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지하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 직원노조(TWU)가 20일 새벽 3시(현지시간)를 기해 파업에 돌입했다. 지난 1980년 11일간의 파업 이후 25년만에 처음 벌이는 이번 파업으로 뉴욕은 교통이 마비됐고, 뉴욕시 당국은 노조 및 파업참여 노조원들에게 벌금을 부과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협상 테이블 복귀는 불투명**
로저 토우산트 TWU 위원장은 이날 새벽 뉴욕시 메트로폴리탄 교통공사(MTA)와의 임금 협상이 결렬되자 3만3000여 명의 조합원이 파업에 들어간다고 선언했다.
이날 협상에서 MTA 측은 근로자들의 임금을 2006년 3%, 2007년 4%, 2008년 3.5% 등으로 3개 년에 걸쳐 10.5% 인상하자고 제안했으나 노조측은 3년간 24% 인상안을 주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연금을 둘러싼 갈등도 파업의 원인이다. MTA는 새로 입사할 예비 노동자들에 대한 연금과 건강보험료 부담을 늘리는 안을 제시하며, 현직 근로자들은 한 푼도 손해 보지 않는다고 회유했다. 현 상태라면 교통공사 측에서 부담하는 연금과 건강복지 비용이 2002년 1억4500만 달러에서 내년에는 5억4100만 달러로 늘어난다는 것.
이에 대해 로저 토우산트 TWU 위원장은 "태어나지도 않은 아기를 팔아넘길 수 없다"고 맞서 왔다. 토우산트 위원장은 "교통노조 조합원들은 낮은 평가와 멸시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이번 파업은 "MTA가 전혀 염두에 두지 않고 있는 직업의 존엄과 존중을 위한 투쟁"이라고 말했다.
파업에 참여한 엔젤 오티즈(32) 씨는 "우리는 도시의 쓰레기 취급을 당하는 것에 지쳐 있다"고 말했다. 파업에 참가하는 노동자들은 "우리가 뉴욕을 움직인다. 우리를 존중해달라"고 쓰인 피켓을 들고 시위를 하고 있다고 〈BBC〉가 이날 보도했다.
하루에 700만 명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뉴욕은 이번 파업으로 대중교통이 마비되자 출근객들이 추운 거리를 터벅터벅 걷거나, 자전거를 타거나, 택시를 나눠 타는 등의 방법으로 출근을 하거나 인터넷을 이용해 아예 재택근무를 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뉴욕시 당국은 비상대책으로 맨해튼 중심지에 4인 이하 탑승 승용차의 진입을 금지하는 등 카풀을 독려하는 대책을 내놓았다.
***노조, 벌금 사흘치 내면 자산 '바닥'**
시 당국은 또 공공시설 노동자의 파업을 금지한 뉴욕주법에 따라 이번 파업을 불법으로 규정, 파업 첫날 노조에 100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했다. 또 파업에 참여한 조합원들에게는 이틀 치 수당에 해당하는 벌금을 부과한 뒤 파업이 끝날 때까지 매일 2배의 벌금을 부과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 시장은 이번 지하철과 버스의 파업으로 뉴욕시 당국이 하루에 4억 달러 상당의 손해를 입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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