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서주석 안보수석'…靑 강경자주파의 완패?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서주석 안보수석'…靑 강경자주파의 완패?

盧, 인사 통해 '전략적 유연성' 파문에 입장 밝힌 듯

이종석 통일부 장관의 측근으로 지목돼 승진 임명이 불투명했던 서주석 청와대 통일외교안보정책비서관이 15일 차관급인 통일외교안보정책수석으로 내정됐다. 이는 최근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협상 과정을 둘러싼 논란에 대한 노무현 대통령의 입장을 간접적으로 보여준 셈이다.

국방연구원 출신인 서 수석 내정자는 이종석 장관이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차장 시절에 발탁한 인물. 따라서 최근 전략적 유연성 협상 과정과 관련된 기밀 문서가 잇따라 공개되면서 서 내정자의 거취가 불투명해졌었다.

NSC 및 청와대 국정상황실 작성 문건을 통해 전략적 유연성 협상 과정에서 외교부 및 NSC 사무처의 대통령 보고 누락 및 부실 보고 의혹이 일었던 것. 그뿐만 아니라 NSC 기밀문서(3급 비밀) 유출에 대한 책임론 등을 이유로 서 내정자에 대한 반대 의견이 제기됐었다. 안보수석 인사가 당초 예정보다 늦어진 것도 서 내정자에 대한 '비토' 의견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상황실 "서주석 실장 해명 오락가락…최소한 신의도 의문"**

서 내정자의 승진으로 전략적 유연성 협상 과정에서의 직무 유기, 더 나아가 대통령을 기망(欺罔)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던 외교안보라인 관계자 어느 누구도 인사를 통해 책임지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오히려 핵심 요직에 안착하게 된 셈이다.

청와대 국정상황실이 지난 2005년 4월 18일 작성한 문건(<프레시안> 2월 6일 보도)은 "(미국 측과 지난 2003년 10월 교환한 것으로 알려진) 외교각서 인지 사실에 대한 서주석 실장의 혼란스런 해명의 번복 과정"을 문제로 제기하고 있다.

국정상황실은 "(서 실장)은 2004년 11월 국정상황실 질문에는 '각서 교환 사실을 알지 못한다'고 했다가 2005년 3월 26일 국정상황실 면담 때는 '2004년 3월에 알았다'고 했다가 다시 최근에는 '당시에는 미 측에서만 각서가 전해오고 우리 측은 전달하지 않은 것으로 들었다. 양측에서 오갔다는 것은 올해(2005년) 1월에 알았다'고 진술을 번복했다"고 밝혔다.

국정상황실은 "이는 그 사유가 분명히 조사돼야 하며 만에 하나 혼선의 합리적 이유가 있었다라고 하더라도 대통령의 지시에 의해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데도 이 문제의 책임자가 사실 파악을 정확하고 신속하게 하지 못했다면 그 최소한의 신의.성실성도 심각히 의문시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정상황실은 또 2005년 4월 15일 문건에서 '서 실장이 외교 각서 문안을 바뀌치기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었다. 국정상황실에서 입수한 외교부의 비밀전문과 서 실장이 제시한 각서 문안이 서로 달랐기 때문에 불거진 의혹이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외교부 실무 담당자의 실수로 다른 버전의 문구가 비밀 전문에 실리게 된 것"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이종석, 위성락, 서주석 모두 '승승장구'**

이런 의혹에도 불구하고 서 비서관은 안보수석으로 승진했다. 일각에선 당초 국방차관으로 발탁될 예정이었던 서 비서관이 같은 차관급이지만 안보수석에 만족해야 하는 것은 이번 파문 때문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이 모든 사안의 총괄 책임을 맡고 있던 이종석 당시 NSC 사무차장은 통일부 장관으로 영전했다.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일부 여당 의원들 사이에서도 이 장관이 NSC 상임위원장 자리를 겸임하는 것에 대해 반대 의견이 제시됐지만 노 대통령은 이를 '참고'하지 않았다. 청와대는 이 장관이 예정대로 NSC 상임위원장직도 겸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런가 하면 지난 2003년 10월 미국 측과 외교각서를 교환하는 데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고 2004년부터 NSC에서 일했던 위성락 씨는 주미 한국대사관에서 전략적 유연성 업무를 총괄하는 주미공사(1급)로 옮겨갔다.

협상 과정에 직접적인 책임은 없지만 지난해 3월 청와대 국정상황실의 문제제기로 이종석 당시 NSC 차장 등에 대한 두 차례의 점검회의를 주재했던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도 집권당 의장으로 복귀 수순을 밟고 있다.

청와대 국정상황실에서 제기한 문제제기가 어느 정도 타당성이 있었는지의 여부를 떠나 내부 기밀문서가 유출돼 큰 논란을 빚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NSC 내에선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일이 발생한 셈이다.

***청와대 안보수석실에 '이종석 라인' 포진**

또 이날 인사에서 서 내정자 외에도 박선원 NSC 전략기획실 행정관도 통일외교안보전략비서관으로 승진했다. 연세대 통일연구소 연구교수 출신으로 대통령직 인수위 통일외교안보분과 자문위원을 거쳐 현 정부 출범 이후 줄곧 NSC에서 근무해 온 박 비서관 내정자도 이종석 장관 측근으로 분류되는 인사다.

무엇보다 이같은 인사는 노무현 대통령의 의지가 강하게 반영된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은 15일 브리핑에서 "애초 안보정책실장이 외교전문가(송민순 전 외교부 차관보)라서 안보수석은 국방쪽 관계자나 그 분야에 밝은 분이 좋겠다는 내부 의견에 따라 여러 분을 물색했다"며 인선 과정에 여러 명이 물망에 올랐음을 시인했다.

그는 "오늘 대통령 재가 과정에서 서주석 수석이 결정됐다"며 "대통령 보좌의 일관성을 유지하고 국방개혁을 차질없이 추진하는 데에 서 내정자가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는 청와대 인사추천회의 과정에서 서 내정자에 대한 반대 의견이 제시돼 안광찬 비상기획위원장 내정자 등 국방전문가가 다수 검토됐으나 노 대통령이 최종적으로 서 내정자를 점지했다는 뜻이다.

***노대통령, '불편한 심기'를 '서주석 발탁' 통해 암시?**

이는 최근 전략적 유연성 협상 과정을 둘러싼 노 대통령의 불편한 심기를 보여주는 것으로도 풀이된다. 노 대통령은 최근의 논란에 대해 "서로 입장이 다를 수 있지만 이미 지난해 한번 걸러진 사안인데 왜 또 문제를 삼느냐"며 불만을 제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사건이 이종석 장관으로 대표되는 '온건자주파'와 이호철 국정상황실장, 천호선 의전비서관 등 '강경자주파' 사이의 노선 갈등으로 비쳐지는 것에 대해 청와대는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여 왔다.

그러므로 노 대통령이 소위 '강경파'가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진 서주석 비서관을 안보수석 자리에 그대로 앉힘에 따라 최근 전략적 유연성을 둘러싼 파문에 대한 입장을 간접적으로 드러낸 게 아니냐는 관측이 가능하다.

이날 조기숙 청와대 홍보수석 후임으로 이백만 국정홍보처 차장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진 것도 청와대의 이같은 기류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당초 이백만 차장과 함께 윤태영 청와대 연설기획비서관도 유력한 후보로 알려졌었다. 윤 비서관은 상당수가 '자주강경파'로 분류될 수 있는 청와대 386 참모들의 좌장격이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