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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하디타 학살', 이라크에선 무수히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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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하디타 학살', 이라크에선 무수히 많다"

"의사소통 교육 제대로 시키지 않는 시스템이 학살 부추겨"

지난해 11월 미군의 공습으로 24명의 무고한 이라크 양민이 목숨을 잃었던 하디타 학살 사건이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뜨거운 이슈로 떠오르면서 미군이 저지른 또 다른 양민학살마저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이 가운데 한 이라크인 의사가 아직 드러나지 않은 또 다른 '하디타 학살 사건'이 수없이 많다고 증언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고 독립매체인 <인터프레스서비스(IPS)>가 7일 보도했다.
  
  "미군은 병원도 세 차례 습격…의사들에 수갑 채우고 약품 태우기도"
  
  미군의 하디타 학살 사건 당시 해당 마을에 있었던 이라크인 의사 살람 이스마엘은 <IPS>와의 인터뷰에서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주목받아야 할 또 다른 '하디타 사건'이 이라크에서 너무 너무 많다"고 주장했다.
  
  '이라크를 위한 의사회'의 일원으로 미군의 침공 이후 이라크의 참상을 알리기 위해 노력해 왔던 이스마엘은 지난해 11월 12일 서울대학교 보건대학교에서 열린 '아시아 보건 포럼 2005'에 참가해 이라크의 실상을 한국인 참석자들에게 생생하게 전하기도 했다.
  
  그는 하디타 학살 사건 당시 미군이 마을 전체에 전기와 물 공급을 중단했으며 심지어 병원을 공격해 약품들을 모두 불태워버렸다고 증언했다.
  
  그는 "병원은 세 차례나 공격을 받았다. 지난해 11월 사건 당시 병원은 미군과 이라크군에 의해 7일 동안이나 점령당한 상태였다"고 밝혔다. 그는 "이것은 제네바 협약에 대한 심각한 위반 행위"라고 비난했다.
  
  또 그는 "세 번의 공격 중 한 번은 미군이 실탄을 병원 내에서 사용하기도 했다. 그들은 모든 의사들에게 수갑을 채우고 병원 창고에 있는 물품들 전체를 파괴했다. 그것은 입원 중이던 환자 한 명이 사망함으로써 끝이 났다"고 주장했다.
  
  "이라크인과 대화 안되는 미군…테러용의자 분별할 방법이 없다"
  
  <IPS>는 미 국방부가 이 사건이 불거지자 관련 군인들에 대해 조사 중이라고 해명하고 있지만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라크인들과 소통할 수 있도록 하는 기본적인 교육을 받지 못한 군인들이 이라크 현지에서 작전을 벌이고 있기 때문에 이런 비극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2004년 2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이라크의 서부 다와르에서 복무했던 조셉 해쳐는 이라크에 배치되기 전에 받은 문화 교육이라고는 3시간 상당의 수업과 작은 책자를 받은 것이 전부였다고 말했다.
  
  이라크에 배치되기 전의 군인들이 교육받는 말이라고는 고작 '무릎 꿇어'나 '저항하지 마라' 정도가 다였다. 그는 "우리는 (이라크인들과) 대화할 수 있는 방법 같은 것은 배우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라크에 있는 동안 그 역시 하디타에서와 같이 수많은 민가들을 공격하는 작전에 참가했다. 그러나 그의 부대 중 어느 누구도 아랍어를 할 줄 몰랐으며 대개의 작전은 통역 없이 감행되곤 했다.
  
  그는 "민가에 대한 공격에서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말은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이라크인들과 대화가 되지 않는 상황에서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곤 그 집 내의 누군가에게 총을 겨누고 위협해 엎드리게 하는 것이 다였다. 따라서 누가 정말 '테러용의자'인지를 분별할 수 있는 방법은 그들에게 없었다.
  
  "공격지점 결정하는 근거는 정보원이 제공하는 정보뿐"
  
  해쳐의 이같은 증언은 이라크 북부 도시 모술에서 미군을 위한 통역자로 일했던 살람 알-아미디의 얘기와도 일치한다. 그는 5000명이 넘는 미군에게 배치된 통역자는 자신뿐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군이 어느 집을 공격할지를 결정하는 것은 대개 그 집에 테러용의자가 있다는 정보를 제공하는 사람에 의존하는 방법뿐이라고 주장했다.
  
  "만약 어떤 사람이 한 가정에 대해 개인적인 복수심을 가지고 미군에게 와서 그 집의 누군가가 무기를 판매하는 것을 그가 봤다고 말한다면, 우리는 그 집에 새벽 3시에 쳐들어가 문을 때려 부순 뒤 그 집 안의 모든 것을 망가뜨린다." 알-아미디의 증언은 이라크에서 미군이 무고한 사람들을 학살하는 데에는 시스템의 문제가 깔려 있음을 짐작케 한다.
  
  이같은 주장을 뒷받침하듯 최근 '하디타 사건'이 불거진 이후 미군의 이라크 양민학살 사건은 잇따라 폭로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도 지난 5일 미 해병대가 52세의 이라크인 장애인을 집 밖으로 끌어내 얼굴에 총을 네 발이나 쏘아 처참하게 살해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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