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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이 환한 주택가, 시민들 뜬눈으로 밤 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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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이 환한 주택가, 시민들 뜬눈으로 밤 새워

차분한 응원 분위기 ··· 출근길 교통 대란 없어

프랑스와 치러진 2006 독일 월드컵 본선 두번째 경기가 무승부로 끝난 19일 새벽 전국의 시민들은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18일 저녁부터 서울 광화문, 시청앞,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 등에는 붉은 티셔츠 차림의 시민들이 몰려들어 밤새도록 응원 열기를 지폈다. 이날 전국 73곳에서 50만 명 이상이 거리 응원에 나섰다. 서울의 경우 경기 시작 시각인 19일 새벽 4시 서울광장(서울 시청 앞 광장) 8만 명, 세종로(광화문) 10만 명, 상암동 월드컵경기장 6만 명, 잠실야구장 2만 명 등 15개 거리응원장소에 27만여 명이 모여 거리응원을 펼친 것으로 추계됐다.

경기가 새벽에 열린 탓에 실내에서 응원하는 경우가 많았다. 아파트촌과 주택가에서는 새벽까지 불이 꺼지지 않았다. 찜질방, 영화관, 회사 숙직실에서 밤을 새우는 시민들도 많았다.

상당수 시민들은 프랑스와의 경기보다 먼저 열린 일본 대 크로아티아 전, 호주 대 브라질 전 등을 잇따라 지켜보며 밤을 꼬박 새웠다.
▲ 박지성의 동점골이 터지기 전까지 거리응원은 가라앉은 분위기로 진행됐다. ⓒ프레시안

▲ 전반 8분 티에리 앙리의 선제골로 프랑스가 앞서가자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프레시안

대형 전광판으로 경기를 지켜본 거리응원단은 전반 9분 티에리 앙리의 선제골로 프랑스가 앞서가자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일부는 전반전 종료 직후 자리를 뜨기도 했다. 심지어 자리에서 꾸벅꾸벅 조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이런 분위기는 후반 36분 박지성의 동점골로 뒤집어졌다. 서울광장에서 거리응원을 하던 대학생 윤 모 씨는 "이 장면을 보기 위해 저녁 6시부터 밤새 기다렸다"며 기쁜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13일 토고전에 비해 이날 거리응원단은 젊은이들의 비율이 압도적이었다. 경기가 새벽에 열린 까닭에 30대 이상의 직장인들은 출근에 부담을 느껴 참여를 꺼린 반면, 대학생들의 기말고사는 대부분 끝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남편과 함께 서울광장을 찾은 주부 김 모 씨는 "(서울광장에) 젊은이들이 대부분이지만 별로 어색하지 않다. 신문에서 거리응원 때 난잡한 행동이 많이 벌어졌다는 기사를 보고 좀 걱정했는데 그렇지 않아 다행"이라며 "내가 젊었을 때는 이렇게 흥겨운 경험을 할 기회가 별로 없었는데 젊은이들의 활발한 모습이 부럽다"고 말했다.

50만 명이 서울 도심에 모였던 13일 토고전에 비해 응원객의 수가 줄었고, 날씨도 서늘했던 탓에 거리에서 음료수와 음식을 팔던 상인들은 판매고가 기대에 못 미쳐 침울한 표정이었다.

서울광장에서 김밥을 팔던 박 모 씨는 "완전히 졌다고 생각했는데, 박지성이 동점골을 터뜨려 다행"이라면서도 "사람들이 생각보다 적게 와서 김밥을 200줄도 채 못 팔았다. 가져온 김밥 중 절반이 그대로 남았다"며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
▲ 박지성의 동점골에 흥분하는 시민들ⓒ프레시안

▲ "제발 한 골만…." ⓒ프레시안

경기가 끝난 뒤에도 분위기는 대체로 차분했다. 13일에 비해 쓰레기도 훨씬 줄었다. 또 13일 거리응원의 부정적인 모습이 언론에 집중 보도된 까닭인지 자발적으로 쓰레기를 줍는 시민들의 모습도 종종 눈에 띄었다.

밤샘 응원으로 지친 시민들은 오전 6시경 경기가 끝나자마자 삼삼오오 흩어졌다. 우려했던 출근길 도심 교통대란은 벌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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