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영, 황우석에게 연구비 2억5천만원 받아

청와대 "순수 연구비로 받은 것…거취 변동 없어"

박기영 청와대 정보과학기술보좌관이 17일 황우석 서울대 교수로부터 공동연구 수행과 관련해 총 2억5000만 원을 받았다고 밝혔다.

박 보좌관은 이날 순천대 생물학과 교수로 재직하던 2001~2004년 동안 '형질전환을 통한 광우병 내성소 개발의 사회적 영향평가'와 '바이오 장기의 윤리적 고찰 및 산업적 발전방안 연구' 과제와 관련해 각각 1억5000만 원과 1억 원을 받았다고 해명자료를 배포했다.

박 보좌관이 황 교수로부터 연구비 지원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지만 박 보좌관 거취 문제와 관련해 청와대 입장은 변한 게 없다. 박 보좌관의 연구비 지원은 정상적인 연구 수행 과정을 통해 받은 것으로 별다른 문제가 없기 때문에 아직 법적, 행정적 책임이 드러난 게 없다는 게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의 설명이다.

***박기영 "황우석 교수에게 2억5000만 원 받아"**

박 보좌관은 순천대 생물학과 교수로 있으면서 황 교수와 공동연구 2건을 수행했다. '형질전환을 통한 광우병 내성소 개발의 사회적 영향 평가'(연구기간 2001년 12월~2004년 11월)와 '바이오 장기의 윤리적 고찰 및 산업적 발전 방향'(연구기간 2003년 6월-2004년 5월)이 그것.

박 보좌관은 광우병 내성소 개발 연구와 관련해 연 5000만 원씩 3년간 총 1억5000만 원, 바이오 장기 연구와 관련해 총 1억 원을 황 교수로부터 받았다는 것.

이 중 바이오 장기 연구는 '바이오 장기 기술개발의 사회적 영향평가'(순천대), '바이오 장기 및 실용화의 윤리적.법적 문제'(한양대), '바이오 장기의 기술개발 및 산업화 전략 수립과 생명산업의 기술혁신정책 연구'(한국과학기술정책연구원) 등 3개의 세부 연구과제로 구성돼, 연구비 1억 원 중 4000만 원을 위탁과제를 수행한 한국과학기술정책연구원에 줬다고 박 보좌관은 밝혔다. 또 박 보좌관은 자신이 2004년 1월 청와대 과학기술보좌관으로 임명돼 '사회적 영향평가' 과제를 완료하지 못해 1490만 원은 반납했다고 밝혔다.

박 보좌관은 "광우병 내성소 개발 연구비 1억5000만 원과 바이오 장기 연구비 중 위탁과제를 제외한 6000만 원의 연구비 집행은 주관연구기관인 순천대학교를 통해 총괄 관리했다"고 말했다.

***박기영 "1000만원대 연구비 받았다"고 거짓 해명하기도**

박 보좌관은 황 교수의 연구비와 관련해 감사원 감사와 검찰 수사가 시작되면서 언론을 통해 이같은 사실이 보도되자 이날 서둘러 해명자료를 낸 것이다.

그러나 박 보좌관은 지난 12일 〈한겨레〉에 황 교수에게 연구비 지원을 받은 것에 대해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바이오장기 관련 연구에서는 1000만 원대의 연구비를 받았다"고 거짓 해명을 하기도 했다.

또 2건의 연구 중 바이오 장기와 관련된 연구는 박 보좌관이 지난 2003년 초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2분과 위원을 맡은 뒤 위탁받은 것이라는 점에서 황 교수가 정치적 목적을 위한 로비 차원에서 연구를 맡긴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박 보좌관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에 이어 2003년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회 미래전략분과위원장, 국가과학기술위원회 민간수석간사 등을 맡는 등 노 대통령 당선과 동시에 공직을 맡아 왔다.

특히 서울대 조사위가 박 보좌관이 지난 2004년 황 교수의 줄기세포 논문에 15명 중 13번째 공저자로 이름이 등재된 것과 관련해, 박 교수 역할에 대해 '기여 없음'으로 결론 내려 '정치적 로비'라는 의혹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청와대 "입장 변한 것 없다"**

한편 청와대는 이 문제로 박 보좌관의 거취에 변화가 있지는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김만수 대변인은 17일 "기존에 밝혔던 입장에서 변한 게 없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전날 "박기영 보좌관 문제는 행정적, 법적 책임에 대한 근거를 정리하고 책임을 물어도 책임을 묻는다는 입장"이라며 "지금 검찰 수사, 감사원 감사, 부처 조사 등이 진행 중이며 다음 주로 예상되는 청와대 비서실 인사와 박 보좌관의 거취 문제는 직접 연관성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박 보좌관은 서울대 최종 조사결과가 발표된 지난 10일 구두로 이병완 비서실장에게 사의를 표명하기는 했으나 아직 공식적으로 사표를 제출하진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