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가 지난 5월 30일, 방송위원회(위원장 노성대)로부터 중징계를 받았다. 징계 사유는 특정 영화를 노골적으로 홍보했다는 것. 방송위원회는 지난 4월 30일 방송된 <일요일 일요일 밤에>가 영화 <맨발의 기봉이> 포스터를 반복해서 소개하고 화면자막에 개봉 날짜를 공지한 것은 물론, 프로그램 진행자가 영화를 소개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는 등 영화를 노골적으로 홍보해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47조(간접광고) 2항'을 위반했다고 밝혔다. 방송위원회는 또한 <일요일 일요일 밤에>가 <맨발의 기봉이> 주인공인 배우 신현준을 몰래카메라로 속이는 과정에서 포스터를 반복 노출시켰으며, "신현준씨가 자신의 영화 <맨발의 기봉이> 홍보에 총력을 쏟고 있다"거나 "<맨발의 기봉이>가 서울까지 왔습니다" 등의 진행자 발언을 여과없이 방송했다고 덧붙여 중징계 사유를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방송위원회의 이 같은 결정에 따라 <일요일 일요일 밤에>는 '시청자에 대한 사과'는 물론 프로그램 관계자에 대해 징계를 피할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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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발의 기봉이 ⓒ프레시안무비 |
공중파 방송을 통한 영화 홍보는 사실 공공연히 이루어져 온 오랜 관행이다. 이번에 문제가 된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뿐 아니라 KBS, SBS 등 공중파의 수많은 엔터테인먼트 프로그램들이 영화 홍보의 가장 적극적인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공중파를 통한 영화 홍보는 영화 제작사와 방송사 둘 다에게 이익으로 작용한다. 영화 홍보 마케팅 담당자들은 온라인, 오프라인을 통한 그 어떤 홍보 전략도 공중파의 파급력을 따라갈 수 없다고 말한다. 방송사도 마찬가지다. 시청률에 일희일비하는 오락 프로그램에서 스타급 배우를 섭외하는 것만큼 중요한 일은 없다. 그들에게 영화 홍보는 평소 좀처럼 브라운관을 통해 만날 수 없는 스타급 배우들을 섭외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통로다. 이런 여러 입장과 이익이 뒤얽혀 '오락 프로그램=영화 홍보'라는 공식이 점점 굳어져 가고 있는 것이 지금의 실정이다. 방송위원회의 이번 결정은 그래서 점점 노골적으로 변해가는 공중파의 영화 홍보 분위기 전체에 일침을 가한 것으로 해석된다. '영화 홍보의 장'으로 변해가고 있는 공중파 오락 프로그램에 방송위원회의 일침이 어떻게 작용할지, 관심을 두고 지켜보아야 하는 것은 바로 이런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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