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의 흉기 피습 사건과 관련해 한진호 서울지방경찰청장은 21일 "용의자 지 모 씨는 전과 8범으로 14년 4개월을 복역한 전력이 있다"고 말했다. 장기 복역에 따른 사회적 불만이 범행 동기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 씨의 범행 당시 현장에서 난동을 부린 박 모 씨는 지난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 사건 이후부터 열린우리당에 2000원 씩의 당비를 납부해 온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예상된다.
흉기 휘두른 지모 씨, 장기복역에 따른 사회적 불만 때문에…
이번 사건의 수사본부장인 한 청장은 이날 중간수사 결과 발표를 통해 "지 씨가 범행 동기로 민주주의가 희석돼 아무 잘못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억울하게 15년을 복역하게 돼 관계기관에 억울함을 호소했으나 아무런 답변을 못들었다고 진술했다"며 "범행 동기에 대해 추가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 씨는 범행 당일이던 20일 오세훈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사무실에 전화를 걸어 이날 저녁 신촌에서 유세를 한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인천에서 범행장소로 이동했다고 전했다.
지 씨는 또한 지난해 12월에도 한나라당 사학법 반대투쟁 집회에서 한나라당 K 의원을 폭행한 혐의로 조사받았으나 K 의원 측이 처벌을 원치 않아 귀가 조치된 전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현장에서 함께 붙잡힌 박 모 씨(54세)와 지 씨는 서로 모르는 관계라고 진술했다고 한 청장은 전했다. 박 씨는 초등학교 동창생 자녀의 결혼식에 참석한 후, 회식에서 혈중 알콜농도 0.137(운전면허 취소수치) 정도로 취한 상태로 지씨의 범행 당시 마이크를 부수는 등 난동을 부리다 붙잡혔다.
한 청장에 따르면 박 씨는 "2004년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 이후 열린우리당에 매달 2000원 씩 입금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들이 공범이 아닌 것으로 확인되면서 흉기를 휘두른 지씨에게는 살인미수 또는 상해죄를, 마이크를 부수는 등 난동을 부린 박 씨에게는 재물손괴죄 등을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에정이다.
하지만 한 청장의 발표와 전날 밤 이택순 경찰청장의 발표 내용이 다소 달라 논란이 예상된다.
한 청장의 발표에 따르면 박 씨만 술에 취했을 뿐 흉기를 휘두른 지 씨는 혈중 알콜농도가 0%로 측정됐다. 이택순 경찰청장은 전날 긴급 기자회견에서 "지 씨 등이 현재 술에 취해 횡설수설하고 있는 상태에서 진술을 거부하고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한나라당 이계진 대변인은 21일 "이택순 경찰청장이 박근혜 대표 테러사건을 축소, 은폐하려는 의도로 초동수사 발표에서 범인이 음주상태였다는 등의 허위 발언을 했다"며 이 청장의 해임을 공식 요구했다.
박 대표 11cm 자상…60여 바늘 꿰매고 안정 중
한편 박근혜 대표의 수술을 담당한 세브란스 병원 측에 따르면 박 대표의 상처는 자상에 의한 것으로 오른쪽 귀밑에서 아래턱까지 길이 11cm이며 깊이는 깊은 곳은 3cm정도, 얕은 곳은 1cm 정도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창일 세브란스 병원장은 "침샘 부위와 턱 근육 일부가 손상됐으며 상처가 깊었음에도 불구하고 다행히 경동맥은 비켜나가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다"면서 "천만다행으로 안면 신경도 손상이 되지 않아 얼굴의 다른 기형이 남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술을 직접 집도한 탁관철 성형외과 교수는 "흉터는 남겠지만 아주 흉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6개월 뒤 부분적으로 2차 수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말을 하려면 2주 이상이 지나야 하고 자유자재로 말하려면 몇 달이 걸리는 만큼 연설을 하는 것은 무리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박 대표는 약 60여 바늘을 꿰매는 봉합수술을 받았으며, 입원기간은 약 1주일 정도가 걸릴 것으로 보인다.
박 대표는 현재 세브란스병원 20층 VIP실에서 안정을 취하고 있으며 21일 김영삼 전 대통령과 오세훈 김문수 후보, 이재오 원내대표, 이명박 서울시장 등이 병문안을 왔으나 면회가 중지돼 만나지 못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