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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패배가 가져올 충격 크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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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지방선거 패배가 가져올 충격 크지 않다"

<인터뷰>유인태 선대위원장 "오세훈, 포장과 내용 달라"

5.31 지방선거를 20일 가까이 앞두고 여전히 큰 차이로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가 앞서고 있지만 강금실 열린우리당 서울시장 후보 캠프의 유인태 선거대책위원장은 12일 "지금 낙담할 필요는 없다"며 기대를 드러냈다.

아직까지 한나라당의 높은 지지율과 제대로된 검증을 거치지 않은 오세훈 후보의 막연한 '클린 이미지' 때문에 각종 여론조사에서 20% 포인트 가까이 뒤지고 있지만 본격적인 검증에 들어가면 "결국 박빙의 싸움으로 좁혀져갈 것"이라고 유 위원장은 지적했다.

"'오세훈 선거법'은 포퓰리즘"

유 위원장은 특히 열린우리당이 이날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가 출마 직전까지 정수기 광고에 출연한 게 '선거 90일전부터 후보자는 방송, 신문, 잡지, 기타의 광고에 출연할 수 없다'고 규정한 선거법을 위반했다고 검찰에 고발한 사실을 강조했다. 그는 "후보 자격 박탈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법원의 몫이지만 명백히 선거법을 위반한 것을 문제 삼지 않는다면 앞으로 누가 선거법을 지키려고 하겠냐"며 "이는 흠집내기 차원이 아니고 법치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유 위원장은 또 오 후보의 주요 업적 중 하나로 꼽히는 '오세훈 선거법'에 대해서도 상당히 부풀려진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돈 안 쓰는 선거를 만든 것은 지난 대선자금 수사와 17대 총선 당시 정부의 강력한 의지 때문"이라며 "후원회 행사 금지, 지구당 폐지 등을 주요 골자로 하는 '오세훈 선거법'은 포퓰리즘적 성격이 강하다"고 강조했다.

"정동영 의장, 선거 패배 책임지고 물러날 이유 없다"
▲ 유인태 위원장은 강금실 후보가 제대로된 검증을 거치지 않은 오세훈 후보의 '클린 이미지' 때문에 각종 여론조사에서 20% 포인트 가까이 뒤지고 있지만 본격적인 검증에 들어가면 "결국 박빙의 싸움으로 좁혀져갈 것"이라고 말했다. ⓒ프레시안

유 위원장은 또 이번 지방선거 결과와 관련해 "여당이 서울과 경기에서 하나만 이기면 이런 조건 속에서 큰 성과라고 본다"고 밝혔다.

유 위원장은 특히 "투표율이 낮은 선거는 여당에 불리할 수밖에 없다"며 "지방선거 패배가 여당에 가져올 충격이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 따라서 그는 이번 지방선거 패배를 책임지고 정동영 의장이 사퇴해야 할 이유도 없고, 지방선거 후 여당 내 지각 변동이 일어날 가능성에 대해서도 낮게 봤다.

유 위원장은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의 분당 과정을 언급하면서 "당이 갈라지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며 "우리당 의원들 중 아무도 지방선거 이후 당이 깨질 것이라고 걱정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노 대통령의 탈당 가능성에 대해서도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차기 대선을 앞두고 대권주자들이 노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울 시기에 대해서도 "금년 정기국회는 끝나야 한다"고 전망했다.

"고건, 신중한 분…열린우리당과 함께 할 것"

유 위원장은 고건 전 총리의 거취 문제에 대해 "그 동안 정몽준, 이인제 등 개인적 인기를 갖고 제3당을 만들어 대선에 도전했던 분들이 대개 3등을 했다"며 "고 전 총리는 워낙 신중한 분이니 다음 대선에 도전한다면 기존 정당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한나라당엔 유력 후보가 2명이나 있고 이쪽은 비빌 언덕이 현재로서는 있어 보이지 않냐"며 결국 고 전 총리가 열린우리당과 행보를 같이 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유 위원장은 지방선거 이후 정치권의 '빅 이슈'로 정계개편 가능성에 대해선 낮게 본 반면 '개헌론'에 대해선 적극적인 의지를 표명했다. 그는 "대선과 총선이 겹치는 해가 2007년이고 이번을 넘겨 다시 임기가 맞으려면 2028년으로 가야 한다"며 "4년 중임제 대선과 국회의원 주기를 맞출 필요가 있다면 개헌 문제를 지방선거 끝나고 바로 논의하기 시작해 내년에 마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의 유인태 의원실에서 진행된 인터뷰 전문이다.

"결국 박빙의 싸움으로 갈 것"

- 선거 분위기가 안 난다. 너무 얘기를 안 한다.

"지금 별로 안 좋으니까 신명이 안 나는 화제니까."

- 당에서는 답답하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

"답답하기야 답답하겠지. 총선 이후 2년이 경과했는데 그간 누적된 게 단숨에 해결되겠나.

- 남은 기간 동안 반전할 수 있겠나?

"딱히 반전을 기대한다기보다 선거라는 게 임박하면 조정 국면을 거치기 마련이다. 지금 15~20% 포인트 차이인데, 지난 2004년 총선에서 탄핵바람이 거세게 불 때 선거 일주일 전에 여론조사 결과 열린우리당이 230석을 차지할 것이라는 보도가 있었다.

마찬가지로 그동안 누적된 불신으로 이번 선거가 어려운 것은 틀림없지만 임박해지면 좁혀질 것이고, 선거 며칠 전 이런저런 변수들이 마지막 몇 %를 좌우할 것이다. 결국은 박빙의 싸움으로 좁혀져갈 거라고 본다.

거기서 굳이 희망을 얘기한다면 우리 후보는 별로 악재가 터질 게 없다. 해봐야 가계 문제인데 그건 본인의 문제도 아니다. 오 후보 쪽은 본인의 문제에 있어 가까이 했던 사람들의 얘기를 종합하건데 인기를 얻고 있는 포장과 내용물과는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앞으로 얼마나 제대로 검증이 이뤄질지 모르지만 지금의 과포장된 거품이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오 후보 쪽에서 네거티브를 안 한다는 게 일종의 검증을 기피하는 것이 아니냐."

- '포장지 벗기기'가 외부 변수에 의해 돌출적으로 등장하기는 어렵다. 당에서 준비해야 하는 것 아니냐. 그럴 경우 네거티브 논란도 있을 수 있다.

"얼마 전 박계동 의원의 몰카 사건이 터졌는데, 과거 같으면 바로 국정원을 의심했을 것이다. 권력을 의심하는 여론이 별로 없는 것을 보면 세상이 많이 달라졌다. 당이 안 해도 인터넷 세상이라 언제 어디서 뭐가 터질지 모른다."

- 자연발생적 돌출 변수 말고 구조적으로 역전시킬 수 있는 변수가 없나?

"선거가 가까워져야 국민들 구체적으로 결심을 해나간다. 자연발생적으로 외부 변수가 없어도 격차는 좁혀질 수밖에 없다."

- 최종적으로 몇% 차이로 예상하나?

"알 수는 없지만 지난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명박 시장과 김민석 후보 사이 격차가 9%였다. 그 정도가 최대로 벌어진 차이라고 본다."

"오세훈도 과포장된 거품 빠지게 마련"

- 강금실 후보가 처음 출마 선언했을 때보다 신선도가 많이 떨어진 것 아닌가. 처음에는 기존 정치와 다른 차원의 정치를 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있었다.

"강 후보가 법무장관 그만두고 좀 신비스럽게 비춰진 것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구름 위에서 내려오면 거품이 빠지는 게 자연스러운 것이다. 오세훈 후보는 더 높은 구름을 타고 있으니 오 후보도 빠지게 마련이다."

- 선대위원장으로서 강 후보에게 특별히 주문하는 것은 없나?

"별로 없다. 판사 경험을 해서 그런지 강 후보가 좀 완벽주의자 같다.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도 그런 면이 있었다. 그래서 그동안 살아 온 상식, 내공, 경륜이 있는데 정책 한두 가지 모르면 어떠냐. 편하게 나가라는 정도의 얘기를 한다."

- 옆에서 보기에 강 후보가 정치인으로 대성할 가능성이 있나?

"가까이에서 보지는 않아서 평가하기는 그런데, 대개 비춰지는 모습과 실체 사이에 큰 차이는 없는 것 같다."

- 물론 여당에 누적된 불만이 현재 지지율에 반영된 것이지만 그동안 진행해 온 전략이 문제는 없었다고 보나?

"한나라당 후보가 확정된 후에 출마선언을 하는 게 나을 것이라는 얘기도 있었다. 그러나 당시에는 강 후보가 너무 잰다는 지적도 많았다. 특별히 전략적인 오류가 있어서 지지율이 떨어진 것은 아니라고 본다."

- 초기에 후보와 당을 분리한 것은 의미 없는 것 아니었나"

"약간의 오해가 있었다. 경선을 거쳐 후보가 되기 전까지는 공식적인 당 후보가 아니고 경선 후보 중 하나에 불과하다. 김영춘 의원과 민병두 의원은 강 후보가 개인적으로 가서 도와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경선 과정에서 강 후보가 지지도를 유지하려면 당과 거리를 두는 게 좋지 않겠냐는 조언은 있었지만 강 후보 본인이 거리를 두겠다는 얘기를 한 적은 없다."

- 중앙당 차원의 슬로건이 '지방권력 심판론'이었다. 이게 전략적 실수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그런 면이 없잖아 있다. 1995년 첫 지방선거는 민주당이 이긴 셈이고 1998년 선거를 거쳐 2002년 선거에서 한나라당이 압승한 것이다. 마치 지난 10년간 한나라당이 지방 권력을 독점해 온 것처럼 얘기하는 것은 문제다.

물론 지방권력에 대한 감시체계가 소홀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런 차원에서 부패나 비리에 좀더 근접해 있는 정당이 어느 정당이냐는 것이다. 최근 공천 비리도 빙산에 일각에 불과하다고 한다. 공천 헌금을 한 사람이 단체장이 되면 본전 뽑으려 할 것이고 악순환이 되풀이 될 것이라는 점을 부각시키려고 한 것이다.

그런데 여론조사를 보면 한나라당의 슬로건보다는 '지방권력 심판론'에 대한 지지도가 좀더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면 성공한 것 아닌가."

"서울, 경기 중 하나만 이기면 큰 성과"
▲ ⓒ프레시안

- 정동영 의장이 여러 군데 뛰어다니고는 있는데 중앙당 차원에서 효과적으로 지원을 해주고 있냐는 의문이 든다. 바쁘기는 한데 내용 있는 메시지는 별로 없는 것 같다.

"지금 정 의장 체제의 문제가 아니라 기본적으로 당에 누적된 불신 때문이다. 스스로 반성할 대목이 많이 있지만 한편으로 좀 억울한 측면도 있다. 우린 엄청난 혁명을 이룬 것 아니냐. 당에서 제왕적 총재를 없앴다. 아직도 저쪽은 광역단체장 일부만 경선을 치렀지 전부 공천심사위에서 심사하다보니 비리가 터졌다.

우리당은 기초의원까지도 상향식으로 바꿨다. 이런 실험 속에서 새로운 질서가 창출될 것이라고 했는데 새로운 질서를 안착시키지 못하고 2년간 지도부가 7번 바뀌면서 의원들이 중구난방으로 혼란스럽게 비쳤다. 그러면서 지지자들에게는 개혁을 제대로 추진하지도 못해 불만이고 일반 국민에게는 안정감을 주지 못한 것이 있다. 이 길이 바른 길이라도 새로운 질서가 금방 안착할 수는 없고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인내심과 애정을 갖고 봐 주었으면 한다."

- 추락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전통적 지지층을 결합한다고 광주도 가고 김대중 전 대통령도 찾고 하는데 이것과 함께 이번 선거를 계기로 여권이 제2의 개혁을 가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해야지 지지층이 재결집하지 않겠나.

"2년간 우리가 주어진 조건 속에서는 최선을 다한 게 아니냐. 국가보안법의 경우 한나라당 의원 120명이 달려들면 물리적으로 할 방법이 없었다. 그 이외의 사학법 등 몇 가지 법안은 사실은 한나라당 의원들이 지도부에 사실상 항명한 것이다. 박근혜 대표만 모르지 어느 정도 쇼로 막아준 것이다. 우리로서는 할 만큼 했다고 생각한다. 오죽하면 대통령이 사학법을 양보하라고 했겠나."

- 지금 상황에서 광역자치단체 16개 중 몇 개가 최대치라고 생각하나?

"서울시 선대위원장이 할 얘기는 아니건 같고 서울, 경기에서 하나만 이기면 이런 조건 속에서 큰 성과라고 본다."

- 노무현 대통령에게 이번 지방선거가 별다른 의미가 없다고 보는가.

"2002년 6월 지방선거, 8월 재보선에서 참패하고도 그해 12월 대통령에 당선됐다. 투표율이 낮은 선거는 여당에 불리할 수밖에 없다. 지방선거 패배가 가져올 충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

- 그렇다면 이번 지방선거가 기대와 달리 성과가 안 좋게 나오면 당에 타격이 클 것 같나?

"타격이 그렇게 클 거라고 보지는 않는다. 우리당의 어려움 중 하나는 지역 기반이 없다는 것이다. 그동안은 지역에 기반한 정당의 고정 지지층이라는 게 양김(YS, DJ)의 아들들이 아무리 비리를 저질러도 떠나지 않는 측면이 있었다. 따라서 지역주의 정치지형 하에서 투표율이 낮은 선거에선 여당이 이기기 어렵다."

- 지방선거에서 패했을 경우 정동영 의장이 사퇴해야 한다고 보나?

"가정을 갖고 얘기하는 게 적절하지 않다. 작년 10월 재보선 참패를 책임지고 문희상 대표 등 당 지도부가 물러났었다. 재보선이 원래 이기기 어려운 선거인데 당시 중앙위원-연석회의에서 사퇴 요구가 일어서 물러났다. 나는 저런 식이면 6개월에 한번씩 재보선 끝날 때마다 지도부를 갈아치워야 한다는 것인데 가당치도 않다고 생각했다. 이런 모습이 우리당의 불신을 가져오게 만든 요인이다. 지방선거에서 당 지도부가 실수를 해서 이길 수 있는 선거를 망쳤다면 책임져야 하겠지만 한국 정치지형 속에서 투표율이 낮아서 졌다면 그냥 가야 한다.

또 그렇게 지금 낙담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지난 대선 때도 선거를 불과 한 달도 안 남기고 정몽준 후보와 단일화를 성사해냈다. 선거를 앞두고 우리 국민들이 좀 더 냉정하게 생각할 것이라고 본다."

"오세훈 '정수기 광고', 흠집내기가 아니라 법치의 문제"

- 오늘 당 차원에서 오세훈 후보의 정수기 광고를 문제 삼았다.

"난 저것을 문제 없다고 하면 선거법이 무용지물이 될 것 같다. 예를 들어 선거에 출마할 것 같은 사람이 지역 주민들에게 밥 사고, 술 산다고 해서 범죄 행위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 사람이 출마 의사를 밝히는 순간 이 행위는 선거법 위반이 된다. 그런데 지금 오 후보 쪽 논리대로 한다면 '그 때는 내가 선거에 출마할 의사가 없었고 지역 주민들에게 좋은 일 한 것'이라고 발뺌하면 되는 것인가. 본인의 주관적 의도를 그런 식으로 변명을 한다면 누가 선거법을 지키겠는가. 광고회사가 '당신 출마할 것이냐'고 묻기까지 했다고 한다. 그런데 출마 안 한다고 하고 광고를 내 보냈다. 3개월 시효를 넘겼으면 이미 그 사람은 후보 자격이 없는 것 아닌가. 후보 자격을 박탈하느냐, 아니냐는 법원의 몫이겠지만 오세훈 후보가 명백히 선거법을 위반한 것을 놓고 아무도 문제 삼지 않는다면 앞으로 누가 선거법을 지키려고 하겠는가. 선관위에서 다른 데에서는 밥 한 끼 산 거 가지고 50배를 물리는 등 엄격하게 적용하고 이 문제는 유야무야 넘어가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이는 흠집내기 차원이 아니고 법치의 문제다.

그리고 '오세훈 선거법'이라는 게 참 도대체..."

- 이 부분도 입장을 명확히 해달라. 오세훈 후보의 '클린 이미지'를 만드는 대표적인 게 '오세훈 선거법'이다.

"사실 '오세훈 선거법'으로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돈 안 쓰는 선거를 만든 것은 지난 대선자금 수사와 17대 총선 당시 정부의 강력한 의지에 따른 것이다.

후원회 행사 금지, 지구당 폐지 등을 주요 골자로 하는 소위 '오세훈 선거법'은 포퓰리즘적 성격도 강하다. 상향식 민주주의하자고 하면서 지구당 폐지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민주노동당은 지구당 폐지를 반대하는데 그렇다면 민주노동당이 가장 반개혁적인 당이냐."

- 여당이 조직형태가 상향식 공천을 해서 집중화가 덜 되는 측면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지방선거 이후'를 너무 많이 고민한다는 지적도 있다.

"난 언론들이 억측을 너무 많이 한다고 본다. 87년 이래 소선거구제를 유지하는 속에서는 기호 3번 정당이 승리한 것은 열린우리당이 처음이다. 기호 1,2번의 경쟁인데, 이는 지역에 기반한 정당끼리의 싸움이다.

확실한 대안이 보이지 않는다면 기호 1,2번 당을 뛰쳐나간다는 결단이 쉽지 않다. 2002년 대선 당시 정몽준 후보의 인기가 치솟고 노무현 후보가 10%로 추락했던 무렵에도 '후단협' 등이 있었지만 당이 안 깨졌다. 당을 떠난 사람은 안동선, 김민석, 김원길 세 명에 불과했고, 이들은 결과적으로 오리알 신세가 돼 버렸다.

열린우리당 창당 당시 시대적 명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신당 창당이 어려웠다. 김원기, 정대철, 김근태, 이해찬 모두 신당하면 망한다고 봤다. 마지막 명분은 상향식 공천에 대한 당헌 개정 문제였는데 박상천 전 의원이 이를 수용했다면 당이 안 깨졌을 것이다.

그만큼 당이 갈라지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우리당 의원들 중 아무도 지방선거 이후 당이 깨진다는 걱정을 안 한다."

"노대통령, 탈당 가능성 낮다"
▲ 유 위원장은 이번 지방선거 결과와 관련해 "여당이 서울과 경기에서 하나만 이기면 이런 조건 속에서 큰 성과라고 본다"고 말했다. ⓒ프레시안

- 대통령과 여당의 관계는 또다시 반복되는 것이냐. '지방선거 후 대통령 탈당' 얘기도 나온다.

"대통령이 추진하는 정책에 대해 열린우리당이 결정적으로 제동을 걸거나 안 맞으면 어떤 결단을 할지 몰라도 대통령을 뒷받침할 세력이 열린우리당인데 지금 기조대로 갈 것이다. 탈당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 지방선거가 끝나고 나면 대통령 임기 후반기다. 대선국면으로 접어들 수밖에 없고 차기 대권주자들의 움직임이 빨라질 것이다. 현재 권력과는 갈등을 빚을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

"금년 정기국회는 끝나야 한다. 정기국회에서 정부의 개혁 정책을 마지막 입법화할 때까지는 공동체로 갈 것이다. 정기국회가 끝나고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로 들어가면 차별화와 갈등도 생길 것이다."

- 앞에서 소선구제 얘기를 했는데 개헌론에 대해선 어떤 입장인가. 박근혜 대표는 차기 정권으로 개헌 논의를 넘기자고 주장한다.

"대선과 총선이 겹치는 해가 2007년이다. 이번 기회를 넘겨 다시 임기가 맞으려면 2028년으로 가야 한다. 4년 중임제 대선과 국회의원 주기를 맞출 필요가 있다면 개헌 문제 논의를 금년에 시작해서 내년에 마쳐야 한다."

- 한나라당이 개헌을 반대하면 할 수 없는 것 아니냐.

"국민 여론이나 학계, 시민단체에서 개헌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어느 정도 있다고 본다. 우선 대선과 총선 주기만이라도 맞추는 개헌을 하려면 지방선거 이후에 바로 착수해야 한다."

- 노 대통령은 개헌 문제에 관심이 있나?

"관심을 갖고 있겠지만 현직 대통령이 차기 권력을 결정짓는 문제에 나서 성공한 예가 없다."

"고건, 열린우리당과 같이 못 할 이유 없다"

- 차기 대권 구도와 관련해 고건 전 총리가 여당에 합류할 것으로 보는가?

"참여정부 초대 총리를 지낸 분인데 같이 못할 이유가 있나."

- 고 전 총리가 스스로 그런 결정을 내릴까?

"그동안 정몽준, 이인제 등 개인적 인기를 갖고 제3당을 만들어 대선에 도전했던 분들이 대개 3등을 했다. 고 전 총리는 워낙 신중한 것으로 소문난 분이지 않나. 또 본격적으로 정당생활을 해본 분도 아닌데 당을 만들어서 한다는 게 쉽지 않을 것이다. 다음 대선에 도전한다면 기존 정당에 참여해 그 안에서 도모하실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열린우리당과 못할 이유는 하나도 없다."

- 그렇다면 다음 대선에서 정동영 의장과 김근태 최고위원이 주장하는 '반한나라당 전선'을 구축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보나.

"그렇게 갈 수밖에 없지 않나. 한나라당엔 유력 후보가 2명이나 있고 이쪽은 비빌 언덕이 현재로서는 있어 보이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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