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원희룡 의원이 장외투쟁 강경론을 지속시킨 박근혜 대표의 의원총회 '눈물'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사립학교법 반대투쟁을 둘러싼 한나라당 내부 갈등이 '전술적 이견'을 넘어 소장파와 박 대표 진영의 정면충돌 양상으로 번지는 분위기다.
***"이념문제 나올 때마다 구국투쟁 할건가"**
원 의원은 29일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장성민입니다〉에 출연해 "지금 우리가 봐야 될 눈물은 박근혜 대표의 눈물이 아니라 민생이 어렵고 정치가 잘못돼서 고통받는 국민들의 피눈물을 닦아줘야 한다"고 직격했다.
폭설지역 방문차 전날 의총에 불참했던 원 의원은 "어제 의총 소식을 전해 들으면서 이것은 강경투쟁론으로 입장을 정해 놓고 등원론을 촉구하는 의원들을 집단 분위기로 제압하기 위한 토론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투쟁할 때 자꾸 김 빼지 말라며 등원하자는 논의를 집단 논리로 억누르고 있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며 이같이 비판했다.
원 의원은 특히 "모든 제도개선의 논의를 전부 국가정체성이나 구국투쟁으로 설득을 하려고 하면 대화도, 협상도 필요없어진다"며 "앞으로 이념 문제에 연결되는 사안이 나올 때마다 구국투쟁 할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그렇게 경직되고 편협한 이념을 들고 나가는 것은 동의할 수 없다"면서 "국민들이 이념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문제를 이념으로 색칠해서 국민들을 갈라 나가는 것이 정치 지도자로 할 일이냐"고 지적했다. 그는 "사학법 자체를 친북이념을 위한 음모로 보는 것은 과장이고 비약"이라고 덧붙였다.
원 의원은 또 "(박 대표는) 전교조가 사립학교를 장악해서 친북이념을 주입한다는 음모론 내지는 색깔론으로 성격규정하고 있다"며 "사학법 반대 투쟁은 처음부터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이젠 원내로 들어가려 해도 할 수 없는 상황"**
원 의원은 "이런 성격 규정으로 첫 단추가 잘못 끼워져 있다 보니까 계속 잘못가고 있는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예산안과 폭설 대책, 소외 계층을 위한 정책을 다루기 위해 (원내로) 들어가서 싸우는 게 맞다"고 박 대표의 전술적 오류를 아울러 지적했다.
그는 "사학법이 무효화되기 전에는 국회에 들어갈 수 없다고 투쟁방법까지 못을 박아놓고 시작하다 보니 이제는 자승자박이 돼서 들어가려고 해도 들어갈 수 없는 상황이 돼버렸다"고 비판했다.
원 의원은 "사학에 개방형 이사를 2명씩 집어넣기로 한 조치로 인해 전교조가 학원을 장악해서 우리 아이들에게 친북이념을 주입하는 그런 장치가 보편화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사학법 자체에 대한 시각도 박 대표와 달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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