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2일 홍보정책 토론회에서 "선거 참패는 중요하지 않다"고 발언한 것은 사실관계가 잘못 알려진 것이고 발언 취지도 그릇되게 전달됐다고 뒤늦게 해명에 나섰다.
이백만 홍보수석은 4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당일 행사의 대통령 메시지 전달과정에서 빚어진 혼선을 인정하면서도 노 대통령이 선거결과를 대수롭지 않게 인식하는 것으로 투영되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역설했다.
이 수석은 "당일 행사에서 대통령이 선거결과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고 전제하면서 선거결과에 대한 청와대의 인식에 대해 "선거 부분에 대해서는 포괄적으로 행정적, 정책적 면에서 청와대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수석은 "당이 치른 선거이지만 청와대나 정부가 책임이 없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그런 측면에서 선거결과의 원인 진단과는 별개 문제로 청와대의 많은 간부들이 포괄적으로 많은 책임을 진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수석은 이어 "공무원은 무한책임을 지는 것"이라며 "국가적으로 중요한 일이 있을 때 공조직, 특히 제일 우두머리인 청와대에 대한 국민들의 시선을 엄중히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선거 이튿날에 선거결과를 놓고 "민심의 흐름으로 받아들인다"고 했던 발언이 이같은 맥락이라는 것이다.
이 수석은 "대통령이 선거에 대한 생각을 직접 말씀은 안 했는데, 그동안 민주주의에서 선거가 제일 중요하다는 얘기는 많이 하셨다"고 소개한 뒤 "선거를 통해 민의가 확인되는 것인데 선거만큼 중요한 게 어디 있느냐"고 강조했다.
특히 일부 보도를 통해 노 대통령이 토론회에서 "선거 참패는 중요하지 않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진 데 대해 "그런 표현은 없었다"고 부인한 뒤 "선거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라, 공무원 대상 토론회였던 만큼 선거결과에 너무 흔들리지 말고 공무원이 자존심을 갖고 중심을 잡고 일해 달라는 취지의 설명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 수석은 "선거 패배에 대한 인식과 관련된 발언은 없었다"고 거듭 강조한 뒤 "공무원의 역할을 강조하면서 '나한테만 충성하라고 하지 않는다. 국가를 위해 일해야 한다'는 말씀도 하셨다"고 전했다.
정태호 대변인은 지난 3일 노 대통령의 발언 녹취록을 공개했다. 그 내용은 "정책홍보 시스템을 만드는 과정에서 많은 반발이 있었다. 그래서 선거에서 패배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그런 인과관계가 있었다 하더라도) 그것이 나에게 중요한 것은 아니다. 한두 번 선거로 나라가 잘 되고 못 되는 것이, 어느 당이 흥하고 망하고 그런 것이 민주주의는 아니다. 그 나라가 가지고 있는 수준이 있다. 제도나 의식, 문화, 정치구조 등의 수준이 그 나라의 미래를 결정한다" 등이었다.
이 수석은 이와 관련해 "한 두번의 선거로 국가수준이 바뀌는 것이 아니며, 국가수준은 제도와 문화다. 참여정부 들어 많은 제도가 생겼고 정착되고 있는데 이 제도를 잘 정착되도록 해달라는 말씀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선거결과에 관계없이 제도가 중요하다는 얘기를 강조했던 것이고, 고려 광종 시대의 과거제도 도입을 얘기하면서 공무원 제도가 획기적으로 바뀌었음을 강조하고 공무원의 자존심을 역설하던 맥락에서 나온 얘기"라고 말했다.
이 수석은또 "자존심이 센 사람에게 열쇠를 주면 곳간은 축나지 않는다"는 정책홍보 토론회에서의 노 대통령 언급을 소개하고 "공무원들이 자존심을 갖고 일해 달라고 당부하는 자리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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