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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총련계 2.5세 여성의 국내 영화계 진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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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총련계 2.5세 여성의 국내 영화계 진출기

[뉴스메이커] 일본영화전용관 'CQN명동'의 이애숙 대표

서울 명동 한복판에 일본영화전용관을 만든다는 발상은 신선한 것이기도 하지만 다소 모험적인 것이기도 한 것이었다. 그건 결코 일본에 대한 한국사람들의 민족감정 때문은 아니다. 영화에 관한 한 한일간의 불편한 정치적, 외교적 관계가 크게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 경향을 보여 왔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보다는, 전체 한국시장 점유율 면에서 5% 미만에 불과한 일본영화의 국내 매출규모 때문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이 영화관이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모든 사람들의 반응은 회의적이었다. 하지만 이 여성만은 달랐던 듯이 보인다. 그녀의 생각으론 한국관객들이 알게 모르게 '좋은' 일본영화들을 꾸준히 찾고 있으며 다만 그것들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쉽게 제공되지 않고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그녀는 명동 한가운데에 'CQN명동'이란 극장 간판을 내걸었다. 극장이 본격 문을 연 지 2개월여. 이 극장의 사장이자 일본영화 수입사인 씨네콰논 코리아의 이애숙 대표는 요즘 가벼운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다. 지난 주말 개봉해 이 극장의 두 개 스크린에서 상영중인 일본영화 <박치기>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이건 작은 성공에 불과한 것인가, 아니면 국내 극장가의 큰 변화를 몰고 올 의미 있는 시작인가. 재일동포 2.5세로 극장 운영을 위해 국내에서 체류중인 이애숙 씨를 만났다.
씨네콰논 코리아 이애숙 대표 ⓒ프레시안무비 김정민 기자
- <박치기>의 관객 수는 어느 정도인가? (웃음) 100석 미만의 객석 두 개관에서 상영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관객 수는 사실 그렇게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이 영화에 대한 관객들의 호응도랄까, 그 열기가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 그렇다면 왜 이곳 CQN명동 극장에서만 단관개봉했나? 음… 신중하게 판단한 것이다. 극장을 많이 잡아서 초기에 비용투자를 과도하게 하는 것보다(영화개봉을 위해 스크린 수를 많이 잡게 되면 그만큼 프린트 벌 수를 늘려야 하기 때문에, 곧 상영필름을 많이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비용이 증가하게 된다. 이를 흔히들 'P&A 비용'이라고 한다. 'Print & Advertising'을 의미하는 말이다. – 편집자) 조금 조금씩 상영관을 늘려가는 게 옳다고 봤다. - 한국에서는 일본식의 '순회상영' 시스템이 먹히지 않는다. 지금까지는 그랬을 것이다. 하지만 첫 주말 개봉성적, 관객들의 관람추이에 대한 리포트를 만들어서 다른 극장들을 접촉할 생각이다. 지금 생각으론 상영관을 좀 더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좋은 시작인 셈이다. - 'CQN명동'이란 이름에서 CQN이 무슨 뜻이냐고 궁금해들 할 것이다. (웃음) 맞다. 극장이름이 뭐가 그리 어렵냐고들 한다. 일본에 있는 우리 본사 씨네콰논의 영문 이니셜을 딴 것뿐이다. - 바로 그 '씨네콰논'을 사람들은 잘 모른다. 음… 영화제작사이자 배급사다. 이번의 <박치기>도 만들었고 <전국노래자랑>같은 영화, <겟 업>같은 영화를 만들었다. 모두 부산영화제를 통해 한국에 소개됐다. 하지만 그보다는 한국영화를 수입해 일본 내에서 배급하는 회사로 더 잘 알려져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서편제>를 시작으로 <쉬리> 등등 30여 편의 한국영화를 일본에 배급했다. - 그럼 씨네콰논 코리아는? (웃음) 이젠 거꾸로 좋은 일본영화를 한국에 배급하는 일을 하겠다는 취지로 만든 씨네콰논의 계열사다. 한국에서 일본영화가 잘 안 된다고 들었지만 그건 영화 자체 때문이라기보다는 이런 극장 같은 인프라가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 극장을 만들었다. 전체 500여 석 정도의 아주 작은 규모지만 그래도 모두 5개 관 짜리여서 다양한 영화를 상영하기에 적당하다고 생각한다. - 그렇다고 5개관 전부를 일본영화만 트는 건 아닌 것 같다. 그것도 조금조금씩 천천히 넓혀 나갈 생각이다. 이번 같은 경우도 <박치기>를 2개관에서 상영하는 것 말고는 3개관에서는 한국영화나 외화를 걸고 있다. - 씨네콰논과 CQN명동을 운영하는 사람들은 모두 재일동포들인가? 씨네콰논 만큼은 그렇다. 이봉우 대표를 포함해 대부분 2.5세인 일본 내 한국인이다. 아버지가 한국인이고 어머니가 일본인인. 거의 모두들 조총련계들이고 그쪽의 학교를 다녔다. 영화 <박치기>는 바로 그런 우리들의 얘기다. 우린 어렸을 때 모두 '김일성 수령..' 운운하는 얘기를 들으며 학교에 다녔다. 재미있는 건 바로 그런 우리들의 '특별한' 이야기가 일본 영화계의 상이란 상은 다 휩쓸었다는 것이다. - 조총련계와 한국 명동의 만남이라…재밌는 조합이다. 그만큼 시대가 변했다. - 맞다. 한국영화시장에서 CQN명동이 성공할 수 있을까? 진심은 진심으로 통한다. 좋은 영화는 관객들이 꼭 알아볼 것이라고 생각한다. CQN명동이 한국영화 시장을 보다 다양하게 만들고, 보다 수준 높게 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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