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 포인트] 달콤한 백수와 사랑만들기 Failure to Launch

감독 톰 다이 출연 매튜 맥커너히, 사라 제시카 파커, 테리 브래드쇼, 캐시 베이츠 수입,배급 UIP | 등급 15세 관람가 | 시간 96분 | 2006년 성인이 되서도 부모 품을 떠나지 못하는 어른 아이를 일컫는 '캥거루족'. <달콤한 백수와 사랑만들기>는 2000년대 서구권 국가에서 급증한 이 캥거루족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로맨틱코미디 영화다. 잘 생긴 외모에 유머 넘치는 말솜씨, 거기다가 운동으로 다져진 멋진 근육질 몸매까지 자랑하는, 어느 하나 빠지지 않는 트립(매튜 매커너히)은 신세대 캥거루족이다. 늙은 부모 집에 얹혀 산다는 것이다. 트립은 자신의 매력을 십분 활용해 매번 연애에 성공하지만, 여자를 집으로 끌어들이는 순간 모든 관계가 끝장나고 만다. 부모와 함께 산다는 사실을 알자마자 여자들은 혼비백산하며 달아나기 일쑤. 트립은 그런 관계마저 너무 익숙해 개의치 않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를 못마땅하게 여긴 부모는 급기야 트립을 독립시키기 위해 전문 컨설턴트 폴라(사라 제시카 파커)를 고용한다. 폴라가 남자를 길들여 집에서 쫓아내는 전문 컨설턴트인 줄 몰랐던 트립은 폴라와 새로운 관계를 시작한다. 그런데 두 사람, 로맨틱코미디의 공식에 딱 맞게 서로 끌린다. 사건이 꼬이기 시작하는 건 바로 그때부터다.

달콤한 백수와 사랑만들기 ⓒ프레시안무비

<달콤한 백수의 사랑만들기>는 2005년 피플지가 선정한 최고의 섹시남이자 <10일 안에 남자친구에게 차이는 법>의 매튜 매커너히와 TV 시리즈 <섹스 앤 더 시티>로 전세계 젊은 여성들의 우상으로 떠오른 사라 제시카 파커가 달콤한 백수 트립과 남자 길들이기 전문가 폴라를 맡아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데 성공한다. 어떠한 박해에도 불구하고 부모 집을 떠나지 않는 고집쟁이 캥거루족을 연기하는 매튜 매커너히의 능청스러운 연기와 <섹스 앤 더 시티>에서 똑부러지는 뉴요커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한 사라 제시카 파커의 연애 고수 연기도 볼 만하다. 트립의 부모로 출연한 캐시 베이츠와 테리 브래드쇼의 귀여운 커플 연기도 또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작업남과 연애 고수의 만남을 묘사하는 영화는 연애를 잘하기 위한 노하우 전수에도 열심이다. 연애 전문가 폴라의 단계별 연애 작업 방식은 일반 연애에서도 새겨들을 만하다. 요트 세일즈맨이라는 직업을 활용, 전시중인 요트 위에서의 짧은 만찬으로 여자를 감동시키는 등 작업남 트립의 여자에게 환심사는 방법도 실제 연애에서 참고할 만하다. <달콤한 백수와 사랑만들기>는 이처럼 실전 연애에서 쓸 만한 아이템들과 매튜 매커너히, 사라 제시카 파커의 앙상블이 뿜어내는 로맨틱한 무드 덕분에 개봉 당시 미국에서는 상당한 인기를 끌었다. 지난 3월 개봉 당시 전미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는 등 흥행성적도 훌륭하다. 그러나 이 영화는 가벼운 로맨틱코미디의 공식을 따라갈 뿐이다. 미국을 비롯한 서구권 국가에서 최근 몇 년간 사회적 문제로 등장한 캥거루족에 대한 문제의식은 찾아보기 힘들다. 단지 부자인 부모에게 얹혀 사는 잘 생기고 능력 있는 멋진 캥거루족을 소재로 한 로맨틱코미디 영화일 뿐인 것이다. 영화는 딱 그만큼이다. 가볍고, 달콤하며 로맨틱하다. 따라서 심각한 문제 의식 따위는 접어두고 부담없이 가볍게 즐기기에 딱 맞다. BMW 자동차로 즐기는 드라이브, 요트 위에서의 화려한 점심, 아쿠아리움에서의 데이트, 암벽 등반, 서바이벌 게임, 산악 자전거 타기 등 눈요기 거리도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