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15일 리비아와 외교관계를 정상화할 것이라고 전격 선언한 이후 이번 발표가 북한과 이란에 미칠 영향력이 갖가지로 예측되는 등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리비아와 관계정상화 선언'이 석유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이번 발표를 통해 북한과 이란에 '메시지'를 전달하려 하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지만 근본적인 이유는 리비아가 가진 석유 때문이라는 것.
"석유 위해 안보와 국가 존엄성도 내줄 셈인가"
지난 1988년 리비아의 팬암 103기 폭발테러 당시 20세의 딸을 잃었던 수전 코언 씨는 16일 <USA 투데이>에 보낸 기고글을 통해 조지 부시 행정부가 리비아와 외교관계를 복원한 것은 오직 석유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코언 씨는 이날 "미국은 석유를 위해 정의를 팔았다(U.S. trades justice for oil)"는 글을 통해 "콘돌리자 라이스 장관은 우리로 하여금 이란과 북한이 대량살상무기(WMD)를 포기한 리비아를 따를 것이라고 믿게 하려고 한다"며 그러나 "그것은 '질 나쁜 농담(bad joke)'"이라고 주장했다.
코언 씨는 "이란과 북한은 WMD를 가지고 있거나 곧 가지게 될 것이기 때문"이라며 "그것이 현실적인 힘"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라이스 장관은 리비아와 인권, 의사표현의 자유 등 부시 대통령의 자유주의 의제와 일치하는 정치개혁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며 그러나 "이것은 심지어 '더 나쁜 농담(worse joke)'"이라고 비판했다.
그 이유에 대해 그는 "카다피 국가원수의 지혜에 대해 비판하거나 심지어 의문을 제기하는 어떤 사람도 리비아에서는 사막에서의 얼음과 같은 목숨인 셈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살인적이며 과대망상증 환자와 같은 카다피를 껴안는 것은 모두 석유 때문"이라고 강조하고 "그는 석유를 가지고 있고 우리는 그것을 원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부시 행정부의 관계정상화 결정의 이유를 분석했다.
그는 "우리는 배럴당 70달러 이상을 지불해야 할 것이고, 우리의 안보와 국가 존엄성도 지불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전세계 어떤 사람도 라이스 장관에게 속아 넘어 가지 않을 것이라며 카다피는 팬암 103기 폭발 사고에 대해 진심으로 책임을 인정하고 사과한 적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그는 리비아가 WMD를 폐기했다고 하지만 "(그것이) 그들이 팬암 103기를 날려버린 것을 모두 용서해줄 만한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외교관계 정상화는 리비아 유전에 대한 경쟁 부를 것"
리비아는 풍부한 원유를 가진 나라다. 그러나 미국이 리비아를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하고 각종 제재 조치를 실시함에 따라 풍부한 원유는 제대로 개발되지 못한 채 방치돼 왔다. 하루 생산량이 160만 배럴에 지나지 않으며 지난 1979년 이래 하루 원유 생산량이 200만 배럴을 넘지 못했다.
그러나 미국이 리비아와의 관계를 정상화하고 관련 제재들을 철회하면 당장 리비아의 유전에 대한 투자와 관심이 쏠릴 것이라는 전망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특히 노후화된 장비들을 새로 교체하는 작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유정 내에 가스, 물, 특성화학약품 등을 주입해 석유를 뽑아내는 회수증진(EOR) 장비의 경우 국제 석유관련 대기업들 간의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의 분석가인 찰스 에서는 "이번 외교관계 정상화는 EOR 기술의 수출을 의미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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