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장관이 1989년 조교수에서 부교수로 승진 심사를 받던 당시 표절 논란에 휩싸인 논문을 '승진심사용 연구실적'으로 제출한 사실이 28일 새롭게 드러났다.
이에 따라 김 부총리가 부교수 승진 심사 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제자의 논문을 표절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당초 제자와 공동연구한 내용을 승진 심사용으로 표절해 단독연구로 제출했다는 것이다.
28일 〈국민일보〉인터넷 판의 보도에 따르면 김 부총리는 1989년 승진 심사에서 현재 표절 의혹이 제기된 1988년 행정학회보 발표 논문 '도시 재개발에 대한 시민의 반응'과 1986년 12월 국민대학교 법정논총 제9집에 발표한 '시민공생산 논의에 관한 소고' 등 2편을 제출했다.
당시 국민대의 연구실적 심사기준에 따르면 부교수 승진 심사 때 최근 4년 이내에 200% 이상의 연구실적을 입증해야 한다고 돼 있다. 1인 연구 또는 편찬 실적물은 100%이며 공동연구의 경우 2인 참여시 70%, 3인 참여시 50%로 환산한다.
김 부총리는 1986년 3월 국민대 조교수로 임용됐고, 학술진흥재단의 통합연구인력정보에 따르면 1989년 승진 심사 때까지 발표한 논문은 김 부총리가 연구실적으로 제출한 논문 2편이 전부다.
이같은 규정과 김 부총리의 당시 연구실적 등을 종합하면, 김 부총리가 문제의 논문을 제자와의 공동연구로 솔직하게 발표했을 경우 70%의 실적밖에 인정받지 못하고 결국 170%의 연구실적에 그쳐 규정에 30% 미달하게 됐을 것이라는 얘기가 된다.
이같은 내용은 이주호 한나라당 의원이 〈국민일보〉에 제공한 1989년 4월 국민대 행정학과의 부교수 승진 심사 자료에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표절은 아직까지 윤리의 문제이지만 제자와 공동연구한 내용을 단독연구로 승진에 활용한 문제는 학내 인사 규칙을 위반한 불법의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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