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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원평가 시범사업, 교육부 뜻대로 순항할까?

교육부, 교원평가 1차 시범사업 중간점검 결과 발표

교육부는 6일 교원평가 시범사업에 대한 중간점검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 11월에 시작된 교원평가 시범사업은 교육계의 대표적인 쟁점 사안이다.

교원평가 시범사업은 교육부가 공모를 통해 선정한 48곳의 시범학교에서 진행됐다. 시범사업은 동료 교사, 학부모 등이 개별 교사의 수업을 참관한 뒤 해당 학교의 교원평가관리위원회가 마련한 설문에 응답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설문 결과는 모아서 해당 교사 혹은 해당 교사와 학교장에게 통보한다. 설문항목을 정하는 교원평가관리위원회는 각 학교의 교사와 학부모 대표들이 참여하여 구성한다.

교육부는 시범사업을 진행하면서 두 개의 안을 마련했다. 하나(A안)는 교장, 교감이 교사평가에 참여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B안)는 교장, 교감이 참여하지 않는 것이다. 48개의 시범학교 중 절반에는 A안이, 나머지 절반에는 B안이 적용됐다.

(표)

교육부는 시범사업에 대한 중간점검 결과를 발표하면서 긍정적인 결론을 내렸다. 조사대상 교원의 81%, 학부모의 62.6%, 학생의 61.1%가 교원평가를 통해 학교의 교육활동을 더 잘 이해하게 되었다고 응답했다는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학교 구성원 상호 간의 이해가 증진되는 등의 다양한 이유를 들어 이런 결론을 뒷받침했다.

올해 8월이면 현재 진행되고 있는 1차 시범사업이 끝난다. 교육부는 19개 학교를 추가로 선정해 내년 2월까지 2차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교원평가의 모델을 확정할 계획이다.

***여전한 반발하는 교원단체**

하지만 교육부가 바라는 것처럼 교원평가 시범사업이 순탄하게 진행될지의 여부는 불투명하다. 가장 중요한 변수는 평가대상인 교원들의 반발이다.

지난해 5월 교원평가 시범사업을 위한 시안이 발표되자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격렬하게 반발했다.

지난해 11월 교원단체의 반발에 부딪혀 잠시 주춤하던 교육부가 교원평가 시범사업을 강행한다는 방침을 발표하자 전교조는 여론의 비난을 무릅쓰고 대의원 대회에서 연가투쟁을 결의했다. 그러나 이수일 당시 전교조 위원장이 이 연가투쟁 결의를 직권으로 철회했고, 이에 조합원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나서자 이 위원장이 위원장직에서 물러나는 등 전교조는 심한 내홍을 겪었다. 위원장직이 비어 있는 전교조는 현재 비상대책위원회 체계로 운영되고 있다.

교육부가 이번에 교원평가 시범사업 중간평가 결과를 발표한 것을 계기로 전교조는 교육부가 추진하는 교원평가 시범사업이 무리하고 졸속적인 과정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다시 한번 주장하면서, 교원평가의 도입보다는 근무평정제의 폐지가 우선이라는 종래의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근무평정제의 폐지는 전교조가 오래 전부터 주장해 온 것이다. 교사의 승진 심사에 근거가 되는 근무평정을 학교장 임의에 맡김으로서 객관성과 투명성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전교조는 오는 27일부터 30일 사이에 보궐선거를 치른다. 교육부가 교원평가 논의의 불을 다시 지핌으로서, 전교조는 이번 선거 과정에서 교원평가에 대한 입장을 둘러싸고 다시 심한 진통을 겪을 전망이다. 이같은 진통을 거치며 구성될 전교조의 새 집행부가 어떤 입장을 취할지를 예상하기는 아직 이르다. 그러나 교원평가 논의 자체를 원점부터 거부하는 강경한 입장이 채택될 경우 교원평가 논의는 심각한 난항을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

역시 교원평가에 대해 반발해 온 교총은 현재 추진하는 교원평가에 대해 대폭 보완해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의 이번 발표가 있기 직전에 교총은 48곳의 시범학교에서 교원평가 시범사업이 진행되는 실태에 대한 조사를 실시했다. 교총은 이 조사 과정에서 교사가 자신의 소신에 따르기보다 학생이나 학부모들의 인기에 영합하는 수업을 하도록 유도할 위험이 있음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교육부 "교원평가,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

한편 교원평가 시범사업의 실무책임자를 맡고 있는 교육부 교원정책과 강정길 과장은 〈프레시안〉과의 전화통화에서 "교원단체 지도부의 왜곡된 선전에도 불구하고 시범사업에 참가한 대부분의 교사들은 기존의 오해에서 벗어나 교원평가에 대해 호의적인 태도를 보였다"라면서 자신감을 보였다.

하지만 숱하게 논란을 겪어 온 교원평가 시범사업은 이제 비로소 첫 번째 중간평가 보고서가 나왔을 뿐이다. 지금은 3월 초로, 학교가 가장 어수선한 시기다. 이 시기가 지나고 전교조의 새 집행부가 구성된 뒤에 교원평가 논의가 어떻게 진행될 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박스 시작)

교육부 교원정책과 강정길 과장으로부터 교원평가 시범사업의 전망에 대해 들어본다. 강정길 과장은 지난해부터 교원평가 시범사업의 실무책임자로 일해 왔다.

프레시안 : 지난해 교원평가 시범사업 시안이 발표된 후 교원단체의 격렬한 반발이 이어졌다.

강정길 : 교원평가 시안이 발표됐을 때 오해가 많았다. 교원 구조조정을 위한 것이라거나 부적격 교사 퇴출을 위한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왔고, 교원 승진 심사의 자료가 될 것이라는 오해도 있었다.

거듭 말하지만 교원평가는 수업의 전문성 신장을 위한 자료를 생산해 교사에게 피드백하는 제도일 뿐이다. 그밖의 다른 의도는 없다고 밝혔지만, 도무지 믿어주지 않았다.

교사들이 오해를 품었던 것은 전교조가 왜곡된 선전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로 교원평가를 겪어보고 그와 같은 선전이 잘못된 것이었음을 자연스레 깨달은 것이다. 나는 이처럼 오해가 씻겨나간 것이 현 단계에서 시범사업의 가장 큰 성과라고 생각한다.

프레시안 : "교사들이 인기에 영합하는 수업을 하기 쉽다", "교원의 전문성이 발휘되는 영역에 대해 학생이나 학부모가 평가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등의 비판은 여전히 제기되고 있다. 이런 비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강정길 : 교원평가에 대해 교육부가 획일적인 시안을 내려보내고 있는 게 아니다. 교육부가 못박아 두고 있는 것은 수업의 준비, 실행, 평가, 이 세 가지 영역에 대한 평가는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뿐이다. 세부적인 평가항목이나 평가방법 등은 각 학교의 평가관리위원회에서 자율적으로 결정하게 돼 있다. 교육부는 단지 그런 결정을 돕기 위한 예시문을 마련할 따름이다. 교육부가 제시한 예시문은 말 그대로 예시일 뿐 각 학교에서 반드시 따라야 할 의무는 없다.

게다가 각 학교의 교원평가위원회는 교사와 학부모를 동수로 해서 구성하게 돼 있으나 현실적인 이유로 인해 교사의 수가 더 많은 경우가 보통이다. 교사들이 반발할 이유가 없다.

프레시안 : 그와 같은 답변을 들으니 새로운 우려가 든다. 그렇다면 아무런 영향도 줄 수 없는 평가자료를 생산하는 교원평가가 되지 않겠는가. 각 학교에서 구성원들의 묵시적 담합에 의해 행정편의적으로 평가항목을 구성되고 형식적으로 평가를 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게다가 전교조가 교원평가에 대해 강하게 반발할 경우 그와 같은 가능성은 더욱 높아질 것 같다. 그렇게 된다면 굳이 할 필요가 없는 것 아닌가.

강정길 : 그렇지 않다. 우리는 시범사업 결과를 분석하면서 국민들이 교원평가를 강하게 지지한다는 것을 거듭 확인했다. 국민 대다수가 바라는 교원평가가 형식적인 절차로 전락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다. 교육부는 국민들의 바람을 등에 업고 교원평가의 법제화를 단호하게 추진할 것이다.

(박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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