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전 베트남 전쟁을 거부하며 탈영한 65세의 노인이 최근 미국에서 구속돼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 이번 처벌이 5000명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진 이라크전 탈영병에 대한 '본보기용'이 아닌지 논란이 분분하다.
전직 해병대원 제리 텍시에로(65)는 40년 전인 1965년 베트남전 참전을 거부하며 미국 남동부의 노스캐롤라이나주에 있는 르준 캠프(Camp Lejeune)에서 복무하던 중 탈영했다. 그 뒤 그는 플로리다에서 보트와 자동차를 팔면서 신분을 속이고 가명으로 살아 왔다.
그가 체포된 것은 지난해 8월. 1998년 동업자의 사기 혐의를 뒤집어 쓰고 유죄판결을 받은 적이 있는데 7년 후 '탈영병 체포 부대'의 한 조사관이 그의 지문을 탈영병 기록들과 대조해보는 과정에서 신분이 드러난 것. 그는 지난해 8월 플로리다 경찰에 체포된 뒤 12월 21일 군 당국으로 넘겨졌다.
만약 군사재판에서 그의 탈영이 유죄로 판결되면 그는 군 감옥에서 3년을 살아야 한다. 그러나 재판을 위한 기록이 남아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재판 과정의 난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양심적 병역 거부자들을 대변하는 단체인 '시민군(Citizen Soldier)'의 법률 담당관인 토드 엔사인은 텍시에로의 변호인단 중 한 사람이다.
그는 르준 캠프의 현재 지휘관인 로버트 디커슨 준장에게 텍시에로가 해병대 현역 근무 최대 연령인 55세보다 열 살이나 더 많은 65세라며 그의 석방을 요구하는 편지를 보냈다. 그는 편지에서 "단지 전쟁터에서 싸우기를 거부한 '죄'밖에 없는 노인을 기소하는데 왜 해병대의 여력을 낭비하는가"라고 비판했다.
그는 "그것이 아니면 이번 구속이 이라크 주재 군인들에게 탈영병들을 끝까지 쫓아갈 것임을 경고하는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이라크 전쟁을 거부하는 탈영병의 증가는 미군 당국의 골칫거리 중 하나다. 그는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번 처벌이 이라크에 있는 군인들에게 메시지를 주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