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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영화전용관, 디지털 설비 구축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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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예술영화전용관, 디지털 설비 구축 시급

[이슈 인 시네마] 한국영화산업발전토론회 발제문 전문

국내 영화문화의 다양성이 크게 훼손돼 있고 이에 따라 영화산업 자체가 위기에 봉착해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국내의 대표적인 예술영화전용관인 하이퍼텍 나다의 김난숙 실장이 '다양한 영화의 상영기회 확보방안에 대하여'라는 제하의 발제문을 발표했다. 이 발제문은 오는 23일 문화관광부가 주최하는 '한국영화산업 발전 토론회'에서 발표될 것으로 프레시안무비가 미리 입수, 전문을 소개한다. 김난숙 실장은 발제문에서, 저예산 독립영화 혹은 비상업 예술영화의 실질적인 보급을 위해서는 기존의 요구대로 차별화된 상영 인프라 구축, 곧 고정관객층 개발을 담보하는 배급·상영관 역할의 특별 전용관 확대도 중요하지만 이를 디지털라이징화 하는 작업이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 눈길을 끌고 있다. 김난숙 씨에 따르면 현재 전국적으로 체인화 돼 있는 11개 스크린의 예술영화전용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 상영관조차 독립영화들을 제대로 틀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 이유는 대다수의 독립영화들이 6mm 카메라 등 디지털 작업에 의해서 제작되고 있어 기존 아날로그 시스템의 극장 체인만으로는 이들 영화를 소화할 수 없다는 것. 김 씨의 이같은 지적은 예술영화관 구축에 대한 새로운 문제제기여서 영화계로부터 반응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은 김난숙 실장의 발제문. 비교적 긴 글이지만 국내 영화문화의 다양성에 대한 문제의식을 다시 한번 환기한다는 의미에서 전문 모두를 삭제없이 싣는다.
다양한 영화의 상영기회 확보방안에 대하여 - ㈜동숭아트센터, 김난숙 . 1. 다양한 영화의 상영 현황 지금 전국의 상영관에서는 실로 다양한 영화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상영되고 있다. A라는 영화는 300개의 스크린에서 동시에 전일 상영되고 있으며, B라는 영화는 5개의 스크린에서 교차상영되고 있으며, C라는 영화는 1개의 스크린에 단관 개봉하여 6주째 상영되고 있으며, D라는 영화는 개봉된 지 8주가 지난 후, 하루에 한 번 한 개의 스크린에서, 할인된 가격으로 상영되고 있다. 그리고 E,F,G라는 영화들은 특별한 상영제를 통해 TV에 동시 상영되는 개봉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것이 현재 다양한 영화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상영되고 있는 우리 극장가의 현주소이다. 영화에 따라 차등적 상영이 이뤄지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자연스러운 시장논리가 -유료관객이 자신의 호ㆍ불호를 한 장의 영화티켓을 구매함으로써 얻어지는 교환가치로 결정하는- 작동한 까닭이다. 물론 이는 영화를 배급하려는 주체가 영화의 시장성을 미리 검토하여, 그 영화의 배급 및 상영 규모를 사전에 제한한 경우도 많다.
다양한 예술영화 소개의 장이 되고 있는 예술영화전용관 하이퍼텍 나다 ⓒ프레시안무비 김정민 기자
앞서 언급한 상영관 상태로만 본다면 현재 우리 극장가에서는 실로 많은 영화가 다양한 방식으로 상영되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질 수 있다. 더구나 5개 관에서 출발하여 상영관을 확대하고, 최근 약 100,000명의 관객고지를 점하게 되는 ㈜스폰지 수입, 배급의 <메종 드 히미코>와 같은 사례는 예술영화, 혹은 저예산 독립영화 등을 포함하는 작은 영화 진영의 이상적인 배급의 한 모델로 비춰질 수 있다. <메종 드 히미코>가 무척 고무적인 하나의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이것이 소위 예술영화를 제작, 배급하는 수십 여 개의 주요 수입, 배급사들에게는 이례적인 사례이며, 작은 영화의 시장 만들기 및 수익구조의 선순환 고리 만들기로 적용하기엔 몇 가지 일반화하기 무리한 조건들이 있다. <메종 드 히미코>의 개봉 사례가 이후 개봉하는 영화들의 홍보/마케팅/배급 방식에 유의미한 변화를 주지 못했으며, 이후 동일한 개봉관에서 개봉하는 다른 영화들의 좌석 점유율 상승에 하등의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는 점들은 <메종 드 히미코>가 예술영화 시장에서도 매우 특별한 콘텐츠로 자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국내 저예산 독립영화 혹은 예술영화의 상영과 배급을 살펴 볼 때, 오히려 반대의 사례들이 많이 발견된다. 연간 약 30여 편의 독립 장편 극영화 및 다큐멘터리가 제작되지만 영화제를 통한 상영이 아닌 개봉관을 통해 정식으로 개봉하는 작품은 7-8편을 넘지 않으며, 이 또한 각종 배급 지원제도를 통해 각각의 배급비용을 충당하게 된 경우에나 가능하다. 2004년, 2005년은 2003년과 대비해서 아트플러스 회원극장들 간의 차별화된 프로그램 수급의 필요와 대기업 멀티플렉스의 틈새시장 공략을 위한 차별화된 인디관 운영으로 약 10여 편의 장편 극영화 및 다큐멘터리가 개봉하였다. 그러나 개봉작이 늘었다고 해서 전체 관객수가 늘어나는 유의미한 개봉결과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이러한 현상은 예술영화의 부가판권 시장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특히 앞 전의 E,F,G영화들의 개봉은 예술영화의 다양한 윈도우 시장 가능성이 크지 않기 때문에 기존의 윈도우(window)흐름을 과감히 생략한 형태의 개봉 방식을 대표적으로 보여준다. 이는 윈도우 간의 최소한의 유통기간을 보장해주는 장치인 홀드백(holdback) 개념을 파괴하고 윈도우 흐름 자체를 역전시킴으로써, 특정 윈도우가 가지는 절대적 우위를 극대화하는 이른 바 시장 경쟁력이 절대적으로 떨어지는 예술영화 콘텐츠의 부가판권 윈도우 현황이 잘 반영된 예라고 할 수 있다.
지난 3월 각종 국제영화제에서 주요한 부문의 상을 휩쓸다시피한 재중동포 장률 감독의 두 번째 장편 드라마인 <망종>(두엔터테인먼트 제작)의 경우만 살펴보더라도 다양한 영화 상영을 위한 영화진흥위원회의 개봉비 지원이 없었다면 이 작품의 일반 상영관 개봉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장률 감독의 전작인 <당시>의 개봉결과(1개관 263명)에 비하면 <망종>은 6월 16일 현재(지역 순회상영 중)까지 약 2,900명의 유료 입장객이라는 이전 상영작의 10배에 가까운 관객 수의 증가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는 2005년 후반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개봉한 <빛나는 거짓>,<다섯은 너무 많아>,<안녕 사요나라>,<동백꽃 프로젝트> 등과 같은 여타 다른 독립영화들의 개봉처럼 개봉 그 자체에 의미를 두는 선상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개봉 결과는 유료개봉을 통한 제작비 회수 혹은 재생산 제작 시스템 확보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턱없이 황당한 수치이다. 물론 저예산 독립영화가 개봉관을 통해 관객과 직접 만난다는 것과 유료관객과의 만남을 통해 배급시장에 대한 가능성을 타진한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면이 아주 없지는 않다. 하지만 이와 비슷한 범주의 영화들은 현재의 배급시장에서는 우선순위 밖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으며, 더구나 스크린쿼터가 없어진 현 상황에서 저예산 한국 독립영화는 제작•배급, 상영업자들에겐 시장 진입 자체가 고려대상이 안 되는 경쟁력 없는 콘텐츠로 전락하고 있다. . 2.다양성 영화, 다양한 층위(various level)의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 정부의 특별한 정책적 보호와 지원이 필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시장 경쟁력보다는 영화 미학적, 예술적 범주의 새로운 시도들이 높이 평가되는 저예산 독립영화, 예술영화들은 공공성을 근간으로 하는 지원책을 매개로 각각의 특성에 맞는 차별화된 방식의 제작-배급-상영에 대한 인프라 구축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특히 상영관의 경우 시장상황에 좌우되지 않는 지속적이고 독립적인 자체 프로그래밍과 미디어교육이 가능한 비영리재단 방식(국고 지원 혹은 지자체 지원을 통해 획득된 안정적인 운영방식의)의 운영 시스템을 가진 특화된 전용관 건립과 차별화되고 안정적인 프로그래밍을 통해 시장을 개발하고 유료 관객층을 확대해야 하는 책임과 의무를 지니는 탄력적인 유통/배급망 확보라는 상영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즉, 1) 차별화된 상영 인프라 구축
비영리재단 운영방식의 특화된 전용관 건립 중앙: 비영리적 성격이 강한 프로그래밍 보급사업을 주도하는 센터 역할 (다양한 장르의 저예산독립영화 개발, 제작, 상영 및 미디어 교육센터 역할 병행) * 영상자료원의 필름 아카이브 기능 정상화와 연계:시네마테크전용관을 비롯해 다양한 회고전 유치를 위한 공공 목적의 필름 아카이브 기능 회복 지역: 지.자.체와 연대한 미디어센터 운영 및 각 지역의 시네마테크전용관의 역할과 기능을 포괄하는 비영 리 프로그래밍 상영관 및 커뮤니티의 장 역할 고정관객층 개발을 담보하는 배급/상영관 역할 예술영화의 상영-배급-투자(제작/수입)까지 포괄하는 선순환고리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총체적인 역량을 갖춘 배급망 역할
위와 같이 차별화된 목적을 가진 다양한 상영관을 지향하는 인프라 구축은 작은 영화 혹은 예술영화에 대한 막연한 범주화를 막고, 장르적 한계를 넘어서는 개별적인 작품의 수익모델을 창출하기 위한 구체적인 인프라로 작동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 2) 디지털 유통망으로서의 설비 지원 2006년 현재 서울을 포함해 전국 11개관으로 구성된 아트플러스 회원극장은 연간 정해진 예술영화쿼터를 지키는 대신에 각각의 좌석수에 근거한 일정 금액의 운영보조금을 지원 받고 있다. 아트플러스 상영관들의 예술영화 쿼터는 아래와 같은 범주의 영화들에 대한 상영이다.
- 아 래 -
1. 작품가치가 뛰어난 국내외 작가, 예술영화 2. 상영기회를 얻지 못한 국내 비주류, 저예산영화 3. 산업규모와 관계없이 영화예술에 공헌하고 평단과 관객의 지지를 얻은 작품 4. 영화사상 가치가 분명한 고전영화 및 재상영 작품들 5. 다큐멘터리, 애니메이션 등 비주류 장르의 영화 6. 새로운 양식 및 기술적 시도를 한 이례적인 독립영화 7. 그 외 국내에서 소개되지 않았던 새로운 국적 또는 유형의 영화
그러나 위에 언급된 다양한 장르의 영화들을 상영할 수 있는 상영관은 그리 많지 않다. 최근 디지털 촬영 장비들의 대거 보급으로 저예산 독립영화 대부분의 작품들이 필름보다는 디지털 소스로 제작되는 것이 추세인 데 반해, 실제 완성된 영화들을 상영하고 배급하는 아트플러스 회원 극장들은 상영설비 미비로 인해 상영관에 걸맞는 프로그래밍 수급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영.진.위의 공식적인 배급지원작에 공모됨으로써 관련설비에 대한 비용을 지원받는 몇몇 작품을 제외하면 저예산 독립영화, 다큐멘터리, 애니메이션은 상영의 기회가 주어져도 상영할 수 없는 구조적인 어려움에 처해 있다. 다양한 영화를 상영코자 하는 상영관들(아트플러스, 시네마테크 전용관 등)의 디지털 상영 장비 완전 지원은 다양성 영화 상영 확보를 위해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당면과제라고 생각한다. 3) 차별화된 상영관을 주축으로 한 구체적인 관객개발 목표치 설정과 특화된 프로그램의 성공에 대한 인센티브 지원안 적용 아트플러스는 3년 전 당초 지원사업을 신청했던 대부분의 상영관들이 상영업 변경 혹은 타사업자 양도 등으로 회원극장에서 빠져나가고 해마다 새로운 상영관이 회원극장으로 신규가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지역 상영관의 경우, 기존의 지역 배급망에서 소외된 상영관들이 지원금에 대한 단순한 경제적 욕심으로 지원하는 경우에는 1년 이상 안정적으로 운영된 예를 찾아보기 힘든 편이다. 기존의 아트플러스 지원사업이 전국 유통망 구축이라는 지역적 안배를 떠나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배급망 역할을 하는 상영관을 중심으로 집중 지원하겠다는 정책적 방향이 정해진 때에, 한 단계 더 적극적인 지원책을 제안하는 바이다. 즉, 독일이나 프랑스의 경우처럼 일정 수치 이상의 절대적인 관객동원에 성공한 상영관에 한해서는 좀 더 특화된 명목의 추가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지원안을 말한다. 예를 들면 예술영화 쿼터일수를 지키면서 연간 35%-40%이상의 높은 객석 점유율을 획득한 상영관에 대해서는 연간 프로그램을 검토하여 관객 개발에 대한 주목할 만한 프로그램 선정과 개발을 높이 평가하는 차원의 추가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적극적인 지원책 마련을 검토해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는 다양성 영화의 구체적인 관객 증가에 유효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으리라고 기대된다. 또한 이러한 인센티브 지급안은 개별적이고 구체적인 상영프로그램에도 적용할 수 있는 것으로 현재 아트플러스 공동 프로그래밍 지원사업의 내용을 보완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판단된다. 더 나아가 이러한 형태의 프로그램에 대한 인센티브 지원사업은 유의미한 상영/배급을 시도하는 독립, 예술영화 전문 배급사의 배급비용 중 일부를 사전지원하고 배급 후 회수하는 방안으로도 확대 적용될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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