하는지 다소 헷갈리게 된다. 분석컨대 이번엔 우군보다는 적군 관객을 보다 면밀하게 관리했어야 했던 것으로 보인다. 안타깝다. 이재용 감독은 이번에 새로운 실험을 했으며 그 노력만큼 평가받았어야 옳았다. 세상의 변화는 종종 더디게 가는 편이다. <플라이 대디>는 이렇다하게 할 말이 없다. 다만, 지금의 우리 영화문화가 특정 스타플레이어만으로는 대단위 관객을 끌어 가기에 부족함이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입증한 사례로 꼽히지 않을까 싶다. 영화의 힘은 이것저것 다 관두고 역시 이야기의 현실성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무능한 가장이 고등학교 짱한테 싸움 기술을 배운다는 이야기는 원작처럼, 일본에서나 재미있는 이야기일 수 있다. 우리의 40대가 거기에 흥을 보이겠는가. 고등학생들은 조금 짜증스러워 하지 않았을까. 이래저래 기획의 실패라는 생각이 든다. 자, 마지막으로 <괴물> 얘기로 끝내자. 4주만에 무려 1100만 관객을 넘겼다. 이 영화로 지금 영화계에서는 스크린 독점 문제가 뜨겁다. 봉준호 감독이나 이 영화를 만든 청어람의 최용배 대표 같은 이는 다소 억울할 것이다. 스크린 독점 문제가 비단 <괴물>부터 시작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예부터 호사다마란 말은 그래서 있었던 것이 아닐까. <괴물> 측에서는 이렇게 저렇게 비난을 받는다 한들 그리 신경쓰는 분위기는 아닌듯 싶기도 하다. 지금 제일 관심을 갖는 부분은 <왕의 남자>를 타고 넘어갈 것인가 아닌가 하는 부분일 것이다. 추측컨대 그건 그리 어려운 문제는 아닐 것이다. <괴물>의 흥행성적을 축하할 것인가 비판할 것인가. 그것이야말로 진짜 어려운 선택의 문제일 것이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