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탈당 및 무소속 출마 의지를 밝혀 온 강현욱 전북도지사가 4일 입장을 급선회해 이번 지방선거 불출마를 전격 선언했다. 열린우리당 탈당도 하지 않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3일 밤 불출마 성명서 전달해와"**
강 지사는 이날 이승우 정무부지사가 공개한 '5.31 선거 전북도지사 불출마를 선언하면서'라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그간 출마를 간곡하게 권유한 주위의 많은 분들께 고맙다는 인사를 드린다"고 불출마 의사를 공식 확인했다.
강 지사는 "도지사로서 남은 3개월 동안 도정과제를 해결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으며 7월부터는 평범한 시민으로 돌아가 백의종군 자세로 고향 전북에 봉사하고자 한다"면서 "공인은 진퇴가 분명해야 하며 지금이 물러날 때"라고 공직 은퇴까지 시사했다.
대독한 이 부지사는 "강 지사가 어제 밤 늦게 전화로 성명서를 대신 공개하고 입장을 설명해달라고 연락해 왔다"고 전했다.
강 지사는 이날 도청에 출근하지 않았으며 연락을 끊고 잠적한 상태다. 이 부지사에 따르면 "강 지사는 지자자들이 연일 관사와 집무실로 몰려오는 것이 부담스러워 직접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1주일간 연가를 낸 것으로 알려진 강 지사는 사태가 가라앉으면 공식 기자회견을 열어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하루 사이에 입장 번복**
이날 강 지사의 성명은 작성일이 지난달 31일로 명시돼 있기는 하지만, 3일에는 공보관을 통해 "전북도민들의 강력한 출마 권고 여론에 따라 전북지사에 출마하기로 최종 결심을 했다"며 출마 의사를 내비쳤었다.
이는 지난달 말부터 지지자들과 도내 인사들이 수차례 관사로 몰려와 강 전 지사의 재출마를 권유한 데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분위기로 인해 대다수 조간신문은 4일자에 '탈당후 무소속 출마' 쪽으로 보도했다.
반면 3일 밤에는 열린우리당 측이 강 지사 설득을 위해 조배숙 최고위원, 최규성 이광철 채수찬 의원 등 우리당 소속 전북 출신 의원 등을 급히 전북으로 내려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강 전 지사와의 만남은 성사되지 않았다"고 최규성 의원은 전했다.
이처럼 종잡을 수 없는 심경 변화에 대한 정확한 배경은 강 전 지사가 복귀한 뒤에야 확인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강 전 지사가 불출마를 선언함으로써 그를 둘러싼 고건 전 총리와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 사이의 전북도지사 선거 신경전도 일단락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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