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의 '낙하산 인사'로 논란이 일었던 증권선물거래소의 상임감사 인선이 무기한 연기됐다.
증권선물거래소의 이사후보추천회의는 24일 밤 5.31 지방선거 당시 열린우리당의 강금실 서울시장 후보 캠프에서 일했던 386 운동권 출신 공인회계사 김영환(42) 씨의 감사후보 추천을 놓고 격론을 벌인 끝에 감사후보의 추천 자체를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25일로 예정됐던 주주총회와 증권거래소 노동조합의 파업도 모두 연기됐다.
후보추천위, 4시간 격론 끝에 일정 연기…25일 주총도 연기
증권거래소 이사후보추천위는 24일 밤 상임감사 후보 추천을 위한 회의에서 4시간여 동안 격론을 벌였으나 합의에 실패해 감사후보 추천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노조의 총파업으로 주식 거래가 전면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할 것을 우려했기 때문. 후보추천위는 향후 일정에 대해서도 합의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25일로 예정됐던 주주총회와 거래소 노조의 총파업도 일단은 연기됐다.
하지만 노조는 청와대의 '낙하산 인사' 자체가 완전 철회된 것은 아니라며 노조원 절반이 참여하는 부분파업에 들어갔다. 노조 측은 사태 추이를 좀 더 지켜본 뒤 입장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김 씨의 감사 내정설에 대해 거래소 노조는 "거래소 팀장급 수준의 인사를 감사로 임명하려는 것은 언어도단"이라며 감사 선임을 강행할 경우 총파업을 벌이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청와대 "밖에서 들어온다고 무조건 낙하산 인사냐"
한편 '낙하산 인사' 논란에 대해 청와대는 "증권거래소 감사 선임은 거래소 이사후보추천위에서 이뤄지는 것이며 청와대는 관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태호 청와대 대변인은 24일 브리핑에서 "밖에서 사람이 들어오면 '낙하산 인사'이고 안에서 뽑으면 잘하는 것이라는 생각은 과거 정부의 '낙하산 인사'에 대한 시각을 그대로 갖고 있는 것으로 이런 접근법은 지양해야 한다"며 이번 논란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정 대변인은 "공공기관의 감사 역할은 기관 내부에서 잘잘못을 통제하는 역할을 하는 것인데 내부에 오래 몸 담은 사람이 안면주의 등 문제들로 감사 기능을 제대로 할 수 있겠느냐"며 "개혁에 필요한 기관의 경우 외부 인사를 충원할 수 있다는 것이며, 이런 관점에서 공공기관의 감사 선임 문제를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참여정부는 능력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인선해 왔다"며 "과거정부와 같은 시각으로 보는 것은 옳지 않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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