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당선이 확정된 장혜옥 신임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위원장이 서울 영등포구 전교조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회견에서 장 위원장은 지난해 쟁점화됐던 교원평가제 도입에 대해 정부와 전면적으로 다시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그는 전교조의 애초 창립정신을 되살려 '제2의 참교육 운동'을 전개하자고 교사 조합원들에게 제안했다.
***"교원평가 전면 재논의해야"**
장 위원장은 교원평가가 갖고 있는 비교육적 측면을 정부가 그동안 은폐해 왔다면서, 이로 인해 국민들에게 교원평가제에 관한 정보가 충분히 제공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교원평가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가 높은 것도 사실이지만, 이 역시 정보제공이 불충분한 데에 부분적인 원인이 있다는 것이다. 장 위원장은 교원평가의 실시로 인해 다양한 부작용을 겪고 있는 외국의 사례를 국민들에게 널리 알리면 여론도 반전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 위원장이 수석부위원장으로 재임하던 2003~2004년에 연가투쟁을 남발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일부 언론에서 비난하는 것과 달리 합법적인 절차에 따른 투쟁이었으며, 단체행동권이 없는 전교조가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와 교원평가 실시에 관한 교섭이 잘 풀리지 않을 경우 다시 연가투쟁을 하겠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굳이 강도 높은 투쟁을 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을 끌어내겠다는 것이었다.
지난해 11월 전교조가 연가투쟁을 결의했을 당시에 '자신들의 권익을 위해 아이들의 학습권을 침해한다'는 부정적인 여론이 비등했다. 연가투쟁에 대한 장 위원장의 조심스러운 입장은 이같은 여론에 대해 느끼는 부담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는 자신을 강경파라고 분류하는 언론의 보도태도에 대해 한마디 했다. 자신은 완고하고 과격한 강경파가 아니라 원칙에 충실한 원칙파라는 것이다.
***"1989년 창립 당시의 초심으로 돌아가자"**
장 위원장은 최근 불거진 전교조 조합원의 성폭력 사건에 대해서는 단호한 입장을 표명했다. 앞으로 전교조는 모든 조합원에게 엄격한 도덕적 기준을 강제하는 한편 체벌, 성추행, 편애 등의 잘못된 관행과 폭력, 금품수수, 성적조작 등의 불법행위에 대해 단호한 징계를 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1989년 전교조 창립 당시의 초심으로 돌아갈 것을 조합원들에게 주문했다. 경쟁에 찌든 아이들을 구하는 참교육을 실현하기 위해 해직을 감수하고 일어섰던 창립 당시의 마음으로 돌아가 '제2의 참교육 운동'을 전개할 것은 제안했다.
그는 1989년이나 지금이나 아이들은 여전히 학부모와 교사의 성취욕을 만족시키는 도구에 불과하다며, 새로운 참교육 운동은 학생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데서 출발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교육 현실에서 학생인권은 한번도 제대로 논의된 적이 없는 주제라면서, 학생 인권이라는 키워드로 교육을 재구성하는 시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젊은 교사들이 전교조에 매력 못 느끼는 게 사실, 다각적 노력 필요"**
한편 1999년 합법화 이후 급격히 세를 불렸던 전교조가 젊은 교사들의 무관심으로 인해 조직적인 침체국면을 맞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그는 "최근 교사로 임용된 젊은 교사들이 전교조 활동에 매력을 못 느끼는 것도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에 대해 그는 임용고사를 통한 교원 양성 및 선발 방식이 갖는 문제점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임용고사 경쟁률이 200 대 1에 가까울 정도로 치솟았다. 고시를 방불케 하는 경쟁을 통해 임용된 교사들의 정서와 취향이 전교조와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교사로서의 자부심을 치열한 경쟁을 통과했다는 데에서 찾는 것은 잘못이라며, 개인적인 편안함을 위해 교직을 택한 교사들은 학원강사와 다를 바 없다고 일침을 가했다. 그는 전교조가 젊은 교사들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하는 동시에 정부에 대해 새로운 교원 양성 및 선발 방식을 마련하도록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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