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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손한 이승엽 "40 홈런만 칠 수 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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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손한 이승엽 "40 홈런만 칠 수 있으면…"

[프레시안 스포츠] 3개만 더 치면 400홈런 기록

올 시즌 새로 부임한 하라 다쓰노리 감독을 축으로 부활을 꿈꿔 온 일본 최고의 명문 팀 요미우리 자이언츠는 현재 센트럴리그 5위로 처져 있다.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는 주니치와 무려 13.5경기 차이가 난다. 팀 분위기가 좋을 수 없다. 하지만 거인의 4번 타자 이승엽은 너무 잘 나간다. 홈런 29개(1위), 타율 3할2푼6리(3위), 타점 64점(4위)로 타격 3관왕까지 넘볼 수 있는 성적이다.

항상 팀을 먼저 생각하는 발언으로 호평을 받고 있는 이승엽은 19일 전반기 마지막 경기를 앞둔 시점에서도 겸손함을 보였다.
▲ 겸손함 뒤에 오기를 숨기고 있는 이승엽. ⓒ 연합

이승엽은 19일 <스포츠호치>와의 인터뷰에서 "지금은 40홈런을 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일본에서 한 시즌 홈런 40개를 치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올 시즌 홈런 목표숫자에 대해 발언을 꺼렸던 이승엽이 처음으로 자신의 홈런 목표를 밝힌 것이다.

이미 전반기에만 29개의 홈런을 몰아 친 이승엽에 대해 벌써부터 오 사다하루의 한 시즌 홈런 기록(55개)을 깨지 않겠냐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승엽이 예상보다 낮은 수치인 '40 홈런'을 사실상의 목표로 삼았다는 것은 일본 언론도 의아하게 생각할 정도다. <스포츠호치>는 이승엽의 발언에 대해 "결코 개인성적에 대해 말하지 않고 오직 승리만을 목표로 했던 이승엽이 최저의 홈런 수치를 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홈런 3개만 추가하면 한일 통산 400홈런 기록을 달성하는 이승엽은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빨리 벗어나는 게 급선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임박한) 나의 한일 통산 400홈런에 대해 한국에서도 크게 보도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기록에 도전한다는 것은 기쁜 일이지만 팀이 어려운 상황이라 좋기만 한 것은 아니다. (나의 홈런이) 팀의 기세에 힘을 실어주는 하나의 뒷받침이 됐으면 하는 마음뿐이다."

<스포츠호치>는 "마쓰이 히데키(뉴욕 양키스)는 미일 통산 1731경기에서 400홈런을 달성했다. 이승엽은 한일 통산 1447경기에서 397개의 홈런을 양산했다"며 한국과 일본의 야구영웅을 비교했다.

이승엽은 "마쓰이의 400홈런과 나의 홈런 기록은 그 중량감이 다르다. 마쓰이는 미국과 일본에서 세운 기록이고, 나는 한국과 일본에서 활약하며 홈런을 쳤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내심 내년 메이저리그 진출을 바라보고 있는 이승엽의 '겸손함' 뒤에는 상대에게 절대 질 수 없다는 '오기'가 숨어 있다. 그는 매번 위기 때마다 특유의 승부근성으로 이를 극복해 왔다. 이승엽의 '오기'가 후반기에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할지 예의 주시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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