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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ㆍ김완기 대신 '40대 수석' 기용하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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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ㆍ김완기 대신 '40대 수석' 기용하는 이유는?

이르면 2일 개편…노대통령 직할체제 강화될 듯

  노무현 대통령이 이번 주말 해외 순방을 떠나기에 앞서 대대적인 청와대 비서실 개편을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병완 "2일이나 3일 5명 수석급 비서관 교체"
  
  이병완 청와대 비서실장은 2일 오전 국무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청와대 개편에 대해 "후임이 정해지면 빠르면 오늘 할 수도 있고, 아니면 내일 오전 중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총 5곳이 대상"이라고 밝혔다.
  
  이번 개편에서 '왕수석'인 문재인 민정수석을 포함해 김완기 인사수석, 황인성 시민사회수석 등 세 명의 수석비서관이 물러나고, 이들의 자리에 각각 전해철(44) 민정비서관, 박남춘(48) 인사관리비서관 등 40대 비서관들이 사실상 내정된 상태다. 황인성 수석 후임으로는 이정호(47) 제도개선비서관, 천호선(45) 의전비서관를 비롯해 외부 인사로 재야 법조계 인사 등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행정자치부 장관으로 자리를 옮긴 이용섭 전 혁신관리수석과 '황우석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난 박기영 전 정보과학기술보좌관의 후임 인선도 포함된다. 혁신관리수석에는 차의환 혁신관리비서관(59)이 유력하며, 정보과학기술보좌관으로는 여성 과학자가 발탁될 것으로 알려졌다.
  
  노대통령과 개인적 인연 있는 40대 참모 전진 배치
  
  이번 비서실 개편에 대해 청와대는 "노 대통령이 연초부터 비서실 개편을 고민해 왔지만 총리 교체 등 요인으로 미뤄진 것"이라며 정치적 해석을 경계했다.
  
  문 수석은 이미 건강상의 이유로 여러 차례 사의를 표명했었지만 마땅한 후임이 없어 노 대통령이 그간 문 수석을 붙잡고 있었던 것이며, 김완기 수석도 지난 연초 개각부터 매번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등 적절한 교체 시기를 엿보고 있었다는 설명이다. 황인성 수석도 지난 2004년부터 시민사회비서관으로 재직하는 등 오래 일한 편이라 이번에 동반 교체하게 됐다고 한다.
  
  그러나 물러나는 세 명의 수석의 면면으로 미루어 이번 개편의 정치적 의미는 단순하지 않아 보인다.
  
  문재인 수석은 청와대 내 부산파의 좌장이자 현 정부 청와대의 개혁성을 상징하는 인물이었다. 노 대통령의 직무정지 기간이었던 지난 2003년 2월부터 5월까지 약 3개월간 청와대를 떠나 있었던 기간을 제외하고는 노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해 왔다. 정찬용 전 인사수석의 후임인 김완기 수석은 공직사회에서 호남인맥의 상징이다. 1974년 민청학련 사건으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바 있는 황인성 수석은 오랜 재야운동과 시민운동 경력을 가진 인물이다.
  
  반면 이들이 물러난 자리를 물려받는 것은 노 대통령과 개인적 인연이 각별한 40대 비서관들이다. 차기 민정수석이 유력한 전해철 민정비서관은 천정배 법무부 장관이 창립한 법무법인 해마루 출신의 변호사다. 전 비서관은 노 대통령의 최측근인 안희정 씨의 변호를 맡기도 했다.
  
  김완기 인사수석의 후임으로 유력한 박남춘 비서관은 노 대통령이 해양수산부 장관으로 재직할 때 총무과장으로 같이 일한 경험이 있다.
  
  차기 시민사회수석을 검토되고 있는 이정호 비서관은 열린우리당 이광재 의원의 처남이며, 천호선 비서관도 지난 대선 때부터 노 대통령을 보좌해 온 청와대 핵심 386 비서관 중 한 사람이다. 또 차의환 혁신관리비서관은 노 대통령의 부산상고 동기생이기도 하다.
  
  '황우석 사태' 때 반기 든 수석들 물러나노대통령 직할체제 구축
  
  이처럼 '40대 수석 시대'가 열리는 등 이번 개편은 기본적으로 청와대 내 세대교체의 의미를 갖는 것으로 보인다. 임기 후반기인 만큼 외부인사 영입보다는 노 대통령의 국정운영 철학과 스타일을 잘 아는 내부인사 승진에 더 무게를 뒀다고 한다.
  
  특히 이번 인사로 청와대 비서실 내에서 노 대통령의 영향력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공교롭게도 물러나는 문재인 수석과 황인성 수석은 지난해 연말 '황우석 사태'가 불거졌을 때 줄기세포 논문의 조작 가능성을 제기하는 등 황 교수를 일방적으로 감쌌던 김병준 정책실장 및 박기영 전 과학기술보좌관과는 상반된 의견을 냈었다. 문 수석은 이호철 국정상황실장과 함께 노 대통령에게 직언을 자주 하는 몇 안 되는 참모진 중 한 사람이다.
  
  지난해 8월 임기 반환점을 맞아 이병완 비서실장을 임명하면서 노 대통령은 청와대 비서실도 분권형 체제로 개편했다. 비서실장이 수석.보좌관들을 관할하는 게 아니라 김병준 정책실장, 문재인 민정수석, 김완기 인사수석 등 핵심 포스트에 있는 수석들이 각자의 영역을 책임지고 이병완 실장은 정무 및 홍보 업무에 주력하면서 전체적인 업무 주율을 맡아 왔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비서실의 분할 체제는 이번 개편으로 40대 수석들이 대거 기용되면서 노 대통령 직할 체제로 바뀔 가능성이 크다.
  
   '지방선거 이후 개각'을 염두에 둔 개편?
  
  한편 이번 청와대 개편이 5.31 지방선거를 한달 가량 앞둔 시기에 단행된다는 점을 놓고도 정치적 해석이 제기되고 있다. 지방선거 이후를 대비한 내부 체제 정비의 일환이 아니겠느냐는 것이다. 지방선거 이후 정계개편 등 정치권이 요동칠 경우에 대비해 청와대 내부는 노 대통령의 의중을 잘 파악하면서도 노 대통령의 직할이 가능한 젊은 신진들을 대거 기용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또 지방선거 이후 개각도 어느 정도 염두에 둔 인선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특히 천정배 법무장관이 지방선거 이후 당에 복귀할 경우 문 수석이 후임 법무장관이 될 것이라는 얘기도 있다. 천 장관은 2일 지방선거 후 당 복귀설에 대해 묻는 질문에 "5월 31일 이후 언젠가는 복귀할 것"이라며 부인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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