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환 추기경이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의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 발언한 내용들을 한나라당이 언론에 공개한 것과 관련해 천주교측이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26일 한나라당에 따르면 김 추기경이 이날 혜화동 성당에서 강 대표의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 "한나라당에 대통령 후보가 여러 명 있어 불안하다. (차기 대선에서는) 누가 대통령이 되는 것보다 정권교체가 잘 되는 것이 중요할 수 있다"고 말하고 "노대통령의 이종석 통일부 장관 옹호 발언이 국익에 도움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천주교 서울대교구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김 추기경 비서실에 확인한 결과 강 대표와의 만남은 40여 분 간 비공개로 이뤄진 것으로 안다"며 "취임 인사 차 찾아 온 강 대표에게 김 추기경이 덕담 수준으로 한 이야기를 정치적으로 이용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서울대교구는 또 "한나라당 측에서도 추기경 비서실로 전화를 해 비공개로 한 면담 내용이 언론에 공개된 것에 대해 사과를 했다고 들었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천주교 주교회의 측은 "김 추기경의 발언은 천주교의 공식입장이 아니라 사견일 뿐"이라고 말하고 "김 추기경이 한국 천주교에서 차지하는 위치 때문에 정치인이나 언론에서 특정 사회정치적 현안에 대해 추기경의 말을 듣고자 하는 경향이 있으나 그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김 추기경의 발언이 천주교 공식 입장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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