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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총장 "줄기세포 사태, 수사는 최후의 해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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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검찰총장 "줄기세포 사태, 수사는 최후의 해결책"

"삼성 봐준 것 아니냐" …고교생들의 예리한 질문에 진땀

"황우석 교수의 줄기세포 논란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검찰총장으로서 이번 사태에 대한 견해와 수사계획을 말씀해주세요." 이공계 진학을 생각하고 있다는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이 던진 질문이다.

정상명 검찰총장은 20일 대검찰청에서 열린 고등학생 대상 견학프로그램 '검사와의 대화'에 참여했다가 고교생들의 날카로운 질문에 국정감사나 인사청문회 때 못지않게 진땀을 빼야 했다.

이날 견학프로그램에 참여한 고교생들은 수학능력시험을 마친 서울 시내 11개 고교생 84명이었다. 견학프로그램 중 '검사와의 대화' 시간에는 통상 공보담당관이나 평검사가 참석하지만, 이날은 정 총장이 특별히 자청하고 나선 터였다.

***정상명 검찰총장 "고교생과의 대화, 인사청문회보다 어렵네"**

정 총장은 '줄기세포 사태'에 대해 "참 어려운 문제"라며 "우선 과학계에서 시시비비가 가려진 다음에 법률적 문제가 없는지 살펴봐야 할 일로, 수사는 최후의 해결책"이라고 원칙론적 답변을 했다.

곧 이어 "검찰이 권력의 시녀로 불렸는데 검찰의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한 청사진은 무엇이냐"는 도발적인 질문이 이어졌다. '권력의 시녀'라는 표현은 검찰이 가장 싫어하는 표현이다.

정 총장은 "땀이 나도록 어려운 질문"이라며 "'권력의 시녀'라는 말을 전설 속의 단어로 만들 수 있을까 걱정이지만, 영원한 숙제인 독립성을 소중한 가치로 지키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하는 데 그쳐, 역시 구체적인 답변은 피했다.

하지만 학생들의 예리한 지적은 끊이지 않았다. 서울고 송시원 군이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불기소된 데 대해 '재벌 봐주기'라는 여론이 있다. 검찰이 X파일 수사와 삼성 수사에 대해 이중적인 태도를 보인 것 아니냐"고 따졌다.

정 총장이 "삼성 건은 혐의가 발견되지 않았고 증거도 없으며 공소시효도 지났다"고 답변하자, 송 군은 다시 "공소시효가 면죄부인가"라고 따졌다.

***정상명 "공소시효는 법적 안정성 위해 필요한 면죄부다"**

정 총장은 "공소시효는 면죄부이기도 하다"고 시인하고 나서 "반인륜적 범죄에 대해 공소시효를 없애야 한다는 말도 일리는 있지만 법적 안정성이나 증거수집의 어려움, 수사의 효율성 등을 위해 공소시효 제도가 유지돼야 하는 측면이 있다"고 공소시효 제도에 대해 길게 설명해야만 했다.

'사형제 폐지'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문도 있었다. 이에 정 총장은 "사형제를 없애는 것에는 공감하지만 국민의 법감정을 무시할 수도 없다"고 또다시 원칙론적인 답변 수준에서 그쳤다.

이날 간담회 분위기가 무거워지자 사회자는 "정 총장의 연애담 등 개인적 질문을 해도 괜찮다"고 가벼운 질문을 유도하기도 했으나, 법대를 지망한다는 학생이 던진 '법조인의 자질'에 대한 질문만 추가로 나왔다.

정 총장은 "법을 다루는 사람은 균형감각이 있어야 하고, 상하좌우를 따지지 않고 법과 원칙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며 "도덕적 청렴성과 유혹에 흔들리지 않는 굳은 의지의 소유자가 법조인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 총장은 간담회 중간에 "인사청문회 때보다 더 어려운 것 같다"라고 말하기도 하고, 어떤 질문에 대해서는 한참을 생각한 뒤 답변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정 총장은 수험생들에게 직접 서명한 도서 〈두 글자의 철학〉, 〈카네기 인간관계론〉 등을 선물하며 진땀나는 1시간의 대화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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