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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대-서강대 통합 '물밑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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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대-서강대 통합 '물밑 추진'

대학 구조조정 흐름 가속화될 듯

  가톨릭대와 서강대가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특히 25일 교육부 관계자가 "지난해 10월 서강대 처장들이 찾아와 '가톨릭대와 통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해 문의한 적이 있다"고 밝히면서, 두 대학의 통합설이 힘을 얻고 있다.
 
  통합설 흘린 것은 '여론 떠보기'용?
 
  그러나 가톨릭대와 서강대 측은 통합설에 대해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가톨릭대 관계자는 "(통합설을) 언론보도를 통해 처음 접했다"며 "1994년 성심여대와의 통합 이후 '이제는 서강대와 통합을 추진할 차례'라는 의견은 계속 제기돼 왔지만, 공식적으로 논의된 바는 없다"고 밝혔다.
 
  서강대 관계자도 "지난해 손병두 총장 취임 이후 기획처에서 아이디어 차원의 논의를 진행해 왔을 뿐"이라며, 통합설을 기정사실화하는 것을 경계했다.
 
  하지만 두 대학의 통합설이 이미 언론을 통해 공론화되었음에도 두 대학의 재단과 학교 측이 공식적인 반박성명을 발표하지 않고 있어서, 이미 통합을 위한 물밑논의가 상당한 수준으로 진행되었을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일반적이다.
 
  일각에서는 두 대학이 통합을 위한 계획에 합의한 상태에서 학교 안팎의 여론을 떠보기 위해 언론에 통합설을 흘린 게 아니냐는 추측을 내놓기도 했다.
 
  서로 다른 재단, "과연 합칠 수 있을까?"
 
  가톨릭대와 서강대 관계자의 조심스러운 반응은 아직 학교와 재단 차원의 공식적인 입장이 발표되지 않았기 때문만은 아니다.
 
  현행 사립학교법은 복수의 재단이 학교 운영에 참여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만약 두 대학이 통합될 경우 각 학교의 재단도 함께 통합되거나 어느 한 쪽이 학교 운영에서 손을 떼야 하기 때문이다.
 
  두 대학 모두 가톨릭 계열의 재단이 운영하고 있다. 가톨릭대를 운영하는 재단은 천주교 서울대교구 소속이며, 서강대를 운영하는 재단은 예수회 한국관구 소속이다. 그러나 전 세계에 대학을 설립하여 교육활동을 하고 있는 예수회와 가톨릭대 병원을 통해 의료선교를 해 온 천주교 서울대교구가 모두 대학 운영에 대해 강한 애착을 갖고 있어 어느 한 쪽이 주도권을 포기하는 형태의 통합은 쉽지 않아 보인다.
 
  예수회와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모두 이번 통합설에 대한 공식적인 언급을 회피했다.
 
  대학 구조조정 가속화의 계기? 후유증에 대한 대비 필요
 
  최근 전남대와 여수대, 부산대와 밀양대 등 10개의 국립대학이 5개로 합쳐졌고, 고려대와 고려대 병설 보건대, 삼육대와 삼육의명대 등 10개 사립대학이 5개로 통합됐다. 하지만 고려대와 삼육대 등 사립대학의 경우는 모두 같은 재단 내에서 통합을 추진한 경우다.
 
  만약 가톨릭대와 서강대의 통합이 성사될 경우 재단이 서로 다른 대학 사이의 첫 통합 사례로서 의미가 있게 된다. 더구나 이 경우는 대학 통합의 다른 사례들과 달리 교육부가 나서지 않고 두 대학이 자율적으로 통합을 추진한 경우여서 더욱 주목된다. 두 대학의 통합이 성사될 경우 최근 추진되고 있는 대학 구조조정과 대학간 통폐합의 흐름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그러나 최근 밀양대와 통합한 부산대나, 고려대 병설 보건대와 합친 고려대 등이 심한 학내 갈등을 겪은 데서 드러나듯 대학 통합에 따른 후유증도 만만치 않다. 이런 점에서 가톨릭대와 서강대의 통합 추진설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실현되려면 험난한 과정을 거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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