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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완결된 제도나 영웅이 시대 만드는 것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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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완결된 제도나 영웅이 시대 만드는 것 아니다"

"계속 권력 줄이니 싫어해...권력 구심력 잃어"

집권 4년차를 맞이한 노무현 대통령의 머리 속은 참으로 복잡한 듯 했다. 당장에 시위 도중 농민 2명이 숨진 사건과 관련된 허준영 경찰청장에 대한 문책 요구, 황우석 서울대 교수 사태, 한나라당의 등원 거부에 따른 국회 공전 사태, 내년 1월초부터 시작되는 개각 및 청와대 개편 등 쌓여있는 복잡한 문제들이 노 대통령의 머리 속을 짖누르고 있을 것이다.

이런 민감한 시기를 감안해서인지 노 대통령은 28일 오후 청와대 출입기자단과 만찬간담회에서 현안과 관련된 발언을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이날의 화두는 '역사'였다.

***"완결된 제도나 영웅이 시대를 바꾸는 게 아니다"**

노 대통령은 이날 40분 가까이 알듯 모를듯한 원론적인 얘기를 풀어 놓았다.

노 대통령은 "역사가 뭐냐"고 화두를 던진 뒤 "오랜 기간 완결된 제도가 우리 문제를 해결해줄 거라고 보고 완결된 사상과 제도에 몰두해왔다. 민주주의도 그런 제도 중 하나다. 그러나 지금 보면 그게 아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영웅이 시대를 만드는 것도 아니다"며 세종대왕, 영조, 정조 등 조선 시대 뛰어난 왕을 예로 들었다. "영웅이 시대를 만든다면 세종대왕 이후 현저히 달라져야 하는데 그렇게 많이 바뀌지 않았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가장 역사를 많이 바꾼 게 고려말 성리학을 가지고 불교 사회를 개혁한 정도전"이라며 "그러나 이는 시대와 영웅이 맞아 떨어져서 그런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 위기는 지도력의 위기...권력이 구심력을 잃었다"**

노 대통령은 그러면서 "지금의 가장 큰 변화는 지도력의 위기"라며 "전 세계 권력이 지도력 위기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권력이 (정치권에서) 시민사회, 시민에게로 분산되고 있다"며 "권력이 구심력을 잃은 현상이 전 세계적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구심력을 잃은 권력'에 대해 언급하면서 노 대통령은 허준영 경찰청장 거취 문제를 둘러싼 논란을 염두에 둔 듯 "현실과 결합되면 여러가지 해석을 낳을 수 있겠다"며 더 이상을 언급을 자제했다.

그러면서 노 대통령은 "한국은 어디로 가야 하나"며 "참여와 실천의 문화 속에서 새로운 질서를 창조돼 나가야 된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창조적 대안과 대화를 통해 대립적 구도가 통합의 구도로 가야 한다"며 "그간 견제, 갈등에서만 살아왔으나 이제는 만날 수 있는 만남의 장을 만들자는게 새해 언론에 대한 화두"라고 밝혔다.

***"자꾸 낮아지는 거 밖에 없고, 걱정될 만큼 힘이 빠져가고 있다"**

노 대통령은 또 "(집권 기간 동안) 대통령이 낮아지고 권력이 줄었다"며 "제왕에게 집중된 권력이 일반 국민들에게 점차 나눠지는 게 진보"라며 대통령의 권한을 지속적으로 분산시킬 것임을 밝혔다.

노 대통령은 "그러다 보니 자꾸 낮아지는 거 밖에 없다"며 "걱정될 만큼 힘이 빠져가고 있어 모두 저한테 싫은 인상을 한다. 국정원도 그렇다"고 말하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잘하는 것인지는 세월이 좀더 지나야 답이 나올 것 같다"며 "뚜렷한 반론이 없으니 이렇게 간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어 "2006년 제가 회갑을 맞이하는 해를 그렇게 맞고 싶다"며 "내년과 후년에는 잘 된다. 나는 잘 될지 모르겠으나 대한민국은 잘 된다"고 자신감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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