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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전·의경 어머니들을 집회현장 캠페인에 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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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전·의경 어머니들을 집회현장 캠페인에 동원

전남경찰, 일선 기동대에 동원 독려 공문…'아들 휴가' 미끼까지

경찰이 전·의경 어머니들을 노동자 집회 현장에 동원해 '폭력시위 반대' 캠페인을 벌이도록 했음을 보여주는 증거가 드러났다.

27일 전·의경 어머니회 회원 60명이 광주광역시 광산구 하남공단 안에 있는 삼성전자 광주공장 정문 앞에 모였다. 이들은 대부분 광주전남 지역에서 복무하는 전·의경들의 어머니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노총 하역운송노조 화물연대의 집회가 예정돼 있던 이 자리에서 회원들은 '제발 우리 자식들을 때리지 말아주세요', '불법 폭력시위에 사회가 멍들고 있어요' 등의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와 피켓을 들고 캠페인을 벌였다. 그런데 회원들이 4시간 동안 기다렸지만 화물연대의 집회는 열리지 않았다.

전·의경 어머니회 회원들은 열리지도 않은 집회를 어떻게 미리 알고 찾아 왔을까?

***전남경찰청 공문 "의경 어머니들은 시간 엄수해 집회 참석토록 할 것"**

어머니회 회원들과 경찰 측은 폭력시위를 우려한 전·의경 어머니들이 자발적으로 모였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런데 27일 광주 지역신문 〈광주드림〉이 입수해 보도한 '의경 어머니 광산 화물연대 집회 참관 지시'라는 공문에 따르면, 이같은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24일 전남지방경찰청이 일선 기동대에 보낸 이 공문은 "광산 화물연대 운송료 인상 요구와 관련하여 평화적 집회 정착을 위해 의경 어머니들을 시간엄수 참석토록 할 것"을 지시하고 있다.

공문은 또 각 중대별로 6명의 부모를 참석시키고, 중대장의 인솔 아래 중대차량으로 집회예정 장소로 이동할 것을 명시했다.

어머니회 회원들이 들고 있던 피켓은 인근 광산경찰서에서 제작한 것임이 밝혀졌다. 또 전남지방경찰청은 일선 기동대의 전·의경들에게 어머니가 캠페인에 참여할 경우 특별 외출·외박을 준다며 각자 어머니를 참여시키도록 독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노총 "관변단체 회원도 포함돼 있다"**

전남지방경찰청 관계자는 평화시위 정착을 위해 전의경 부모들을 집회현장에 '참여토록 권장'한 것은 사실로 인정했지만, '동원했다'는 표현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공문에서 어머니들의 인원수나 이동방법을 명시한 것은 교통혼잡을 우려한 것일 뿐 강제로 동원하려는 의도는 아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부모님들 개개인이 피켓을 만드는 것은 번거롭기 때문"이었다며 광산경찰서에서 어머니회 회원들의 캠페인에서 사용될 피켓을 일괄적으로 만들어준 사실은 인정했다.

민주노총 광주전남지역본부는 28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경찰이 자식의 휴가를 미끼로 전·의경의 어머니들을 동원한 것은 명백한 직권남용이라며 규탄했다. 또 이들은 경찰이 과거부터 관변단체 회원들을 어머니회에 포함시켜 노동운동단체의 집회를 방해하는 데 이들을 이용해 왔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전·의경 어머니회는 복무 중인 전·의경에게 정서적 안정감을 부여하여 전·의경 사고를 막는다는 취지로 지난해 3월 전국 경찰서별로 결성됐다. 하지만 가입 자격이 반드시 전·의경의 어머니로만 한정되지는 않아, 경찰서 관할지역 내의 부녀의용소방대, 새마을부녀회 등의 회원도 전·의경 어머니회에 포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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