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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단일화 경선론' 하루만에 물거품

夢 "경선 제의는 정략적, 내 표 盧로 안 가"

갑자기 급부상했던 '단일화 경선론'이 하루만에 사라질 조짐이다.

'국민통합 21' 정몽준 의원은 1일 경선 방식을 통한 후보단일화를 거부하고, 후보간 합의를 통해 자신으로 단일화가 돼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夢 "단일화해도 내 지지표 노 후보에게 안 간다"**

정 의원은 이날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후보단일화는) 후보간 합의에 의해 결정해야 한다"며 경선방식을 거부했다. 정 의원은 "우리는 원칙과 정도를 갖고 국민의 뜻에 따를 것"이라며 "지지율이 다소 떨어진다고 정략적으로 나서지는 않을 것이며, (경선 통한 후보단일화 제의도) 정략적인 것으로 비쳐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또 "후보단일화를 한다고 해도 나의 지지표가 노 후보에게는 가지 않지만 노 후보의 지지표는 나에게 온다"면서 "이것이 국민의 뜻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정 의원은 지난달 31일 한국기자협회 주최 토론회에서 "노무현 후보와 단일화를 위한 경선을 치르는 방안에 대해 주변에서 경선에 대해 뜻을 가진 사람들이 많고 상의도 하고 있다. 내가 정당의 경선 자체를 부정적으로 본 것은 아니다"며 "대선전에 후보끼리 만나 (한명이) 후보직을 사퇴하고 단일화를 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경선'과 '후보간 합의'에 따른 단일화 가능성 모두를 열어놓은 발언이었다.

그러나 정몽준 의원은 하루만에 '경선' 가능성을 닫았다. 결국 경선은 거부하고, 후보간 합의로 단일화해야 하지만 자신이 양보할 뜻은 전혀 없고 효과도 없으니 노 후보가 사퇴하라고 요구한 셈이다. 이로서 일순 점화 가능성을 보였던 '경선 통한 후보단일화'는 사실상 물 건너간 것으로 보인다.

정 의원은 이어 "우리 당이 `오너'가 없어 대선 이후 포말처럼 없어지는 게 아니냐고 우려하는 사람들이 많으나 나는 대선 이후에도 정치개혁과 국민통합을 위해 이 당을 굳건히 지키고 정치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통합 21에 합류했다가 대선에 패배할 경우 다음 총선에선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되는 것 아니냐"며 합류를 주저하고 있는 민주당 후단협 의원들에게 공개적인 영입 카드를 던진 것이다.

이로서 정 의원은 단일화 없이 일단 자신을 중심으로 한 국민통합 21의 독자노선을 걷겠다는 의지를 굳힌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공식 제의 없으면 논의 안한다"**

민주당 노무현 후보측 역시 급부상한 '단일화 경선'에 소극적 입장을 밝혀 왔다.

노 후보는 지난달 31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후보단일화에 반대해 온 정몽준 후보의 갑작스런 변화가 정략적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공식 제안이 오면 논의해 볼 수는 있을 것"이라는 정도의 반응을 보인 바 있다.

민주당 정대철 선대위원장 역시 1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그동안 당내에서 후보를 흔들더니 이젠 당 밖에서 흔드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든다"며 "국민통합 21 측의 공식 제의가 있으면 선대위에서 논의는 해 볼 것이나 개인적으론 부정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공식제의가 없는 데도 선대위가 먼저 논의하거나 경선을 역제의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못을 박았다.

이처럼 노 후보측은 갑작스런 경선론 부상에 대해 "지지율이 높을 때는 가만 있다가 지지율이 하락하자 왜 경선론을 꺼내느냐"며 국민통합 21의 저의를 의심해 왔다.

이런 상황에서 정몽준 의원이 '경선 거부, 양보 거부' 입장을 천명함에 따라 단일화 논의는 다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막판 단일화 효과도 극히 제한적으로 위축**

따라서 이제 남은 변수는 막판 후보사퇴 여부 뿐이다. 향후 치열한 2위 다툼이 전개되면서 지지도 추이에 따라 노ㆍ정 두 후보 가운데 3위로 현저히 뒤쳐지는 후보가 사퇴할 것인지 끝까지 갈 것인지, 관심사는 여기로 집중된다.

그러나 특정 후보가 사퇴한다 하더라도 소위 '단일화 효과'는 극히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우선 국민경선이란 전국적 이벤트가 없어 관심을 모으기가 힘들어 보인다. 지지도가 추락한 후보의 지지선언이 갖는 효과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그 지지선언의 방향도 아직 예측 불허다. 아예 지지선언 없는 포기가 될 수도 있고, 정 의원이 이날 "노 후보 지지표는 내게 오지만, 내 지지표는 노 후보에게 가지 않는다"라고 말한 점을 고려한다면 거꾸로 이회창 후보에 대한 지지선언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만도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결국 후보 등록을 20여일 남겨둔 막바지 시점에서 갑자기 급부상했던 단일화경선론이 급냉하면서 이제 막판 단일화의 정치적 효과 역시 거의 물거품이 되어가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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