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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인들이 영화를 통해 투쟁하는 세상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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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인들이 영화를 통해 투쟁하는 세상을 꿈꾼다

[뉴스메이커] 스크린쿼터 대책위 정지영 위원장 인터뷰

정지영 감독은 영화를 만들고 싶다. 그는 영화감독이다. 몇 년째 공을 들여 온 신작 <아리랑>만 생각하면 가슴이 뛴다. 하지만 그는 요즘 영화를 만들 수가 없다. 그는 요즘 거리에서 산다. 7월 1일 이후에는 더욱더 그럴 것이다. 스크린쿼터가 반토막이 나기 때문이다. 정부의 결정에 따라 한국의 스크린쿼터 제도, 곧 한국영화 의무상영 일수는 현행 146일에서 73일로 줄어들게 된다. 영화인들은 7월 1일을 또 한번의 국치일로 받아 들인다. '문화침략 저지 및 스크린쿼터 사수 영화인대책위원회'는 7월 1일 서울 대학로에서 영화인 및 문화인, 한미 FTA를 반대하는 시민단체 회원 1만여 명이 참석하는 대규모 집회를 가질 예정이며 3일에는 서울 광화문에서 원로 임권택 감독의 1인 시위를 벌이는 등 다각도의 항의 집회를 계획중이다. 대책위의 정지영 위원장을 만났다.
스크린쿼터 대책위 정지영 위원장 ⓒ프레시안무비
- 스크린쿼터는 이제 물건너 간 건가? "영화인들 가운데 일부가 패배의식에 젖어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대책위는 이번 집회를 통해 스크린쿼터 투쟁이 끝나지 않은 싸움임을 확인시켜 주게 될 것이다. 투쟁은 끝나지 않았다. 그 이유는 쿼터 축소 방침과 한미 FTA 협상 방침이 처음 발표된 이후 이 문제에 대한 본질이 잘 안 알려졌으나 지금은 여러 투쟁과정을 통해 언론에서도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국회에서는 한미 FTA를 우려하는 모임이 생겼다. 스크린쿼터 조정을 포함, 한미 FTA 협정을 위한 4대 선결과제를 원상회복 시키자는 움직임이 있을 정도다. 따라서 앞으로 한미 FTA 협상이 중단되거나 혹은 연기된다면 스크린쿼터는 원상 회복될 수 있다고 본다. 그리고 이것은 정부가 아닌 국회를 통해 이루어 낼 수 있다고 본다." - 국회를 통한다는 얘기를 좀더 구체적으로 한다면? "국회에서 법으로 확정시키겠다는 얘기다. 스크린쿼터 제도는 현재 시행령으로 규정돼 있을 뿐이다. 국회에서의 법 제정 여론은 지금 급격히 확산돼 있다. 그렇게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 지금까지 오랜 시간 장외투쟁을 해 왔다. 7월1일 이후의 전술 변화는? "원래 투쟁이라고 하는 것은 상황과 정세에 따라 전술도 바뀌는 것이다. 정세가 어떻게 변하는가에 따라 우리의 투쟁 방향도 바뀔 것이다." - 그동안 정부와 영화계는 상생과 공존의 분위기가 강했다. 이번 일로 정치적 관계가 변했다. 그에 대한 생각은? "국가의 발전이라고 하는 것은 어떤 단체 혹은 국민의 일부와 정부가 상생관계를 유지하면서 이루어지는 것이지 싸우면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만 우리가 지지했던 정부가 우리와 다른 정책을 추진할 때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국민의 권리이자 의무다. 우리는 스크린쿼터에 관한 한 정부가 판단을 잘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한미 FTA도 마찬가지다."
스크린쿼터 대책위 정지영 위원장 ⓒ프레시안무비
- 정부가 협상에 안 나서는 것인가, 영화계가 거부하는 것인가? "정확한 것은 정부가 협상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다. 정부는 미국에게 이미 외교협상을 통해서 스크린쿼터를 축소하겠다고 발표했다. 정부는 물러설 곳이 없다. 그러니 정부와 협상을 한다는 것은 일단 논리가 맞지 않는다. 다만 우리는 우리의 대의기관이라고 하는 국회가 있다. 국회를 통해 정부의 정책을 견제하겠다. 우리의 뜻을 관철시키겠다." - 스크린쿼터는 최악의 상황을 전제로 한 조치다. 따라서 단기적으로는 큰 영향이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그럴 때의 대 여론 관계를 어떻게 구축해 나갈 생각인가? "웬만한 국민들이라면 정부의 정책이라고 하는 것이 바로 영향을 나타낼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쿼터 일수가 축소된다 해서 한국영화가 한두 달 안에 폭싹 망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우리는 한국영화의 미래를 위해 싸우는 것이다. 바로 지금보다는." - 힘들지 않는가? "힘들다." - 영화현장에 있어야 할 텐데…. "정부는 영화인들이 영화를 통해 발언을 하게 해줬으면 좋겠다. 영화인들이 천막 치고 농성하는 모습이 안타깝지도 않은가. 투쟁을 해도 영화를 통해 투쟁을 하게 해줬으면 좋겠다. 스크린쿼터 제도만 유지된다면 영화를 통해 투쟁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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