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고위층의 망언이 이어지고 있다. 오는 9월 임기를 마치는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 이후 차기 총리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아베 신조 관방장관과 아소 다로 외상이 일본 고위층의 역사 인식을 다시 한번 드러냈다.
이들은 14일 일본 국회에서 "A급 전범은 일본 국내법상 범죄인이 아니다"라며 도쿄 전범재판은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에서 재판을 수락한 것일 뿐"이라고 그 의미를 평가절하했다. 이날 열린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이들은 태평양전쟁과 도쿄 전범재판, 아시아 외교 등의 문제에 관한 오카다 가쓰야 민주당 전 대표의 질의에 대해 견해를 밝히면서 이같이 말했다.
아베 관방장관은 태평양전쟁의 A급 전범에 대해 "연합국에 의해 도쿄재판이 열렸고 7명이 사형당했다"며 "우리나라가 주체적으로 이 사람들을 재판한 것이 아니다. 일본에 있어 그들은 범죄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아소 외상도 비슷한 입장을 밝혔다. 아소 외상은 "전쟁범죄인이라는 정의는 국제군사법정의 견해"라며 "일본의 국내법에 근거한 범죄인의 대상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도쿄전범재판에 대해서도 아베 관방장관은 "이 재판에 (정부로서) 이의를 말할 입장은 아니나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또 "나치는 인도(人道)에 대한 죄에서도 유죄였으나 도쿄전범재판에서는 (그 죄는) 유죄가 아니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아소 외상도 "피고인은 평화에 대한 죄로 유죄판결을 받았다"며 인도적 죄는 없었다는 아베장관의 주장과 같은 입장을 밝혔다.
아베 장관은 태평양전쟁의 인식에 대해 "역사라는 것은 연속해서 존재한다"며 "전쟁의 어떤 부분을 어떻게 취급할 것인지의 문제도 있으며 정부가 역사의 재판관으로 말해서는 안된다"고 모호한 태도를 보였다.
아소 외상은 "침략전쟁의 측면이 있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면서도 "그 전쟁이 자위를 위한 것이라고 말하더라도 증명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며 "역사가 판단할 부분"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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