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응원의 상업화'를 비판한 시민단체의 성명이 엉뚱한 충돌로 번지고 있다.
지난 2일과 3일, 8일 문화연대는 2006년 독일 월드컵의 거리 응원을 민간 기업에 맡긴 서울시의 결정을 비판하는 성명을 잇달아 발표했다.
☞ 관련 기사 보기 : '광장'을 팔아넘기고 독점해도 되는가 (http://www.pressian.com/scripts/section/article.asp?s_menu=사회&article_num=60060308151304 )
이 중 2일과 3일 발표된 성명에 거리 응원행사의 민간 주관사로 선정된 SK텔레콤 컨소시엄이 윤도현밴드와 계약을 맺은 내용이 포함돼 있었던 것. 이 대목이 윤도현밴드를 자극했다.
***"서울시와 재벌 비판에 왜 윤도현밴드를 끌어들이나"**
8일 윤도현 밴드의 소속사인 다음기획 김영준 대표는 이 회사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가수 윤도현을 독살했다"며 불쾌한 감정을 그대로 드러냈다. 이 글에서 김 대표는 "붉은 악마와 달리 윤도현밴드는 광장 사용 신청컨소시엄의 주체가 아니다"며 문화연대가 재벌과 서울시, 붉은악마를 비판하기 위해 억지로 윤도현밴드를 끌어 들였다고 비판했다.
이어 가수 윤도현 씨는 다음날 윤도현밴드 공식 홈페이지에 "배불러 미치겠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글에서 윤 씨는 "나에게 만들어 준 음식들, 손이나 씻고 만든 건지 모르겠다"며 공격적인 반응을 보였다.
***"엉뚱한 트집이다"**
이런 사실이 네티즌들에게 알려지면서 파문이 커지자, 문화연대 역시 맞대응에 나섰다.
10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문화연대는 지금까지 발표한 성명 중 윤도현밴드를 언급한 것은 총 4번에 불과하며, 그것은 윤도현밴드를 비판하기 위한 게 아니라고 밝혔다. 시민들의 자발적 축제를 상업화하려는 자본의 움직임을 겨냥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문화연대는 김 대표가 문화연대의 성명을 '윤도현의 인격을 훼손하기 위한 것'이라고 파악한 것을 두고 매우 주관적이고 악의적인 해석이라고 덧붙였다.
***"윤도현 밴드가 SK텔레콤의 상징이 된 것은 사실"**
한편 문화연대는 김 대표의 비판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반박했다.
"문화연대는 윤도현밴드가 붉은 악마처럼 광장 사용 신청 컨소시엄의 주체로 참여했다고 비판한 게 아니다. 월드컵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통신 재벌들의 경쟁을 주목했던 문화연대가 윤도현밴드를 언급한 것은 월드컵 기간 동안 그들이 SK텔레콤의 상징으로 받아들여질 것이기 때문이다. 윤도현밴드는 4억5000만 원의 광고 계약금을 받고 SK텔레콤의 모델을 맡았다."
그러나 윤도현밴드는 문화연대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또 다시 반발하면서 쉽게 물러서지 않을 태세다. 현재 이들은 서로에게 사과를 요구하며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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