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교수는 12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서울대 조사위원회의 최종 조사결과를 반박하면서 '줄기세포 바꿔치기' 주장을 되풀이했다.
황 교수는 이날 논문의 허위 데이터와 연구원의 난자 제공 등의 사실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겠다고 밝히면서도 서울대 조사위의 발표 내용 중 '처녀생식 가능성' '배반포 기술의 독창성 부인' 등을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음은 기자회견문 전문이다.
여러분들 사랑과 성원, 기대를 생각하면 어찌 이 자리에 서겠습니까. 여러분을 올려다볼 자격과 힘도 없습니다. 총장과 교수, 연구원들, 난치병 극복을 위해 난자를 제공한 이들에게 사죄를 드립니다. 더 이상 고개를 들 수 없는 상황이지만 서울대 조사위 조사가 모두 끝난 지금 조사위 중심에 선 저로서는 이와 같은 사과와 설명이 한번은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이 자리에 섰습니다. 과연 이 자리에 서는 것이 온당할지 여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서울대 조사 결과에 나온 논문의 허위 데이터는 사실이며 제가 책임을 지겠습니다. 모두 인정하고 사과드립니다. 박을순 연구원에 대한 난자 제공 부분도 사실입니다. 난자 매입과 관련해 큰 돈은 아니지만 자금을 제공한 사실이 있음을 고백합니다. 다만 연구원들로부터 받은 난자 제공 동의서 7장은 난자 제공과 관련된 법규가 미비해 그 요건을 맞추기 위해 형식적으로 받은 것임을 알려드립니다.
줄기세포 바꿔치기 또는 (줄기세포가) 원래부터 없었다는 것에 대한 논란과 줄기세포 원천기술 여부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바꿔치기라 함은 배반포에서 꺼낸 내부 세포 덩어리를 이미 만들어진 수정란 줄기세포로 대체해 배양한 경우, 복제줄기세포와 수정란 줄기세포를 맞바꾼 것을 모두 포괄한 개념입니다.
원천기술에는 난자의 공급, 배반포 수립기술, 동 배반포의 배양 기술이 꼭 필요합니다. 미즈메디 병원 측이 배양 이후 부분을 책임지기로 했습니다. 특허는 미즈메디 노성일 이사장이 40퍼센트, 서울대가 60퍼센트 갖기로 약속했습니다. 논문과 관련된 실험의 총괄은 서울대 대표인 제가 맡게 됐습니다.
미즈메디 병원은 2004년 논문과 관련된 줄기세포 수립과 관련해 박종혁, 김선종 연구원이 일을 했습니다. 2005년 줄기세포 논문 연구에는 김선종 연구원이 서울대에 매일 30분에서 1시간 동안 파견돼 일했습니다. 이들은 배반포 이후 DNA 검사 등을 총괄했습니다. 우리 측은 이를 보조하는 인력만 뒀습니다. 저희는 미즈메디 병원의 역할 책임만 믿고 이들이 보고하는 내용을 100% 신뢰했습니다.
DNA 추출과 검사는 미즈메디 병원의 위 연구원들이 모두 수행했습니다. 2004년에 성립된 1번 줄기세포와 관련해서는 미즈메디의 박종혁 연구원이, 2005년 2번 3번은 미즈메디의 김선종 연구원이 수행했습니다. 이들은 체세포와 줄기세포 DNA가 일치한다고 했습니다.
저는 12월 26일에 박종혁 연구원과 통화했습니다. 미즈메디 병원 측이 수정란 줄기세포의 재검사를 하는 정기 검사 시 1번 줄기세포에 대해서도 역시 2004년 9월 DNA검사를 한 적이 있다고 하면서 그 검사를 해보니 논문의 DNA와 결과가 똑같다고 했습니다. 그 프린팅 결과를 이메일로 미즈메디 김진미 연구원으로부터 직접 받았습니다.
2004년 논문은 절대 문제가 없다고 했습니다. 이 말을 듣고 서울대 조사위 위원장에게 말을 해 조사위에 간곡히 요청했습니다. 조사위는 박종혁 연구원의 진술과 달리 DNA검사를 통해 2004년 줄기세포는 논문의 줄기세포와 다르며 단성 생식에 의한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2004년 2월과 9월 경 미즈메디 자체조사 결과는 미즈메디의 누군가가 그 결과를 조작하지 않았다면 논리적으로 설명이 안됩니다. 또한 유영준 전 서울대 연구원은 2004년 논문 제출을 위한 DNA검사 당시 체세포를 박 연구원에게 넘기고 단성생식이 아니라는 검사를 시행해 정현용 연구원에게 제공하고 복제줄기세포라는 점을 확인하고 매우 기뻐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 유 연구원이 자신의 부인인 이유진 연구원의 진술을 근거로 어떻게 단성생식을 주장했는지 알 수 없습니다. 이유진 연구원은 난자를 다룰 기술이 없었고 제 1극체를 난자에 주입한다는 것은 기술적 측면에서도 납득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어느 연구소도 처녀생식 줄기세포가 수립되지 않았다고 할 정도로 어려운 일입니다. 처녀생식을 유도했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박종혁 연구원이나 유영준 연구원 등이 나와 강성근 교수를 완전히 속이고 조작 자료를 낸 것으로 봅니다. 저는 이를 다시 검증했어야 했는데 이에 대한 책임은 제가 지도록 하겠습니다.
이와 같은 연구는 국내외적으로 완전히 규명돼야 할 상황이므로 수사 요청까지 했습니다.
배반포는 (우리 손에 의해) 100여개 이상 수립됐습니다. 그런데도 줄기세포는 하나도 없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핵이식 기술은 저희 연구팀이 명실상부하게 갖고 있는 세계 최고 기술입니다.
한 사례로 피츠버그대 섀튼 박사가 흡입법으로 실패한 원숭이 배아 복제 연구를 박을순 연구원이 가서 성공시켜준 일이 있습니다. 우리 연구팀의 기술은 뉴캐슬 대학의 머독 교수가 2.7%의 수율을 얻은 것이 유일한 사례입니다. 머독 교수를 영국 정부에 추천해 준 것이 바로 우리입니다. 머독 교수는 이후 우리에게 연구 자문까지 받았습니다.
뉴캐슬 대학은 배반포 수립 기술은 우리와 비교가 되지 못할 수준입니다.
최근 이룬 성과에 대해 말해 보겠습니다. 미즈메디 병원과 무관하게 세계 최초로 인간의 면역 유전자가 주입된 무균 미니돼지의 체세포 복제를 통한 줄기세포를 확립했고 테라토마 검사만 남겨두고 있습니다. 외부 검증도 마쳤습니다.
그러나 작금의 사정으로 인해 논문 제출은 포기했지만 위의 줄기세포 배양 성공은 큰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무균 미니돼지의 체세포복제 줄기세포는 인간의 경우와 배양과정이 거의 똑같습니다. 환자의 복제배반포를 이 기술을 이용해 일부나마 배양 중에 있습니다.
물론 인간의 줄기세포 원천기술이 있다고 이를 통해 주장하는 것이 아니지만 평가는 이를 통해 여러분이 해줬으면 합니다.
복제 배반포는 지금 생각해보니 우리 연구팀 자체만이라도, 국내외에 있는 동일한 기술을 보유한 다른 연구팀과 공동으로 협동연구가 이뤄졌다면 비록 몇 개의 불과할지 모르지만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를 만들 수 있지 않았을까 후회가 됩니다.
이미 스너피를 뛰어넘는 특수동물 복제 성과를 유수 학술지에 논문으로 기고해 그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중입니다. 이번 파문의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습니다.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해 수사요청을 했지만 검찰 조사를 받게 된 모든 연구원들에게 용서를 빕니다.
어렵사리 마련한 체세포 복제 기술을 포함한 배반포 생성 기술은 대한민국의 기술이기에 반드시 열매를 맺을 수 있게 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깊이 사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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