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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핫바지론' 부활을 꿈꾸는 JP를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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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핫바지론' 부활을 꿈꾸는 JP를 보며

<기자의 눈>'新3김정치'는 현 정치권 무능의 결과

'A 물고기가 뛰니 B 물고기가 뛴다'는 말이 있다. 이 속담이 생각난 게 과거 30여 년 넘게 한국 정치를 쥐락피락한 원로 정치인들의 행보 때문이니 차마 경박스러워 원문 그대로 인용하지 못 하겠다.

김종필(JP) 전 자민련 총재(81)가 지난 22일 대전을 찾아 골프를 쳤다고 한다. JP가 골프를 즐긴다는 것은 워낙 잘 알려진 사실이니 새삼스러울 건 없다. 문제는 여기서 그가 오는 24일 창당발기인 대회를 여는 국민중심당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는 점이다. 또 국민중심당의 중심 인물인 심대평 충남지사는 JP에게 "늘 총재님을 모시는 데는 변함이 없다"며 '충성심'을 표했다고 한다.

***JP, 정계은퇴 후 처음으로 대전 찾아 "국민중심당 지지"**

JP는 이날 대전을 찾아 지역 언론사 대표들과 골프를 치고 저녁식사를 함께 했다. 그는 대전에 내려오자마자 "오늘은 내가 술 한잔 사겠다"며 지역 언론인들을 '소집'하기도 했다. 그가 대전을 방문한 것은 작년 4월 정계은퇴 후 처음이다.

그는 이날 국민중심당에 대해 "무언의 성원을 보낸다"며 "지역을 직접 대변해 주고 발전을 추구해 주는 정치적 수단이니까 활동하는 기반을 잡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을 부탁한다"고 지지를 호소했다고 충청지역 인터넷 신문인 <디트뉴스 24>가 보도했다.

JP는 "열린우리당은 호남, 한나라당은 영남 지역당이 아니냐"는 말도 잊지 않았다.

그는 또 자민련이 지지를 상실한 것을 DJP 연합에서 찾았다. 그는 "처음에는 영호남이 갈라져서 되겠는가 하는 생각에 참여하게 됐다"며 "처음에는 (충청권 지역민들이) 이해를 하더니 정체성을 상실했다며 외면을 했다"고 밝혔다.

JP는 노무현 정부에 대한 비판을 빼먹지 않았다. 그는 현 정부에 대해 "믿을 수 가 없다"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지역 최대 현안인 행정중심복합도시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판결과 관련해 "결과야 낼 모래면 나오겠지만 (정부의) 적극성이 의심된다"고 말했다.

***심대평 지사, 만찬 자리 찾아 JP에 '충성 선언'**

그는 또 이날 저녁 골프 회동을 함께한 언론사 대표들과 유성에 있는 한 한정식 집에서 저녁 식사를 했다. 이 자리에는 이날 고려대 조치원 캠퍼스에서 특강을 했던 심대평 충남지사가 만찬 도중 부랴부랴 찾아왔다.

심 지사는 이 만찬 자리를 벗어나면서 "늘 총재님을 모시는 데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기자들의 요구로 JP와 악수를 하는 모습을 연출하면서도 "죄송합니다"를 연발했다.

JP 측은 이날 대전 방문에 대해 "정치 일선에서 떠나 있지만 충청권에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생각에서 움직이는 것"이라며 "행정중심복합도시의 실현을 위해서는 지역을 대변하고 있는 국민중심당에 힘을 몰아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결국 JP의 이번 방문은 오는 24일 헌재의 행정중심복합도시 판결과 국민중심당 창당발기인대회를 앞두고 자신의 정치적 영향력을 재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3김'의 재등장…지역주의가 호소력을 갖는 이유는**

JP 만이 아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DJ), 김영삼 전 대통령(YS), 김종필 전 총재 등 '3김'의 행보가 요즘 정가의 주요 관심사다. 엄연히 '3김'은 정치 일선을 떠났지만 그들이 갖고 있는 정치적 영향력은 현실 정치를 쥐락펴락할 만큼 여전히 크다는 게 요즘 입증되고 있기 때문이다. 성균관대 김일영 교수는 이런 현상을 가리켜 최근 <중앙일보> 칼럼에서 '3김 없는 3김 정치'라며 "망령(亡靈)을 불러들이는 한국 정치"라고 비판했다.

물론 이들이 정치적 행위를 하지 말아야 한다는 법은 어디에도 없다. 그러나 이들이 보여줘야 할 정치 행위는 당파성을 떠난 것이어야 한다. 하지만 JP가 "우리당은 호남당, 한나라당은 영남당"이라며 국민중심당에 대한 지지를 선언한 데에서 보듯 이들이 호소하는 것은 여전히 지역 민심이다.

하지만 지역주의에 호소하는 3김의 정치 행위보다 더 큰 문제는 아직도 이들에게 정치적 공간을 내주고 있는 무능력한 현 정치인들이다. 얼마전 DJ가 자신을 찾은 열린우리당 지도부에게 "나의 정치적 계승자"라고 말했다가, 이 발언을 놓고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은 서로 자기들이 '진정한 의미의 계승자'라고 싸우는 웃지 못할 일도 있었다. 양당 사이의 싸움에 입장이 곤란해진 DJ 측이 "덕담 차원의 발언이었다"고 해명하는 일까지 있었다. 또 자민련을 넘어서겠다며 국민중심당을 창당한 심대평 지사는 JP가 대전을 방문하자 달려와 '충성 선언'을 했다.

입으로는 늘 '새 정치' '지역주의 극복'을 외치면서 이들이 지금 더 열을 올리는 것은 '3김'의 계승인 것 같다. 내년 지방선거, 내후년 대선을 앞두고 '3김'의 뒷 배경인 지역주의를 고스란히 이어가고 싶은 듯 하다.

이런 비판을 하면 여전히 지역주의에 휘둘리는 유권자들을 탓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유권자들을 탓하기 전에 현 정치권이 지역주의 이외의 유의미한 정책적 변수를 만들어 내고 있는지를 먼저 자문해 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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