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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조기숙'은 인격적 죽임을 당했다"

조기숙 "진정한 협력 위해 국민들은 인내해 달라"

조기숙 청와대 홍보수석은 15일 "저는 요즘 '인간 조기숙은 죽었다', 왜곡되고 인격적 죽임을 당했다고 생각한다"며 언론의 왜곡 보도에 대해 강도높게 비난했다.

조 수석은 이날 청와대 홈페이지에 개설된 블로그 '이심전심'에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페어플레이'라는 글을 통해 "제가 노무현 대통령 편에 서는 순간부터 일부 언론은 저를 일그러진 모습으로 그리고 있다"며 "경기의 규칙을 지키지 않는 일부 언론과의 싸움은 정말로 속수무책"이라고 주장했다.

***"홍보수석으로 정책홍보기준 권고하는 것은 당연"**

조 수석은 또 지난 8일 '애국에 대한 단상-워싱턴 출장보고서' 중에서 노 대통령이 "(조 수석이 출장 가 있는) 일주일 동안 나라가 조용하겠다"고 말한 것을 조 수석에 대한 '질책'으로 해석한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대통령은 언론보도를 문제 삼아 저나 다른 참모들을 한번도 책망하신 적이 없다"며 "재미 삼아 건넨 농담을 이용해 공격하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페어플레이라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조 수석은 악의적 왜곡 보도 언론에 대해 기고 및 인터뷰를 금지하고 있는 정부의 정책홍보기준과 관련해 "참여정부의 홍보수석으로서 정무직 공무원을 보호하기 위해 정부의 정책홍보기준을 권고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그게 지켜지지 않자 실무자들이 경위를 파악했다"고 밝혔다.

그는 "참여정부는 어느 정부보다도 비판에 합리적으로 대응해 왔다"며 "정반합의 원리에서도 알 수 있듯이 진정한 협력은 갈등을 겪은 후에야 온다. 그 갈등이 힘들게 느껴지시더라도 국민 여러분께서 인내해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다음은 조 수석의 글 전문.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페어플레이**

최근 청와대 춘추관에 합류한 한 기자가 장시간 대화 끝에 이런 말을 했습니다.

"TV에서 본 수석님의 모습은 순수해 보였는데 일부 신문에 나타난 모습은 좀 그래요. (ㅎㅎ) 직접 만나 뵈니 부드럽고 좋은 분인 것 같네요."

저는 요즘 '인간 조기숙은 죽었다' 그런 생각을 합니다. 왜곡되고 인격적 죽임을 당했다고 생각합니다. "살면 얼마나 산다고…" 이런 생각을 하던 차에 며칠 전 김병준 정책실장님의 '오해와 억측'이라는 글을 읽는 순간 어쩜 이렇게 나와 똑 같은 심정을 담았는지 왈칵 눈물이 쏟아졌습니다.

저는 나름대로 남을 먼저 배려하는 삶을 살려고 꽤나 노력해왔습니다. 쑥스러운 얘기지만 뒤에서 묵묵히 뒤치다꺼리, 궂은일을 주로 해왔습니다. 저를 잘 아는 사람들이 요즘 만나면 "내가 아는 조기숙과 일부 언론에 나오는 조기숙이 너무 달라 혼란스럽다"고 합니다. 그 혼란스러움의 이면에는 제가 변한 것 아니냐는 은근한 의심이 깔려 있습니다. 그 만큼 언론의 힘은 막강합니다.

***"내가 아는 조기숙과 너무 달라 혼란스럽다"**

국민의 대변자, 중립적 심판관이 꿈이었던 저를 노무현 대통령과 인연을 맺어 준 것은 일부 언론이었습니다. 그 언론에서 잘 나가는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면서 노 대통령에 대한 편파행위를 직접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가슴 속에 남아있던 최소한의 정의감이 발동해 침묵하는 것이 부끄러워 소리를 내다보니 여기까지 오게 된 것입니다. 워낙 남과 싸우는 일이 힘겹고 익숙치 않아 요즘에는 문득 "조금만 비겁했더라면 인생이 훨씬 편안했을텐데…"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제가 노무현대통령 편에 서는 순간부터 일부 언론은 저를 일그러진 모습으로 그리고 있습니다. 저 뿐만이 아니라 언론으로 인해 상처받은 사람들을 보면 정말 언론의 힘이 대단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특히 경기의 규칙을 지키지 않는 일부 언론과의 싸움은 정말로 속수무책입니다. 막강한 권력을 가진 언론이 규칙마저 지키지 않으니 어떤 진실도 제대로 전달되지 않습니다.

20년이 넘도록 "민심이 천심"이라는 일관된 주제로 정치학을 공부해온 저에게 하루아침에 "국민을 모독하고 무시한 몰상식한 사람"이라는 딱지가 붙여졌습니다. 언론이 마음만 먹으면 그 결과는 정말로 가공할만합니다. 단 한 문장으로 한 인간의 인생 전체가 완벽하게 뒤집혀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일부 언론은 지난번에 제가 블로그에 올린 "애국에 관한 단상-워싱턴 출장보고서" 중에서 대통령의 농담부분만 따서 마치 제가 대통령에게 질책을 받은 것처럼 보도를 했습니다. 대통령이 제가 출국하니 나라가 조용하겠다고 농담을 한 것은 저를 질책하려는 의도가 전혀 아닙니다. 대통령은 언론 보도를 문제 삼아 저나 다른 참모들을 한 번도 책망하신 적이 없습니다. 오히려 제가 말꼬리 잡히는 것이 싫어 토론회에 나가지 않겠다고 했을 때에도 그런 것 무서워하면 아무 일도 못한다며 격려해주신 분입니다.

재미 삼아 건넨 농담을 이용해 공격하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페어플레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서부개척 시대 무법천지에서 결투를 할 때에도 뒤에서 총을 쏘는 일은 없었습니다. 자신의 약점을 고백한 사람에게 그 약점을 빌미로 웃음거리를 만드는 것은 비단 저의 경우라서가 아니라 정말 도를 넘어선 것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청와대행을 택한 것이 과연 옳은 결정이었나"**

제 마음이 무거운 이유는 일부 언론이 저에게 적대적일 것을 예상했으면서 청와대행을 택한 것이 과연 옳은 결정이었나 하는 생각 때문입니다. 제가 최선을 다해서 합리적으로 설득하면 일부 언론도 변할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그래서 가능하면 일부 언론과 합리적 긴장을 넘어 갈등관계로 가는 것까지는 피하고 싶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정부와 언론의 공방을 지켜봐야 하는 국민들의 피곤함을 염려해서입니다.

특히 저 개인에 대한 공격은 가능하면 일일이 대응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가지고 이를 지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제가 교수시절 했던 언론비판으로 일부 언론인도 마음의 상처를 받았으리라는 것을 충분히 이해하기 때문입니다. 또 그들도 애국심에 불타 이 길만이 나라를 위하는 길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으리라는 점도 이해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남편의 간곡한 당부 때문이기도 합니다. 청와대행을 끝까지 반대하던 남편이 결국 저를 보내면서 간곡히 부탁했습니다. "남에 대해 비판할 때, 살은 베어도 뼈는 건드리지 말아야 합니다. 원한이 쌓이면 절대로 화해가 불가능하니까…"

부부싸움은 칼로 물 베기라고 하지만 부부 사이에도 이혼할 생각이 아니라면 넘어서는 안 될 선이 있습니다. 미우나 고우나 대한민국 언론인데 국가의 미래를 위해 손을 잡아야 할 대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악감정의 상승을 누군가는 막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온갖 오해와 억측을 받으면서도 완벽한 오보가 아닌 한, 저 개인에 대한 왜곡보도에 대해서는 거의 대응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개인적인 문제는 그렇다 쳐도 정부의 주요 정책에 대한 왜곡은 즉각적으로 대응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무대응으로 일관하면 잘못된 보도는 사실이 돼 버리고 시기를 놓치고 나면 해명도 먹히지 않습니다. 그 결과는 누구 한 사람의 명예실추나 피해에 그치지 않고 우리 모두의 피해로 남습니다. 중요 정책에 대한 잘못된 정보와 이미지는 그 정책과 국정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국가 정책의 추진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정부가 잘못한다고 욕먹고 말일이 아닙니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가와 국민들에게 돌아갑니다.

최근, 의도적으로 왜곡을 일삼는 매체에 대해서는 일반적 취재 협조 이외에 특별한 서비스를 하지 말자는 정책홍보기준이 쟁점이 되었습니다. 오죽하면 이런 기준을 만들었겠습니까. 여기에는 주요 사안을 의도적으로 왜곡하고 비판을 위한 비판을 일삼는 일부 언론에 대해 최소한의 자위권이라도 행사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절박함이 담겨 있습니다.

***잘하라는 비판 아니라, 밉다고 공격하는 것은 반칙**

과거 독재정부는 마음에 안 드는 언론인을 길들이기 위해 신체적 위해를 가하고 구금하고 심지어 장준하 선생 같은 분은 죽임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이제 우리가 완전한 민주주의를 만끽하게 되면서 정반대의 현상에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정부 인사들이 언론으로부터 정신적, 인격적 공격을 당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환경에서 정부 인사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악의적 왜곡을 일삼는 언론과의 접촉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길 밖에 없습니다. 그것이 바로 일반적 취재 협조 이외에 특별한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것입니다.

참여정부의 홍보수석으로서 정무직 공무원을 보호하기 위해 그들에게 정부의 정책홍보기준을 권고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것이 지켜지지 않자 실무자들이 경위를 파악했나 봅니다. 우리도 왜 이 기준이 지켜지지 않는지 실태를 연구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를 통해 어떤 불이익을 준적도 없습니다.

다만 이러한 조사조차도 성가시게 느끼는 정무직에게는 항상 자유로운 선택의 길이 열려 있기에 인권침해라고 볼 근거는 없습니다. 이것을 차관급인 홍보수석이 직급이 높은 장관에게 나가라 마라 했다고 해석하는 언론이 있는데 이런 선동은 제발 그만 두기를 부탁드립니다. 말단 교통순경도 교통위반을 한 대통령에게 범칙금 납부 청구서를 발부할 수 있는 것처럼 홍보수석실이나 국정홍보처에서 정무직 공무원이 정부의 권장 사항을 지키지 않으면 무슨 합당한 이유가 있는지 배경을 파악할 수는 있다고 봅니다.

정부의 정책홍보기준과 관련된 논란을 잠재우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일부 언론이 변하는 것입니다. 참여정부가 일부 언론에게 전하는 단 한 가지 메시지는 정부와 언론이 게임의 규칙을 지키고 건전한 경쟁을 하자는 것입니다. 참여정부는 역대 어느 정부보다도 언론의 비판에 합리적으로 대응해 왔습니다. 올해만도 400여건의 비판을 정책에 즉각적으로 반영해 왔습니다. 다만 사실과 다른 기사, 사실을 왜곡시킨 기사, 의도적인 공격 일변도의 주장 이런 반칙은 하지 말자는 겁니다.

***소모적 갈등 접고 생산적 경쟁 관계로 발전하길**

저는 언제든지 어떤 언론과도 건전하고 생산적인 관계를 가질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최근 제가 블로그에 올린 '워싱턴 출장 보고서'에 올라온 대통령의 댓글에 "소설에서나 볼 수 있는 방법으로 대응하겠다"는 응답은 정색을 하고 문제보도 대응을 하기보다는 허심탄회하게 오해를 풀겠다는 뜻입니다. 그 기자에게 위로와 해명의 이메일을 보냈고 그 기자로부터는 제 지적에 공감한다는 내용의 국제전화를 받고 화기애애하고 건설적인 대화를 나눴습니다.

저는 살아오면서 저를 힘들게 하는 사람 중 많은 사람을 결국에는 설득하는데 성공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인내와 노력, 그리고 갈등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갈등은 상대의 입장에서 문제를 바라보기 위한 필수 과정입니다. 정반합의 원리에서도 알 수 있듯이 진정한 협력은 갈등을 겪은 후에야 옵니다. 그 갈등이 힘들게 느껴지시더라도 국민 여러분께서 인내해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일부 언론이 페어플레이만 하면 정부의 정책홍보기준 중에서 특별 서비스 관련 조항은 무용지물이 될 것입니다. 참여정부는 성공적인 국정 운영을 위해 항상 언론과 협력하기 위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일부 언론의 변화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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