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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노조 "14일부터 전면파업"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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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노조 "14일부터 전면파업" 선언

"기술유출과 구조조정을 저지하겠다"

쌍용자동차노조(위원장 직무대행 김규한)가 쌍용차의 대주주인 중국 상하이그룹(SAIC)이 추진하고 있는 기술유출과 대규모 구조조정을 저지하기 위해 14일부터 무기한 전면파업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쌍용차노조는 지난달 17일부터 부분파업을 벌여 왔다.

쌍용차노조는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중국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상하이그룹이 지난해 쌍용차를 인수할 당시에 노조와 체결한 특별협약을 파기하고 구조조정 방침을 세운 데 이어 쌍용차가 가지고 있는 기술을 빼내가려 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쌍용차노조의 이강철 조직실장은 "쌍용차를 인수할 때는 중국시장을 뚫겠다고 했던 상하이그룹은 그 뒤 부품이나 반제품을 갖고 나가 현지에서 완성차를 생산하는 CKD(현지조립생산)를 추진하겠다더니 최근에 또 다시 중국 현지생산을 목적으로 하는 'S-100 프로젝트'를 내세우는 등 말을 계속 바꿔 왔다"며 "상하이그룹이 갖고 싶었던 것은 애초부터 기술이었다"고 주장했다.
▲ 쌍용차노조가 중국대사관 앞에서 '중국 상하이그룹의 쌍용차 특별협약 불이행과 자동차 산업기술 유출 저지 총파업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 프레시안

쌍용차노조가 주장하는 상하이그룹의 기술유출 계획은 구체적으로 지난 6월 26일 수립된 'L-프로젝트'를 가리킨다. 쌍용차와 상하이그룹은 L-프로젝트를 통해 쌍용차의 자동차 생산기술을 중국으로 이전하는 계획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추진됐던 'S-100 프로젝트'도 쌍용이 기술을 대고 상하이그룹이 현물을 투자해 중국에 합작공장을 건설하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S-100 프로젝트는 기술이전 없는 투자를 거부하는 태도를 취하고 있는 중국 정부의 입장 때문에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차 노조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중국 자동차 회사들이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이전에 자체 브랜드를 보유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상하이그룹도 쌍용차의 기술을 이전받아 자체 브랜드를 개발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986명 구조조정 계획은 인수 당시 노조와 체결한 특별협약 위반"

L-프로젝트에 따라 기술이전이 이뤄지면 쌍용차는 상하이그룹의 하청공장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으며, 그렇게 되면 대규모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쌍용차노조는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쌍용차 경영진은 지난달 10일 경영상의 어려움을 이유로 직원 986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자는 내용의 공문을 노조에 보내 왔다.

노조는 회사 측의 이런 희망퇴직 방침이 쌍용차 인수 당시에 상하이그룹이 노조와 체결한 특별협약의 합의를 파기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특별협약에서 상하이그룹은 "모든 직원의 고용을 승계하고 보장"하며 "그 어떤 이유로도 기존 노동조건을 저하시키지 않는다"고 약속했다.

이 협약에도 불구하고 상하이그룹은 필립 머터프 쌍용차 사장이 취임한 이후 쌍용차의 인력구조 개선 등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머터프 사장은 취임 전인 지난 6월 19일 "노조도 회사의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 단기적으로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고 구조조정과 관련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노조는 자동차 핵심기술이 이전돼 중국 현지의 생산이 가능해지면 회사 측의 구조조정 작업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는 점에서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전재환 금속산업노동조합총연맹(금속연맹) 위원장은 "L-프로젝트로 기술을 빼가고 1000명을 정리해고하는 것은 결국 한 흐름 속에서 일어나는 일"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핵심기술 이전은 국내 자동차산업 전반에 영향 미칠 것"
▲ 중국 상하이그룹의 기술이전 계획이 그대로 실행되면 쌍용차가 대규모 정리해고를 하게 될 것으로 노조 측은 우려하고 있다. ⓒ 프레시안

더욱이 자동차 핵심기술의 이전은 쌍용차만의 문제가 아니라 수많은 협력업체와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 전반에 타격을 입힐 것이라는 점에서 그 파괴력이 상당할 것이라고 노조 측은 주장하고 있다.

이강철 조직실장은 "이미 도면의 상당수가 빠져나간 상태"라며 "또한 하청업체가 받아들이기 힘든 단가인하를 요구해서 하청업체와의 계약을 파기한 뒤 중국에서 생산된 부품을 들여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226개의 협력업체들이 이미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쌍용차노조는 "상하이그룹이 중국으로의 기술이전을 강행할 경우 쌍용차 구조조정이 국내 자동차산업 재편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이로 인해 초래될 수 있는 국내 자동차산업의 붕괴와 고용불안을 막기 위해 금속연맹에서도 공동대응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노조는 기술이전 계획 자체도 문제이지만 쌍용차가 자체적으로 개발한 기술의 지적재산권 대가도 형편없이 낮다고 비판했다. L-프로젝트에 반영된 라이선스 계약액이 240억 원으로 개발비의 10분의 1 수준밖에 안 된다는 것이 노조 측의 주장이다.

쌍용차노조는 14일로 예정된 전면파업 돌입에 앞서 10일 경기도지사를 면담하고 11일에는 산업자원부 앞에서 집회를 여는 데 이어 17일에는 1만 명의 노조원들이 참여하는 3보1배 행진을 서울 혜화동에서부터 중국대사관까지 벌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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