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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의 네오콘 전사' 리비, 리크게이트로 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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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의 네오콘 전사' 리비, 리크게이트로 기소

백악관·공화당 '비상'...부시 측근 칼 로브는 계속 조사

딕 체니 미국 부통령의 핵심 측근이자 부시 행정부의 강경 '네오콘' 인물인 루이스 리비 부통령 비서실장이 28일(현지시간) 중앙정보국(CIA) 요원 신분 누출사건인 이른바 '리크 게이트'와 관련해 연방 대배심에 의해 기소됐다.

위증과 공무집행 방해 등 5가지 혐의로 기소된 리비 실장은 기소 발표 직후 사임했다. 리비는 백악관 고위인사 중 처음으로 재임 중 기소된 인물이 됐다.

조지 부시 대통령의 '오른팔'로 불리는 부시 정권의 최대 전략가 칼 로브 백악관 부비서실장은 기소대상에서 일단 제외됐다. 그러나 패트릭 피츠제럴드 특별검사는 로브 부실장이 여전히 조사대상이며 '법적인 위험'에 놓여 있음을 명백히 했다.

***특검 "체니의 행위, 불법은 아니다"**

피츠제럴드 검사는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CIA 요원의 신분이 보호되는 것은 중요하다. 그것은 신분 때문이 아니라 국가의 안보가 보호돼야 하기 때문이다"며 "리비는 CIA 요원의 신분을 기자에게 처음으로 발설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그는 리비 실장에게 CIA 요원에 대한 정보를 준 최고위 인사는 체니이지만 그같은 정보제공이 잘못된 것은 아니라고 밝히면서 "체니 부통령이 불법행위를 했다는 증거는 찾을 수 없다"고 말했다.

리비의 기소, 로브 부실장의 사법처리 가능성 등으로 백악관과 공화당에는 비상이 걸렸다.

특히 리크 게이트가 형식상으로는 정부 고위인사의 정보유출 사건이지만 내용상으로는 이라크 전쟁의 명분이 됐던 대량살상무기(WMD)가 없었음을 폭로한 사건이라는 점에서 미국내 반전여론도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부시 대통령이 집권2기의 각종 국정목표들을 달성하려는 계획과 내년 중간선거에서 원내 안정과반 의석을 확보하려는 공화당의 전략에 적잖은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타임스>는 리비 실장의 기소가 내년 상하 양원 총선 실시 이전에 매듭지어지지 않을 경우 공화당에게는 회복하기 힘든 정치적 '악몽'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역대 미국 부통령 가운데 가장 막강한 권력을 가진 사람들 중 한 명인 체니에 대한 신뢰도는 더없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불름버그> 등 미 언론들은 체니를 중심으로 한 미국내 보수강경파, 이른바 '네오콘'들의 입지가 좁아질 가능성도 높아졌다고 전망했다. 더군다나 존 볼턴, 더글러스 페이스 등 핵심 네오콘들이 워싱턴을 떠나 있는 상황에서 '마지막 남은 네오콘 전사'였던 리비마저 백악관을 떠나 부시 행정부의 핵심에서 멀어지게 됐다.

***내년 중간선거 파장 최소화 진력할 듯**

백악관은 일단 '무죄 추정의 원칙'을 강조하며 리비 실장을 감싸고 돌았다.

부시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특별성명을 발표해 "우리는 오늘 소식을 듣고 모두 슬픔에 빠졌다"면서 "모든 형사 피의자는 혐의가 입증되기 전까지는 무죄로 추정돼야 하며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리비 실장이 나라를 위해 "지칠 줄 모르고 많은 희생"을 했다고 덧붙였다.

체니 부통령도 성명을 통해 "리비의 사임을 깊은 유감과 함께 받아들였다"면서 "우리 시스템에서 피의자는 혐의사실에 대해 대답할 기회가 주어진 뒤 배심에 의해 상반되는 결과가 발견되기 전까지는 무죄로 추정된다"고 강조했다.

피츠제럴드 특검은 "미국인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법정에서 진실을 말해야 한다"면서 "그러나 리비 실장은 CIA 요원의 신분을 기자들에게 누설한 것과 관련해 FBI(연방수사국) 요원들과 배심원들에게 거짓말을 했다"고 강조했다.

***리크 게이트와 '스쿠터' 리비**

리비 비서실장은 지난 2003년 6월 딕 체니 부통령으로부터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 관련 정보 오류를 폭로한 조셉 윌슨 전 이라크 대리대사의 부인이 CIA 비밀요원인 밸러리 플레임이라는 사실을 전해듣고 이를 기자들에게 누설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FBI의 조사와 및 대배심 증언에서 "기자들로부터 플레임에 대해 들었다"고 허위 진술 및 증언을 한 혐의를 받아 왔다. 그러나 대배심은 그간 논란이 돼 온 CIA 비밀요원의 신분 누출을 금지한 관련법규 위반 혐의는 적용하지 않았다.

루이스 '스쿠터' 리비 부통령 비서실장은 국방부, 국무부를 거친 외교정책 전문가로서 폴 울포위츠 세계은행 총재와 함께 냉전 이후 미국의 새로운 방위전략으로 자리잡은 '선제공격론'을 창시한 장본인이자 이라크전의 기획자로 꼽힌다.

예일대를 졸업하고 컬럼비아대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조지 부시 대통령의 오른팔인 딕 체니 부통령이 가장 신뢰하는 인물이라는 뜻에서 '체니의 체니'라는 별명도 갖고 있다.

체니 부통령에게 직언을 서슴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부하들을 돌보기보다는 대통령과 부통령에게 봉사하기 위해 부하들에게 희생을 요구하는 편이라는 평을 들어 왔다.

그는 CIA 비밀요원 플레임의 신원을 <타임>의 매튜 쿠퍼 기자와 <뉴욕타임스>의 주디스 밀러 기자에게 흘린 것으로 드러났다. 향후 재판에서 유죄가 인정되면 최대 징역 30년에 125만 달러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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