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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크 게이트'는 부시ㆍ체니의 합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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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크 게이트'는 부시ㆍ체니의 합작품"

리비 전 부통령 비서실장 "밀러 만나라고 체니가 부추겨"

미국 중앙정보국(CIA) 요원 발레리 플레임의 신분 누설 사건으로 기소된 루이스 리비 전 미 부통령 비서실장이 이라크 관련 기밀을 언론에 흘리도록 지시한 당사자가 조지 부시 대통령이라고 증언해 파문이 일고 있다.

***"정보 유출 반대했으나 체니가 '대통령이 허락했다'며 부추겨"**

딕 체니 부통령의 최측근으로 이라크 전쟁을 기획한 네오콘(신보수주의자)의 대표적 인물 중 하나인 리비 전 비서실장이 이른바 '리크 게이트'에 대한 대배심 증언에서 이같이 증언한 것으로 검사측 법정문서에서 드러났다.

〈AP〉 등 미국 언론들이 6일 일제히 보도한 검사측 법정문서에 따르면 리비 전 비서실장은 대배심 증언에서 자신은 "체니 부통령을 통해 부시 대통령의 승인을 얻어" 사담 후세인이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다는 국가정보평가의 일부를 누설했다고 증언했다.

또 부시 대통령과 체니 부통령은 2003년 여름, 관련 정보의 유출을 허락했으며 이같은 지시에 따라 리비 전 비서실장이 그해 7월 8일 주디스 밀러 당시 〈뉴욕타임스〉 기자를 만나 관련 정보를 흘린 것으로 드러났다.

리비는 자신은 당초 국가 기밀을 밀러 기자에게 알려주는 것에 반대했지만 체니 부통령이 "부시 대통령이 허락했다"며 폭로를 부추겼다고 주장했다.

밀러를 만난 지 사흘 뒤인 같은해 7월 12일, 그는 다시 주디스 밀러와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의 특파원 매튜 코퍼를 만나 두 사람에게 플레임이 CIA의 요원이며 그의 남편인 조지프 윌슨 전 이라크 주재 대사가 니제르에 파견되는 데 플레임이 일정한 역할을 했다고 전해줬다.

또 이라크전 내용을 다룬 '공격계획'을 저술한 밥 우드워드 전 〈워싱턴 포스트〉 편집부국장에게도 리비가 기밀정보를 제공했으며 이 역시 부시 대통령이 승인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리비 전 비서실장은 검찰 조사 과정에서 부시 대통령이 기밀정보의 공개를 허락한 것은 이라크 전쟁 결정을 정당화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었다고 증언했다.

미국의 인터넷 신문 〈내셔널 저널〉은 6일 "이번 문건에 적시돼 있지는 않으나 최근 본지와 인터뷰한 미 정부관리 2명에 따르면 리비는 이라크전 개전 초기에 체니 부통령으로부터 일련의 기자들에게 기밀정보를 유출하라는 승낙을 받았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내부 고발자는 응징하면서 대통령은 기밀 해제권 있다고?"**

이같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백악관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미국 내에는 부시 대통령이 그간 보여 온 내부 고발자에 대한 강경한 태도와 대통령의 비밀 폭로 권한이 모순적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부시와 체니 두 사람이 비밀 해제의 권리를 갖고 있다면서 "그러나 두 사람은 민감한 정보가 언론에 누출되는 것에 대해 꾸준히 비판해 왔다"고 꼬집었다. 행동의 모순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또 민주당은 부시 대통령에게 국가 안보를 맡길 수는 없다며 펄쩍 뛰고 있다.

하워드 딘 민주당 전국위원장은 "대통령이 정치적 이익을 위해 국가 기밀의 폭로를 즐기고 미국의 안보보다 정파적 이익을 앞세웠다"며 이같은 행동은 "부시 대통령이 미국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을지 의문스럽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box〉

***'리크 게이트'와 루이스 리비**

'리크 게이트'란 부시 행정부 내 핵심인사가 CIA 비밀요원이었던 밸러리 플레임의 신분을 언론에 고의로 유출(leak)했던 사건이다. 1982년 제정된 정보원 신원보호법에 따라 미국은 비밀요원의 신분 노출을 불법 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플레임은 윌슨 전 이라크 주재 미국 대사의 부인으로 윌슨 전 대사는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 전쟁에 비판적이었다. 윌슨 전 대사는 자신이 〈뉴욕타임스〉를 통해 부시 행정부의 이라크전 침공 정당화 논리를 반박한 데 대한 보복으로 부시 행정부가 부인의 신분을 누출했다고 강력히 반발했다. 이 사건은 결국 특별검사 임명으로까지 번지면서 미국 정가에 큰 파문을 일으켰다.

작년 10월 패트릭 피츠제럴드 담당 검사가 당시 딕 체니 부통령의 비서실장인 루이스 리비를 위증 등의 혐의로 기소하면서 이 사건이 부시 행정부에 부메랑으로 되돌아왔다.

체니 부통령이 아버지 부시 대통령 아래서 국방장관직을 수행하던 때 국방부 국장으로 일하면서 체니 부통령과 인연을 맺은 리비는 2001년 부시 행정부 출범 이후 체니 부통령의 비서실장이라는 실세로 등극한 인물이다. 그는 기소되기 전까지 부통령 비서실장은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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