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미국이야말로 '독재국가' 아닌가"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미국이야말로 '독재국가' 아닌가"

<해외시각> 북 미사일사태에서 드러난 미국인들의 오만과 환상

"미국은 신(新)로마제국이다. 오만과 망상에 빠진 미국이 다른 나라에 대한 침략을 계속한다면 미국은 언젠가는 더 강력한 연대의 힘에 부딪힐 것이다."

레이건 행정부의 재무부 차관보를 지냈으며 <월스트리트저널> 편집부국장 및 <내셔널리뷰>의 객원 편집위원을 역임한 폴 크레이그 로버트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이후 미국 내에서 고개를 들고 있는 강경대응론에 대해 따끔한 일침을 가했다.

로버트는 "북한이 자위력을 갖기 전에 세게 쳐라? 파국이 닥쳐올 것(Whack North Korea, Before It Can Protect Itself? Courting Doom)"이란 글에서 미국의 공공라디오방송(NPR)과 인터뷰한 두 사람의 얘기를 들은 후 깨닫게 된 대북 강경론자들의 인식이 내포하고 있는 위험성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대북 강경론자들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펄쩍 뛰며 북한을 선제공격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북한이 미사일과 같은 무기를 가졌을 때 순순히 미국말을 듣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들은 "미국이 시키는 대로 행동하지 않는 나라가 지구상에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한다"고 로버트는 설명했다. 따라서 세계의 어떤 나라도 미국의 국익과 배치되는 것을 추구해서는 안 되며 그런 행동은 모두 불법적인 것이 된다.

로버트는 대북강경론자들의 얘기를 듣다 보니 "미국이 신(新)로마제국"이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제국이 포괄하고 있는 범위의 면에서 볼 때 미국은 전세계를 자신의 지역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만큼 로마제국보다 더 위험한 독재국가라고 로버트는 설명했다.

그러나 과연 미국이 전세계를 통제할 수 있을까? 그는 이라크 전쟁을 들어 그것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결국 전세계를 자신의 휘하에 놓으려는 미국의 오만과 망상은 미국에 반대하는 강력한 연대에 부딪혀 '악몽'이 될 것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원문은 미국의 진보적 웹사이트 <카운터펀치(http://www.counterpunch.com/roberts07102006.html)>에 실려 있다.

다음은 그 글의 전문이다. <편집자>

"북한이 자위력을 갖기 전에 세게 쳐라? 파국이 닥쳐올 것"

(한때 진보적 개혁성향을 자랑했던) NPR(National Public Radio : PBS TV와 함께 공공재원에 의해 운영됨)도 집권 공화당의 위세에 눌리고 민주당의 보호막도 사라지면서 (극우적 애국주의 성향의) <폭스뉴스>의 고급 버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취자들이 주의 깊게 듣는다면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지난 7월 5일 <NPR>의 '모든 것을 고려해본다면(All Things Considered)'이라는 프로그램은 북한 미사일 시험 발사와 관련해 두 명의 주전론자들을 인터뷰했다. 한 사람은 클린턴 행정부의 국방 차관보였으며 현재 하버드대 교수인 애쉬턴 카터였고, 또 한 사람은 현 부시 행정부의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인 크리스토퍼 힐이었다.

애쉬턴은 최근 북한에 대한 일방적 군사 공격을 주장한 신문칼럼의 공동저자 중 한 명(또 한 명의 공동저자는 윌리엄 페리 전 국방장관)이기도 했다. <NPR>과의 인터뷰에서 그의 첫 번째 발언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단지 미국 뿐 아니라 모든 지역에 위협이 되며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은 북한의 이같은 행동에 맞서 단결해 싸워야 한다는 것이었다. <NPR>의 인터뷰어는 카터 교수에게 그의 이같은 '공동대처' 주장과 미국이 북한을 선제공격해야 한다는 주장이 모순되지 않느냐고 물었다. 이 질문에 대해 카터 교수는 북한의 미사일 개발은 미국을 공격하기 위한 것이며 따라서 우리도 스스로를 지켜야만 한다고 대답했다.

<NPR>의 인터뷰어가 카터 교수에게 왜 더 강력한 옛 소련에 대해서는 먹혔던 (미 핵무기의) 전쟁 억지력이 북한에 대해서는 먹혀들지 않느냐고 묻자, 카터 교수는 북한은 감히 미국을 공격할 만큼 완전한 또라이는 아니라고 답했다. 그렇다면, 정말 미국이 북한에 의해 공격당할 위험이 없다면, 도대체 왜 카터 교수는 북한을 공격하기를 원하는 것일까?

그 대답은 아마도 이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북한에게 중대한 문제와 관련하여 북한이 미국에 대항할 수단이 될 무기를 북한이 개발할 수 있도록 허용해준다면, 아마도 그들은 미국이 하라는 대로 끌려 다니지는 않을 것이다. 카터 교수는 미국이 시키는 대로 행동하지 않을 수 있는 나라가 지구상에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할지 모른다.

힐 차관보도 같은 취지의 발언을 했다. 그러나 그는 좀 다른 방식으로 얘기했다. 힐 차관보의 생각은 북한을 미국이 원하는 대로 행동하도록 만드는 것은 중국과 일본, 남한의 몫이라는 것이었다. 힐 차관보와 카터 교수는 모두 이스라엘을 제외하고 지구상의 어떤 나라도, 미국의 국익에 위배되는 자국만의 국익을 추구할 권리가 없다고 믿고 있다. (미국의 국익에 반하는) 다른 나라들의 국익은 모두 불법이라는 얘기다.

이 두 헤게모니광들의 말을 듣다 보니 나는 미국이 신(新)로마제국이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 그 제국에는 스스로가 곧 법이다. 외부의 강국은 모두 미국의 국익에 대한 잠재적 위협이며, 이 나라가 독자적인 생각을 품기 전에 반드시 제거돼야 한다. 그러나 미국은 로마제국 보다 훨씬 더 위험하다. 로마는 제국의 영토를 지중해 지역과 북유럽 정도로 봤지만 미국은 전 세계를 자신의 영역으로 여기고 있다. 부시 행정부는 러시아를 '왕따'시키기 위해 애쓰고 있으며 네오콘들은 중국이 미국과 비슷한 수준의 군사력을 가지기 전에 공격할 계획을 준비 중이다.

독자들은 생각해보시라. 미국 정부가 세계 어떤 나라도 미국의 국익에 반하는 자국의 국익을 추구할 권리가 없다고 믿고 있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그것은 우리가 독재국가라는 얘기다. 다른 모든 나라가 미국을 독재국가라고 생각한다면 미국은 독재국가인 것이다. 필연적으로 우리를 제외한 전 세계 모두는 미국에 맞서 단결하고 있다.

침공 3년이 지나도록 인구 2500만의 작은 나라인 이라크를 성공적으로 점령하지 못한 국가인 미국이 어떻게 인도, 중국, 러시아, 유럽, 아프리카와 남아메리카를 통제할 수 있을까? 그건 절대 불가능한 일이다.

이는 오만과 망상에 빠진 미국이 다른 나라에 대한 침략을 계속한다면 언젠가는 더 강력한 연대의 힘에 부딪히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심지어 우리의 유럽의 동맹국들 가운데서도 몇몇 국가는 미국이 전 세계의 평화와 안정의 최대 위협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우리의 힘은 과거만 못하다. 우리의 제조업은 상당히 약하며 첨단 기술 품목의 생산도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미국은 전쟁 비용을 충당하고 재정 및 무역 적자를 메꾸는 데에서도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중국이 만일 자국의 군사력 증강을 방해하려고 하는 부시 행정부의 계획을 알고 나서도 우리의 편의를 도모해줄까?

부시 행정부는 전세계 모든 국가를 자기 휘하에 두고 부릴 수 있다고 믿고 있다. 네오콘들은 전 세계에서 미국이 최고라고 칭송하기를 좋아한다. 그러나 그것은 환상일 뿐 아니라 조만간 악몽이 될 것이다.

(번역=여정민 기자)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