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부터 공장문을 닫아걸고 숙식을 공장에서 해결하는 '옥쇄파업'을 벌이고 있는 쌍용자동차노동조합(위원장 직무대행 김규한)이 17일 서울 시내에서 3보1배 투쟁을 가졌다.
경기도 평택의 공장을 지키고 있는 1000여 명을 제외한 쌍용차노조 조합원 4000여 명은 이날 오전 11시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서 집회를 갖고 행진을 벌였다. 노조 대의원 100여 명은 행진이 종묘 공원에 다다르자 3보1배를 벌이기 시작했다. 이들의 3보1배는 서울 종로구 효자동의 중국대사관까지 이어졌다.
이들이 중국대사관까지 간 것은 쌍용차를 인수한 중국 상하이그룹이 인수 당시 체결한 특별협약에서 약속했던 중장기적 투자와 고용 승계를 지키지 않고 있는 데 대해 항의하기 위해서였다.
현재 노조는 상하이그룹과 사측이 체결한 기술이전 계약인 L-프로젝트와 사측의 정리해고 방침 철회를 요구하며 파업을 벌이고 있다.
쌍용차 노조의 이규백 교육선전실장은 "L-프로젝트에 의해 상하이그룹이 가져가려는 가솔린 엔진 기술은 자동차 핵심 기술로 이 기술이 넘어가면 우리 나라 전체의 자동차 산업에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엔진 기술이 중국 현지로 이전될 경우 국내의 쌍용차 공장은 대규모 구조조정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노조가 L-프로젝트에 거부감을 보이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더불어 노조는 지난 6월 28일 사측이 통보한 '986명 정리해고 방침'은 상하이그룹과 쌍용차의 노사 등 3자가 함께 체결한 특별협약의 위반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위원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김규한 부위원장은 이날 "이번 파업은 우리의 생존권뿐 아니라 자동차 핵심 기술의 유출을 막아 나라 전체의 부를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사는 18일 오후 교섭을 진행할 계획이지만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노조는 공장 출입문을 봉쇄하고 정리해고를 철회할 때까지 무기한 옥쇄파업을 진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사측은 이미 지난 11일, 당초 계획했던 986명 가운데 자진해서 퇴사를 신청한 432명을 제외한 554명을 정리해고 하겠다고 경인지방노동청 수원지청에 신고했다.
이번 쌍용차노조의 파업은 해외자본의 유치에 따른 기술 이전 등이 근본적인 원인이 됐다. 더욱이 쌍용차의 기술 이전은 장기적으로 국내 공장의 대규모 인력감축을 불러올 가능성이 높을 뿐 아니라 다른 완성차 기업들에도 상당한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논란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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